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꿩 같은 도요' 물꿩 우포늪에서 집단 번식

조홍섭 2013. 08. 12
조회수 18074 추천수 1

국립습지센터, 우포늪서 8마리 번식 활동 확인

화사한 깃털과 기다란 꼬리의 아열대 새…20년 전 처음 목격

 

mul5.jpg » 물꿩 한 마리가 우포늪에서 기다란 발가락으로 수초 위를 걸어다니며 올챙이 등 수생동물을 잡아먹고 있다.

 

물 위에 장끼가 앉아있네? 우리나라에서 20년 전 처음 발견된 물꿩을 잘못 보면 이렇게 착각하기 쉽다. 몸집이 꿩만큼 큰데다 목 뒤의 노란 깃털과 흰 깃털, 검은 깃털이 잘 어울린 화사한 모습에 기다란 꼬리가 뻗어있는 모습이 장끼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새는 인도와 동남아, 대만 등 아열대지방에 주로 사는 도요·물떼새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엔 드물게 관찰돼 길 잃은 새로 여겨졌다. 그러나 1993년 주남저수지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래 우포늪, 천수만, 제주도, 신안군 압해도 등에서 꾸준히 관찰되고 개체수도 늘어나고 있다.
 

mul2.jpg » 가시연 잎 위에서 수컷 물꿩이 부화한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 물꿩이 올 여름 우포늪에서 4개의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2일 경남 창녕에 위치한 우포늪에 희귀한 여름철새인 물꿩 8마리가 번식활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둥지 4개 가운데 3개에서는 부화에 성공해 어미와 새끼 8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둥지 하나에도 수컷이 알 4개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mul1.jpg » 물꿩은 한때 어쩌다 찾아오는 길 잃은 새로 알려졌으나 이제 번식까지 하는 여름철새가 됐다.

 

물꿩은 일처다부제 번식을 하며, 대부분 수컷이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일을 전담한다. 우포늪에서는 대형 수생식물인 가시연 위로 기다란 발가락을 이용해 돌아다니며 곤충과 다양한 무척추동물을 잡아먹고 있다고 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는 밝혔다.
 

물꿩은 2010년 이후 해마다 우포늪에 찾아오고 있으며 2011년 이후 3년 연속 이곳에서 번식에 성공했다고 이 센터는 밝혔다.
 

그러나  물꿩을 관찰하고 촬영하기 위해 지나치게 둥지에 접근하거나 촬영에 방해가 되는 나뭇가지를 훼손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습지센터 관계자는 “방문객들이 지나친 접근을 자제하고 조용히 관찰하는 등 자발적으로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ul6.jpg » 물꿩 번식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를 훼손한 모습.

 

mul7.jpg » 탐조가들의 지나친 접근이 번식기 물꿩에게 스트레스를 줄 우려가 나온다.   

 

물꿩은 도요목 물꿩과에 속하며 세계적으로 8종이 분포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그 가운데 1종만이 관찰되고 있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국립환경과학원 국립습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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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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