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있는 풍경, 관곡지의 여름

윤순영 2013. 07. 12
조회수 19966 추천수 1

시흥 관곡지, 장맛비 사이로 청초한 연꽃 활짝…담홍색 꽃 특징

왕잠자리, 금개구리, 고추잠자리…연밭은 수많은 생명으로 꿈틀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7월 시흥시 관곡지의 연꽃이 여름이 무르익었음을 알리는 꽃을 피워 올렸다. 관곡지의 연꽃은 다른 연꽃과는 달리 색은 희고, 꽃잎은 뾰족하며 담홍색을 띠는 특징이 있다.

 

lot1.jpg » 관곡지의 연꽃

 

관곡지는 가로 23m, 세로 18.5m의 연못으로, 조선 전기 농학자인 강희맹이 세조 9년 명나라에 다녀와 중국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서 연꽃 씨를 채취해 와 지금의 시흥시 하중동 관곡에 있는 연못에서 재배하여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엔 현재 13㏊의 연꽃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lot2.jpg » 관곡지 전경  

 

이곳은 구릉지형의 낮은 곳에 물이 고여 연꽃을 비롯한 수생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다.첫눈에 청아함과 고결한 모습으로 연꽃의 자태가 들어온다. 

 

lot3.jpg

 

lot4.jpg » 연꽃 향기에 취해 벌이 날아든다. 

 

연꽃이 피는 장소는 진흙과 흙탕물이다. 그러면서도 물에 젖지 않고 흙에 더렵혀지지 않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는 것이 연꽃의 미덕이다.

 

lot5.jpg » 해맑은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백련.

 

해가 떠서 빛을 비추면 만물이 생명력을 얻어 살아 움직이고, 그 빛을 거두면 어둠 속에서 생명이 잠들 듯 연꽃은 밤에는 꽃잎을 오므렸다가 아침마다 새롭게 피어난다. 쇠물닭이 수련 밭에서 우렁이를 잡아 먹고 참새는 연잎 사이로 오간다.

 

lot6.jpg » 수련. 오후가 되면 일찌감치 꽃을 오므리고 잠에 빠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름의 '수'는 물 수(水)가 아니라 잠 수(睡)이다.

 

lot7.jpg » 어리연

 

lot8.jpg » 연밭의 참새는 무슨 일로 바쁠까.  


고추잠자리, 큰밀잠자리, 왕잠자리가 짝을 찾고 짝짓기를 하며 연꽃 밭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늑대거미, 참개구리, 금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들도 보인다. 개구리밥과 물수세미가 연꽃 아래 수면을 덮고 있다.

 

lot9.jpg » 큰밀잠자리  

 

lot10.jpg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왕잠자리가 짝짓기를 하며 알을 낳고 있다.  

 

lot11.jpg » 고추잠자리가 수련꽃 봉오리에 앉아 있다.  

 

수면을 덮고 있는 개구리밥과 물수세미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곳에도 많은 생명들의 숨 쉬고 있다.

 

lot12.jpg » 연잎 위에서 휴식을 하는 금개구리. 한국 고유종으로 등에 난 두 줄의 금줄이 특징이다.  



lot13.jpg » 한때 가장 흔했지만 농약 사용과 함께 급격히 줄어든 참개구리.  

 

lot14.jpg » 쇠물닭

 
일찍 서둘러 핀 연꽃 잎은 떨어져 수면 위를 차지한다. 지는 꽃이 있어 다음 꽃이 피는 법이다. 새 연꽃이 만개하면 그곳은 또다른 생명력으로 꿈틀댈 것이다.

 

lot15.jpg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


http://윤순영자연의벗.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물고기 사냥의 달인, '불새' 호반새물고기 사냥의 달인, '불새' 호반새

    윤순영 | 2017. 08. 18

    메뚜기부터 물고기, 개구리, 쥐, 뱀까지 닥치는 대로 사냥마지막 여름 철새, "쿄로로로~" 독특한 울음…보기는 힘들어시골에서는 호반새를 흔히 불새라 부른다. 몸 전체가 주황색으로 불타는 모습이어서 그렇게 불렀나 보다. 머리가 크고...

  • 개울가 똘똘이 꼬마물떼새와 희귀종 친구 구별법개울가 똘똘이 꼬마물떼새와 희귀종 친구 구별법

    윤순영 | 2017. 07. 11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는 가슴 줄무늬 가늘고 부리 길어꼬마물떼새는 눈에 금테 둘러…모두 호기심 많아 다가오기도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물떼새는 11종이며 소형에서 중형 크기이다. 큰 눈과 짧은 부리, 비교적 긴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비번식기에는 ...

  • 하루 수십번 '이사', 쇠제비갈매기의 자식 사랑하루 수십번 '이사', 쇠제비갈매기의 자식 사랑

    윤순영 | 2017. 06. 14

    새끼 깃털과 비슷한 땅에 오목한 둥지 파고 옮겨 다녀…새끼 보호 위한 수단작은 물고기 많은 개활지에 집단 번식, 알품기부터 기르기까지 부부가 헌신  쇠제비갈매기는 한국·일본·중국·우수리 등지에서 번식하고 필리핀,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

  • 사냥, 탈취, 방어…한강은 흰꼬리수리 사관학교사냥, 탈취, 방어…한강은 흰꼬리수리 사관학교

    윤순영 | 2017. 03. 24

    어린 새끼에게 사냥에 필요한 모든 기술 전수물속에 피한 오리 기다려 협동 사냥 등도 연습눈앞에 보인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자연을 꾸준히 관찰하다 보면 선입견으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흰꼬리수리의 먹이 쟁탈전과 ...

  • 서해안 찾은 저어새, 가마우지 등쌀에 번식지 잃을라서해안 찾은 저어새, 가마우지 등쌀에 번식지 잃을라

    윤순영 | 2017. 03. 13

    서해안이 유일한 번식지인 세계적 멸종위기종, 번식지 부족 심각온순한 성격 탓 김포 유도 번식지 민물가마우지에 빼앗겨, 대책 시급순백색 몸 깃털에 밥주걱을 닮은 큰 부리, 부리가 얼굴까지 폭넓게 연결 되어 마치 검은 가면을 쓴 것 같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