영하 날씨에 밖에서 10시간 줄서 ‘등록전쟁’

조홍섭 2009.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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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통신
개막일 이어 ‘되풀이’…주최쪽 “참아달라”는 말만
선진국 위주 회담 진행에 개도국 한때 협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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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인원의 3배가 넘는 참가자가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몰리면서 ‘등록전쟁’이 벌어졌다. 2천여명의 참가자는 14일(현지 시각) 눈발이 날리는 회의장 앞 길거리에서 최고 10시간까지 서서 등록 차례를 기다려야만 했다.
 
 참가자 태운 비행기가 배출한 CO₂, 에디오피아인 66만명 1년치 양
 
회담 8일째를 맞은 이날 회의장 벨라센터 앞에는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주간을 맞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를 비롯해 언론인, 옵서버 등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등록 차례를 기다렸으나,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오후 5시까지 등록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예정된 행사에 참가하거나 관람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이들은 음식과 물 등을 전혀 제공받지 못했으며, 영하의 날씨에 선 채로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다.
 
노르웨이의 일간지 <베르겐스 티덴데> 사진기자인 호바르트 젤란트는 “네덜란드 환경장관과 앨 고어 미국 전 대통령이 만나는 행사를 취재해야 하는데 놓쳤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참가자는 이미 예고된 일인데도 일요일에도 등록을 받지 않는 등 주최 쪽 대응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현재 등록을 신청한 사람은 4만5천명으로 코펜하겐시가 벨라센터의 화재 규정을 들어 제한한 정원 1만5천명을 3배나 넘어섰다. 그런데도 행사를 주최한 유엔 기후변화협약사무국과 덴마크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개막일에 이어 혼란을 되풀이해 참가자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참가자들은 주최 쪽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참아달라”는 말을 되풀이하자 “유엔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우리를 들여보내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국을 성토하기도 했다. 여섯번째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 참가한다는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런 일이, 더구나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것을 본 일이 없다”고 꼬집었다.
 
역사적인 코펜하겐 총회에는 역대 유엔 기후변화총회 가운데 가장 많은 인파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2만2천명은 비정부기구 관계자이고, 정부 대표는 9천명, 언론인은 3천명이다. 이들 참가자가 비행기를 타고 참가하면서 내보낸 이산화탄소는 에디오피아 사람 66만명이 1년 동안 배출하는 약 4만6200t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일주일에서 남은 건 단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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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 중반을 넘어 고위급과 정상 회담을 남긴 상태에서 개도국들은 이날 한때 회의를 거부하는 등 선진국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아프리카와 77그룹 국가들은 전날 48개국 대표가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한 ‘그린란드 다이알로그’가 지나치게 선진국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가 이날 오후 복귀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어떤 체제를 형성해 온실가스의 감축을 추진할 것인지는 협상의 가장 중요한 쟁점의 하나이다. 선진국은 단일 협약 채택을 주장하는 반면, 개도국은 선진국에게 국제법적 구속력을 지운 교토의정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개도국에게는 각국의 능력에 맞게 자발적인 감축행동을 하도록 하는 기후변화협약 체제를 모두 유지할 것을 원한다.
 
개도국의 이번 반발은 선진국이 교토의정서 체제에 관한 논의에서는 진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개도국의 감축행동이 포함된 기후변화협약 체제를 주로 논의하려는 데서 기인한 것이다.
 
이번 협상은 18일 각국 정상들이 합의한 문안을 채택함으로써 끝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17일 오전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개도국에 대한 재정지원에 관한 실무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김찬우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감축과 관련해서는 선진국이 얼마나 야심적으로 감축행동을 먼저 보여주느냐가 중요하고, 재원 문제에서는 선진국이 얼마나 낼지, 또 최빈국을 제외한 개도국도 기여해야 하는지가 협상 타결로 가는 주요 쟁점”이라고 말했다.
 
코펜하겐/글·사진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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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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