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꿩 같은 도요' 물꿩 우포늪에서 집단 번식

조홍섭 2013. 08. 12
조회수 18527 추천수 1

국립습지센터, 우포늪서 8마리 번식 활동 확인

화사한 깃털과 기다란 꼬리의 아열대 새…20년 전 처음 목격

 

mul5.jpg » 물꿩 한 마리가 우포늪에서 기다란 발가락으로 수초 위를 걸어다니며 올챙이 등 수생동물을 잡아먹고 있다.

 

물 위에 장끼가 앉아있네? 우리나라에서 20년 전 처음 발견된 물꿩을 잘못 보면 이렇게 착각하기 쉽다. 몸집이 꿩만큼 큰데다 목 뒤의 노란 깃털과 흰 깃털, 검은 깃털이 잘 어울린 화사한 모습에 기다란 꼬리가 뻗어있는 모습이 장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새는 인도와 동남아, 대만 등 아열대지방에 주로 사는 도요·물떼새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엔 드물게 관찰돼 길 잃은 새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3년 주남저수지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래 우포늪, 천수만, 제주도, 신안군 압해도 등에서 꾸준히 관찰되고 개체수도 늘어나고 있다.
 

mul2.jpg » 가시연 잎 위에서 수컷 물꿩이 부화한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 물꿩이 올 여름 우포늪에서 4개의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2일 경남 창녕에 위치한 우포늪에 희귀한 여름철새인 물꿩 8마리가 번식활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둥지 4개 가운데 3개에서는 부화에 성공해 어미와 새끼 8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둥지 하나에도 수컷이 알 4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mul1.jpg » 물꿩은 한때 어쩌다 찾아오는 길 잃은 새로 알려졌으나 이제 번식까지 하는 여름철새가 됐다.

 

물꿩은 일처다부제 번식을 하며, 대부분 수컷이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일을 전담한다. 우포늪에서는 대형 수생식물인 가시연 위로 기다란 발가락을 이용해 돌아다니며 곤충과 다양한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고 있다고 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는 밝혔다.
 

물꿩은 2010년 이후 해마다 우포늪에 찾아오고 있으며 2011년 이후 3년 연속 이곳에서 번식에 성공했다고 이 센터는 밝혔다.
 

그러나  물꿩을 관찰하고 촬영하기 위해 지나치게 둥지에 접근하거나 촬영에 방해가 되는 나뭇가지를 훼손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습지센터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지나친 접근을 자제하고 조용히 관찰하는 등 자발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ul6.jpg » 물꿩 번식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를 훼손한 모습.

 

mul7.jpg » 탐조가들의 지나친 접근이 번식기 물꿩에게 스트레스를 줄 우려가 나온다.   

 

물꿩은 도요목 물꿩과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8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 가운데 1종만이 관찰되고 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자기보다 큰 고라니 기습한 검독수리자기보다 큰 고라니 기습한 검독수리

    윤순영 | 2017. 11. 17

    무심하게 지나치듯 하다 되돌아와 습격, 고라니는 앞발들고 역습최고 사냥꾼 검독수리…사슴, 여우, 코요테, 불곰 새끼까지 덮쳐 11월 13일 충남 천수만에서 탐조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검독수리 한 마리가 고라니를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하...

  • 더러운 땅 앉지 않는 큰기러기, 착지 동작도 ‘만점’더러운 땅 앉지 않는 큰기러기, 착지 동작도 ‘만점’

    윤순영 | 2017. 10. 27

    강한 가족애와 부부애로 예부터 친근한 새, 한강하구에 출현해 가을 알려농경지는 아파트와 창고로 바뀌어, 멸종위기종 지정됐다지만 위협은 여전9월 28일 큰기러기가 어김없이 한강하구에 찾아 왔다. 친숙한 겨울철새인 큰기러기가 계절의 변화를 알린...

  • 멸종위기 검은코뿔소의 비극적 종말멸종위기 검은코뿔소의 비극적 종말

    조홍섭 | 2017. 10. 20

    런던자연사박물관 국제 야생동물 사진가 전 대상작불법 침입해 물웅덩이서 밀렵, 가까이서 마지막 사격흉하게 잘려나간 뿔이 아니라면 거대한 코뿔소는 곧 일어서 사바나로 걸어갈 것 같다. 앞발은 꿇고 뒷발은 세운 상태였고 눈은 반쯤 떴다.&nbs...

  • 잠자리 사냥 ‘달인’ 비둘기조롱이의 비행술잠자리 사냥 ‘달인’ 비둘기조롱이의 비행술

    윤순영 | 2017. 10. 18

    인도양 건너 아프리카서 월동 맹금류나그네새로 들러 잠자리 포식 희귀 새지난 9월10일 서너 마리의 비둘기조롱이가 어김없이 한강하구 김포와 파주 평야에 출현했다. 올해도 비둘기조롱이의 긴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나라 중·북부 지역은 비둘...

  • 날개로 감싸 물기 차단, 수컷 물꿩이 알품는 정성날개로 감싸 물기 차단, 수컷 물꿩이 알품는 정성

    윤순영 | 2017. 09. 22

    일처다부제로 수컷 물꿩이 알 품고 보육 도맡아…깃털 빠지고 바랠 정도로 헌신거대한 발가락과 화려한 깃털 지닌 '물에 사는 꿩' 모습, 나그네새에서 철새 정착 창녕 우포늪에는  열대지역에 주로 사는 물꿩이 2010년부터 해마다 찾아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