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의 ‘스텔스 사냥’ 비법은 ‘다운’ 깃털에

조홍섭 201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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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깃털 촘촘하게 덮여 공기 소용돌이 억제해, 숲의 상층구조와 비슷

복실복실 털이 난 스텔스 비행기, 선박, 풍력발전기 날개 적용할 신개념 흡음재

 

C. Robiller_ www.naturlichter.jpg » 쥐를 사냥한 올빼미. 완벽한 스텔스 비행을 자랑한다. 사진=C.롤빌러, www.naturlichter.jpg, 위키미디어 코먼스

 

올빼미는 들쥐 같은 작은 동물에게는 저승사자와 같다.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덮쳐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쥐면 짹소리 낼 틈도 없이 죽고 만다.
 

사냥에 나선 올빼미는 날개를 자주 치지도 않지만 무엇보다 소리를 내지 않는 스텔스 비행을 한다. 이 야간 사냥꾼은 캄캄한 밤이어서 시각정보다는 청각 정보에 의존해 먹이를 찾는다. 날 때 내는 소리를 줄이는 것은 먹잇감이 내는 작은 소리를 감지하고 또 상대가 공격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그렇다면 올빼미가 조용한 야간 비행을 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제까지 알려진 것은 올빼미의 골격과 날개의 미세구조가 스텔스 비행에 특화돼 있다는 것이다.
 

올빼미는 날개 뼈는 다른 새보다 많이 휘어져 있어 한 번 날갯짓을 할 때 더 많은 양력을 얻을 수 있다. 날개를 덜 빈번하게 쳐도 되는 것이다.

 

owl2.jpg » 올빼미 날개의 골격 구조. 다른 새보다 심하게 휘어 날개를 덜 자주 쳐도 된다.
 

자세히 보면, 올빼미의 날개 모습도 다른 새들과 차이가 있다. 공기를 헤치는 날개의 앞쪽 끝에는 뻣뻣한 깃털이 빗살 형태를 이루고 있고 날개의 뒤쪽 가장자리는 부드러운 잔 깃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소용돌이 기류가 생기는 것을 억제해 준다. 공기 소용돌이는 소음의 주 원인이다.


Kersti_640px-EulenfederTeil3.jpg » 날개의 가장 바깥에 있는 첫째날개깃의 끄트머리(10번) 깃털의 바깥쪽에는 톱니 구조로 돼 있어 소용돌이를 흐트려 소음을 막아준다. 사진=케르스티, 위키미디어 코먼스

 

Kersti_640px-EulenfederGanz3.jpg » 10번 날개깃만 떼어낸 모양. 공기를 가르는 위쪽은 억센 빗살 구조, 아래는 촘촘하고 부드러운 깃털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케르스티, 위키미디어 코먼스    

 

올빼미가 조용하게 날 수 있는 비결로는 이제까지 위에서 본 날개깃의 미세구조가 주로 알려졌고 날개의 표면을 촘촘하게 덮고 있는 부드러운 다운 깃털의 구실에 대해서는 무언가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을 할 것으로 추정돼 왔을 뿐이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과 영국 과학자가 올빼미 날개 표면을 카펫처럼 덮고있는 부드러운 깃털은 기존의 흡음재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소음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저스틴 저워르스키 미국 르하이 대학 교수 등은 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 분과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올빼미의 다운 깃털로 이뤄진 날개가 기류의 소용돌이를 억제해 소음을 줄여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전에 배포한 연구 초록에서 “다운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강인한 섬유가 모인 것인데 공기 소용돌이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밝혔다.
 

Richard Fisher_547px-Barn_Owl_in_flight_at_Lone_Pine_Koala_Sanctuary.jpg » 올빼미늬 날개 표면의 보드랍고 촘촘한 다운 깃털도 일종의 흡음재 구실을 해 스텔스 비행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리처드 피셔, 위키미디어 코먼스

 

다른 연구진이 올빼미 날개 표면을 정밀 관찰한 결과를 보면, 다운 깃털은 숲과 같은 기하학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 예비 실험에서는 숲의 최상층과 흡사한 다운 깃털의 구조는 거친 표면에서 발생하는 일부 소음을 없애주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워르스키는 “만일 올빼미 다운의 소음 감소 메커니즘이 확립된다면, 기존 흡음처리 말고 표면을 유연한 섬유로 만드는 새로운 설계를 새로운 항공기나 풍력발전기 날개, 잠수함이나 선박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말했다.
 

미래의 신개념 스텔스 전폭기가 시커멓고 매끈한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인 형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기사 수정: 깃털의 미세구조에 대한 사진 설명에 오류가 있어 바로잡았습니다. 2013.11.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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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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