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닭’, 소형차 크기 신종 공룡 발견
미국 다코타서 볏과 부리 달린 새 모양 공룡 화석 발굴
소행성 충돌 직전까지 공룡 번창 주장 뒷받침
» 오비랍토르 종류의 신종 공룡 '지옥에서 온 닭' 상상도. 그림=봅 월터스
이제까지 주로 중국과 몽골 등 아시아에서 발견되던 오비랍토르 종류의 새로운 공룡이 미국에서 발견됐다.
매튜 라마나 미국 카네기 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자 등 미국 연구진은 온라인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 19일치에 실린 논문을 통해 ‘안주 윌리에이’란 학명의 새 공룡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에서 이 공룡 3마리에 해당하는 골격화석을 발견했는데, 연구에 참여한 한스 슈즈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자는 “이 공룡은 공룡 기준으로 보더라도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라고 말했다.
» 미국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지옥에서 온 닭' 골격 모형과 상상도. 사진=카네기 자연사박물관
길이 3.5m, 키 3m인 이 공룡은 아주 키가 크고 뼈가 있는 볏이 돌출해 있으며 거대하지만 이빨이 없는 부리가 달렸다. 이 공룡이 발견된 곳의 지층은 ‘헬 크리크’(지옥을 흐르는 개울이라는 뜻)라고 불리는데, 이런 생김새에 더해 이 공룡에는 ‘지옥에서 온 닭’이란 별명이 붙었다.
소형차 크기의 이 공룡은 팔에 깃털의 흔적이 있는데 이 공룡이 속한 오비랍토르와 마찬가지로 온몸이 깃털로 덮여있었을 것으로 연구자는 보았다. 공룡이 출토된 지층은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 말로서 6500만년 전 소행성 충돌이 일어나 공룡이 멸종하기 200년만년 전부터의 시기에 형성됐다.
이번 발굴은 공룡멸종을 둘러싼 논란에서 소행성 충돌설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공룡은 외계 행성이 지구와 충돌하기 전부터 기후변화 등으로 이미 멸종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에 견줘, 이번 발견은 중생대 마지막까지 공룡이 다양하게 진화하고 번창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신종 공룡 안주 윌리에이의 두개골 구조. 사진=매튜 라마나 외, <플로스 원>
오비랍토르란 이름은 남의 알을 빼앗아 먹는 육식 공룡을 가리킨다. 처음 이 종류의 공룡이 발견되었을 때 이가 없는 부리로 무얼 먹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다른 공룡의 알 무더기와 함께 출토돼 알을 먹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이 알이 같은 오비랍토르의 것으로 밝혀지고, 또 둥지 위에 알을 보호하며 앉아있는 자세의 오비랍토르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이런 주장은 쑥 들어갔다.
이 논문에서는 오비랍토르가 다른 파충류의 알을 먹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로 발견된 공룡의 턱관절의 모양으로 보아 식물과 고기를 잘라내는데 쓰였을 것으로 연구자는 추정했다.
이 공룡의 속명인 ‘안주’는 메소포타미아 전설에 나오는 깃털 달린 괴물을 뜻하고, 종소명인 윌리에이는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의 주요 후원자인 윌리란 사람의 이름에서 따왔다.
현재까지 발견된 공룡은 약 1000종에 이르며, 아직 수천종이 발견되길 기다리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Lamanna MC, Sues H-D, Schachner ER, Lyson TR (2014) A New Large-Bodied Oviraptorosaurian Theropod Dinosaur from the Latest Cretaceous of Western North America. PLoS ONE 9(3): e92022. doi:10.1371/journal.pone.0092022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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