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개미, 여왕 모시고 공처럼 뭉쳐 '뗏목'

조홍섭 2013.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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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마리 불개미가 다리 엮었다 풀었다…철교 같은 탄성과 유체 특성 모두 지녀

아마존 열대우림 원산, 홍수 때 여왕개미 안에 넣고 공이나 뗏목 형성

 

Nathon Mlot.jpg » 물에 떠있는 불개미 뗏목. 물상이 일거나 막대기로 밀어넣어도 흩어지지 않는 탄력과 점성을 보인다. 사진=네이턴 엠롯

 

아마존 열대우림이 고향인 불개미는 높다란 둥지를 짓고 살지만 홍수기에는 걸핏하면 둥지가 물에 잠긴다. 이럴 때 불개미는 여왕개미를 한가운데 놓고 공처럼 뭉쳐 물에 떠 흘러간다. 살아있는 ‘불개미 뗏목’은 떠내려가다 나무나 뭍에 닿으면 공을 풀어 새로운 둥지를 짓는다.
 

불개미의 이런 행동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 집단을 새로운 종류의 물질로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진은 컴퓨터 단층촬영과 초고속카메라를 이용해 살아있는 불개미 뗏목을 자세히 관찰했다. 개미가 처음으로 물질의 변형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리올로지의 연구대상이 된 것이다.
 

그 결과 공처럼 뭉친 불개미 집단은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니면서 두 가지 속성이 모두 있는 매우 독특한 물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로부터 힘을 받으면 불개미 집단은 마치 고무공처럼 그 힘에 맞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탄성을 보였다. 또 불개미 뗏목이 흘러가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마치 끈적끈적한 액체처럼 장애물 주위를 에워싸며 흘러가는 액체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관찰 결과 연구진은 불개미들이 다리와 턱으로 서로 연결하며 외부 힘에 따라 연결구조를 수시로 바꾼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에 참여한 이 대학 데이비드 후 기계공학자 겸 생물학자는 “불개미들의 연결구조는 강철 구조물인 트러스 교와 마찬가지로 외부 힘을 지탱하는 탄성을 지녔다.”라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게다가 이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개미끼리 연결을 이뤘다 풀었다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다시 말해 “불개미 집단은 탄성과 점성을 같은 정도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어떤 물질에서도 볼 수 없는 현상”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자신의 근육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발산할 수 있는 산 개미가 고체와 액체의 속성을 모두 가진 데 비해 죽은 개미는 고체의 속성만 나타냈다.
 

후는 개미가 이런 역동적인 구조 변경을 할 수 있는 이유를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 수천 명이 팔을 맞잡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게다가 이 사람들은 팔이 2개가 아니라 6개이고 각각의 팔에 작은 고리와 접착력이 있는 패드가 달려있지요.” 

 

미국 농무부_농업연구서비스_Fire_ants02.jpg » 남아메리카 불개미. 북미와 아시아 등에 외래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서비스,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스스로 복제하는 로봇이나 길게 늘일 수 있고 충격에 잘 견디는 신소재를 개발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는 최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미국물리학회 유체역학분과에서 발표됐다.

 

아주 공격적이고 독침을 갖고 있는 남아메리카 원산의 이 불개미는 북미와 호주, 카리브해, 동남아 일대에 외래종으로 퍼져 문제가 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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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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