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찾아낸 네이버 백과 오류

권순호 2014. 09. 25
조회수 41903 추천수 0

쇠기러기와 비슷한 흰이마기러기, 정작 개리와 사진 설명 바꿔 달아

숙제 위해 퍼간 학생들 모두 오류 전파, "백과사전이 이래서야"

 

두산백과.jpg »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오리'를 검색하면 두산백과의 이 화면이 나온다. 사진설명이 뒤바뀐 오리가 무얼까.  
 

요즘 인터넷에는 누리꾼이 잘못된 정보나 소문을 퍼트려 놓은 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의 하나인 네이버의 지식백과도 예외가 아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오리”라고 검색하면 두산백과의 다양한 오리과 새가 그림과 이름, 학명까지 꼼꼼하고 친절하게 표기되어 나온다. 그런데 일부 오리과 새한테 잘못된 이름이 적혀 있었다.
 
포털사이트 담당자 혹은 이를 제공한 두산백과 쪽의 실수였는지 몰라도, 인터넷 백과사전도 믿기 힘든 것 아니냔 생각이 들었다.
 
Anser_erythropus.jpg » 흰이마기러기. 눈테가 노랗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walter siegmund_800px-Anser_albifrons_30050.jpg » 쇠기러기. 흰이마기러기와 비슷하지만 눈테가 노랗지 않다. 사진=원터 지그문트, 위키미디어 코먼스

 

오류로 보이는 곳은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사진 2곳이다. 먼저 흰이마기러기를 보자. 흰이마기러기는 또 다른 오리 종류인 쇠기러기와 아주 비슷하다. 몸통 색도 둘 다 밤색이고 흰이마까지 있어서 많이 헷갈린다.
 
그러나 흰이마기러기는 눈 주위에 노란색 테가 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고, 두번째는 그림이나 사진으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크기이다. 흰이마기러기가 쇠기러기보다 작다. 
 
그러므로 이미 답은 나왔다. 쇠기러기 사진엔 옳은 설명이 붙었지만 흰이마기러기라는 이름이 붙은 새는 흰이미기러기가 아니다. 눈테가 노란 새가 희이마기러기인데 정작 그 사진엔 ‘개리’란 설명이 붙어있는 것이다.
 
Anser_cygnoides-Beijing.jpg » 개리. 흰이마기러니가 쇠기러기와는 많이 다르다. 가축 거위의 조상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렇다면 개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가축으로 기르는 거위의 조상으로 알려져 있는 개리는 옆머리와 뒷머리, 머리꼭대기, 뒷 이마, 뒷목은 붉은 갈색이고, 턱밑은 연한 적갈색, 목과 뺨, 옆목은 흰색이다.
 
이러한 특징에 맞는 새는 네이버 백과에 ‘흰이마기러기’라고 표기된 사진이 분명하다. 결국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사진 설명을 뒤바꿔 놓은 것이다.
 
 내가 찾은 오류는 이것이 전부지만, 이러한 오류 때문에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는 댓글을 보면 짐작이 간다. “사진 퍼 갑니다” “숙제 때문에 필요해서요, 사진이랑 글 좀 가져갈게요” 등의 댓글이 보인다. 숙제를 하기 위해 자료를 가져간 어떤 학생은 잘못된 정보로 숙제를 했을 것이다.
 
백과사전은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이 집필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아무도 백과사전의 내용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공유된다. 다른 정보보다 백과사전의 잘못된 정보가 더 문제인 까닭이다.
 

권순호/ 이우중학교 2학년

 

※ 이 기사가 나간 뒤 네이버 백과사전은 흰이마기러기와 개리의 설명을 바로잡았습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최근기사 목록

  • 기린은 왜 목이 길까, 끝나지 않는 논쟁기린은 왜 목이 길까, 끝나지 않는 논쟁

    조홍섭 | 2017. 09. 21

    라마르크 용불용설부터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 공방최근 체온조절설 유력…더우면 해바라기 자세로 보완“기린은 왜 목이 길어?” 아이가 동물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 뒤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일 것이다. ‘목이 길면 다른 동물은 닿지 못하는 나무 ...

  • 황오리도 히말라야 넘는다, 6800m 고공비행 밝혀져황오리도 히말라야 넘는다, 6800m 고공비행 밝혀져

    조홍섭 | 2017. 09. 18

    쇠재두루미, 줄기러기 이어 오리계 고산 비행 챔피언산소 절반 이하, 양력 저하 어떻게 극복했나 수수께끼고산 등반에 최대 장애는 희박한 공기다. 보통 사람이 고산증을 느끼는 해발 4000m에 이르면 공기 속 산소 농도는 해수면의 절반으로 떨어진...

  • 알 바꾸고 내는 뻐꾸기 ‘최후의 웃음’의 비밀알 바꾸고 내는 뻐꾸기 ‘최후의 웃음’의 비밀

    조홍섭 | 2017. 09. 08

    암컷 뻐꾸기 탁란 직후 ‘킥-킥-킥∼’개개비는 포식자인 줄 알고 경계 몰두탁란 성공률 높이는 새로운 속임수 이른 여름 숲을 울리는 ‘뻐꾹∼’ 소리는 사람에게는 평화롭게 들리지만 개개비나 뱁새 등 뻐꾸기에 탁란 기생을 당하는 새에게는...

  • 고래상어 고속도로 발견, 멸종위기종 보전 청신호고래상어 고속도로 발견, 멸종위기종 보전 청신호

    조홍섭 | 2017. 09. 04

    열대 동태평양 난류·한류 만나는 전선대 따라 이동플랑크톤 집중 해역이자 체온 상실 피해…개체 수 파악 가능18m까지 자라는 고래상어는 지구에서 가장 큰 물고기이지만 요각류 같은 플랑크톤과 멸치 등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산다. 이 큰 덩치를 ...

  • 새만금에 홍학 출현, 카자흐스탄서 5천㎞ 날아왔나?새만금에 홍학 출현, 카자흐스탄서 5천㎞ 날아왔나?

    조홍섭 | 2017. 08. 28

    원래 아열대 서식…서울동물원 등서 “도망 개체 없다”중국 베이징 등서도 종종 출현, 어린 개체 길 잃었을 가능성열대나 아열대 지방의 염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홍학이 서해안 새만금 간척지에 나타났다. 사육지에서 탈출한 개체가 아니라면,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