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어, 물고기보다 사람에 가깝다

조홍섭 201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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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게놈 연구 결과…대사 관련 유전자, 물고기보다 사람과 유사

다른 변온동물과 달리 근육, 두개골, 내장의 온도가 주변보다 높아

 

M. Scholl, Save Our Seas Foundation.jpg » 바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백상어. 사진=M. 숄, 우리 바다를 지키자 재단

 

연골어류인 상어는 화석기록이 약 4억년 전까지 거슬러 오를 정도로 성공적인 진화를 이룩한 동물이다. 현재  약 500종이 세계 모든 바다와 담수에서 살아가는 상어는 남획 탓에 이런 오랜 진화의 역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처럼 진화적으로 독특하고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데도 상어에 대한 유전체 차원의 연구는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뒤처진 상태이다.
 

백상어(백상아리)는 그런 단적인 예이다. 바다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백상어는 상어 가운데서도 특이한 면이 많은 물고기이다.
 

전 세계 모든 바다에 분포하지만 어디에서도 풍부하지 않은 이 포식자는 다 자라면 6m에 이르며, 먼 거리를 이동할뿐더러 온도가 적당하면 1000m 심해에까지 내려가 사냥한다. 물고기로는 드물게 몸의 일부에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정되는 게놈의 크기도 인간의 2배나 된다.
 

Sharkdiver_com.jpg » 분자 수준의 연구에서 육상 척추동물과 닮은 백상어의 독특한 생물학적 특징이 드러났다. 사진=Sharkdiver.com, 위키미디어 코먼스

 

미국과 일본 연구자들은 백상어를 분자 수준에서 처음 조사한 끝에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 백상어에게서 물고기보다 사람 등 육상포유류에 더 가까운 특징들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이 백상어의 심장 근육에서 얻은 전사체(유전자로 표현된 아르엔에이(RNA) 염기배열)를 유전체 연구가 가장 많이 이뤄진 물고기인 제브라피시와 사람의 전사체와 비교한 논문이 온라인 공개저널 <비엠시 유전체학> 19일치에 실렸다.
 

연구결과 몸의 신진대사와 관련된 전사체는 백상어가 연골어류인데도 경골어류인 제브라피시나 인간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더 놀라운 점은, 분자의 기능과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의 위치 등에서 백상어의 유전자는 물고기보다 인간에 더 가까웠다는 사실이다.
 

연구에 참여한 마흐무드 쉬브지 미국 노바 사우스이스턴 대학  ‘우리의 상어를 지키는 연구 센터’ 소장은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백상어가 물고기보다 인간에 더 가깝게 나타난 이유는 백상어가 찬피동물인 다른 경골어류와 달리 높은 대사율을 보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이 대학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Fallows Gallagher PLoS ONE_ doi_10.1371_journal.pone.0060797.jpg » 고래의 주검을 물어뜯는 백상어의 모습. 사진=팔로우스 캘라거 외, PLoS ONE doi:10.1371/journal.pone.0060797

 

백상어의 두드러진 생물학적 특성 가운데 하나는 내장, 추진에 쓰는 근육, 두개골 등에서 국부적으로 주변 바다보다 따뜻한 체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청상아리 등도 이런 국부 온혈동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가 한 마리의 백상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백상어의 일반적 특성이라고 하기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쉬브지는 “그렇더라도 이번 사전적 연구결과는 백상아리가 다른 전반적 생화학과 대사 측면에서 물고기보다는 포유류와 더 가까울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백상어의 유전자에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보다 삼중으로 중복된 형태의 디엔에이 염기배열이 훨씬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에게서 이런 삼중 중복 염기배열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신경 질환과 관련이 있다.
 

이런 결과로부터 백상어가 신경학적인 유전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원시적 척추동물이 그런 질환에 걸릴 확률이 현재의 척추동물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Richards et al.: Characterization of the heart transcriptome of the white shark (Carcharodon carcharias). BMC Genomics 2013 14:697, doi:10.1186/1471-2164-14-697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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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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