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전기 vs 착한 전기
위험한 원전 늘리고 농민 땅 빼앗는 '나쁜 전기'
지역분산형이고 지속가능한 '착한 전기'
착한 전기는 가능하다
한승수 지음/한티재·8000원
누군가의 눈물과 고통에 얼룩진 전기는 ‘나쁜’ 전기다. 반대로 ‘착한’ 전기는 핵발전과 기후변화의 위험을 피하고 고압송전선으로 애꿎은 농민 땅을 빼앗지 않는다.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인 지은이가 부안 핵폐기장과 밀양 송전탑 문제를 겪으면서 현장에서 깨달은 전력정책의 문제점을 알기 쉽게 간추렸다.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기 위해” 펴낸 “불온한 소책자”이다.
원전 10기 분량의 발전설비가 남아돌면서도 원전과 대규모 석탄발전소를 계속 짓는 나라. 수요가 몰린 수도권에서 먼 바닷가에 초대형 발전소를 몰아 짓느라 초고압 송전망이 자꾸 필요한 나라. 넘쳐나는 전기를 원가 이하로 기업들에 공급해 세계에서 8번째로 전기를 많이 쓰는 나라….
이상한 전력정책 뒤에는 발전소와 송전선 건설로 돈을 버는 대기업과 정책결정자, 전문가, 언론이 마피아처럼 연결돼 있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해법은 독일 등에서 입증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분산형 전력체계이다. 전력계획 수립에 시민이 참여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한해 5000억원이 넘는 정부의 핵발전 연구개발 예산을 재생에너지로 돌리고 송전탑 피해를 강요하는 토지수용 등 악법을 개정해야 한다.
“전기를 쓰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전기를 쓰는 길” 곧 에너지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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