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도 유기농 나름, 유기질 비료가 문제

이은주 2015. 01. 20
조회수 29235 추천수 0

제대로 처리 않은 유기질 비료에 중금속·항생제·병원체 포함될 가능성

덜 숙성된 거름은 식물 뿌리 해쳐, 유기질 비료도 과도하면 환경에 피해

 

org1.jpg » 옥상 텃밭은 도시 삶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이때 안전하고 믿을 만한 퇴비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진=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환경에 안전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농업 및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텃밭에서 유기농산물을 직접 기르거나 아예 귀농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업 또는 유기농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을까. 이 농업의 핵심 요소인 유기질 비료 문제를 생각해 보자.

 

자연계에는 92종의 원소가 있으며 이중 82종은 인체에도 존재한다고 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원소는 농산물을 통해 섭취해야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원소를 농산물이 갖추려면 땅속에 이런 원소를 가진 좋은 유기물을 계속 보충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벼농사 추수 후 볏짚을 수거해 가축에게 먹이고 그 배설물을 발효시켜 논으로 다시 돌려주어야 땅도 유지되고 각종 원소도 보충이 된다. 하지만 화학비료는 이러한 순환 고리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미네랄 불균형이 생기는 것이다.

 

미국 상원 문서 264호를 보면, 미 국민의 99%가 미네랄(무기물) 부족 상태라고 한다. <일본신생신문> 2011년 11월 보도를 보니 1950년도의 시금치 철분 성분이 13㎎이었는데 2005년에는 2㎎으로 줄었고 당근과 양배추도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땅에 각종 미네랄이 고갈되어 있고 생산되는 농산물도 미네랄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좋은 농산물은 좋은 땅에서 나온다. 따라서 어떤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느냐가 땅심 살리기, 병충해 예방, 생리활성물질 및 미네랄이 풍부한 농산물 생산과 직결된다. 좋은 유기질 비료가 질 높은 농산물을 키운다.

 

org5.jpg »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 재배의 즐거움뿐 아니라 풍부한 미네량을 제공한다. 사진=강명구

 

화학비료(요소비료, 복합비료 등)와 유기질 비료(퇴비, 거름 등)의 차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유기질 비료가 더 안전하고 어쩐지 몸에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두 비료는 어떤 차이가 있고. 유기농산물이란 어떤 것일까?

 

일반적으로 화학농약을 쓰지 않은 농산물, 소, 돼지, 닭 등의 가축의 분뇨를 발효시켜 만든 유기질 비료로 키운 농산물, 양액 재배보다는 토양에서 키운 농산물, 기계보다는 가능한 한 사람 손으로 가꾼 농산물을 유기농산물이라고 부른다.

 

또 이런 유기농산물을 키우는 유기질 비료는 쌀겨, 깻묵, 가축의 분뇨 등 자연에 있는 유기질 재료를 원료로 만든 비료이다. 비료 효과는 화학비료처럼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땅속에서 서서히 분해되면서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고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유기재배라고 한다.

 

org3.jpg » 도시농업박람회에서 채소 모종과 유기질 비료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화학비료는 요소비료, 복합비료처럼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며 영양분 농도가 높아 효과가 바로 나타나는 점이 유기질 비료와 다르다. 화학비료로 인한 환경과 건강상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유기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유기농산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특히 유기농산물을 키우는 유기질 비료가 유기농산물의 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기질 비료가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부 유기질 비료 만들 때 사용되는 유기물 원재료에 대한 중금속, 유기화학물질 및 병원균에 대한 우려이다. 특히 유기물 자원을 재활용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유해 중금속이다.

 

2013년 전북농업기술원의 보고를 보면, 현재 유통 중인 일부 퇴비에서 카드뮴과 납 등의 농도가 공정규격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또한 암모니아 가스를 발생시키고 작물생육에 피해를 주는 부숙도 규격의 불합격률은 10% 정도로 부산물 비료 및 원료에 대한 안전성의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가축을 키울 때 항생제를 투여하므로 축산 분뇨에도 항생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섭취하는 항생제의 양은 질병치료를 위해 투입되는 항생제 양에 비하면 미미하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비료에 섞여 든 항생제가 빗물 등에 씻겨 하천 등 수생태계로 방류되는 문제는 여전하다.

 

셋째, 유기질 비료의 원료인 축산분뇨 등이 세균 등에 오염되어 있고 이를 충분히 부숙시키지 않아 유기질 비료가 전염병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해마다 발생하여 농가경제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의 원인균이 충분히 부숙되지 않은 퇴비 등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org2.jpg » 농촌에 대량 보급되는 유기질 비료.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김봉규 기자 bog@hani.co.kr

 

이런 이유 때문에 유기질 비료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을 수 없다. 물론, 화학비료에 견줘 유기질 비료가 갖고 있는 순환성과 안전성이 워낙 높아 환경이나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21세기 농업이 반드시 갖추어야할 덕목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기질 비료에 대한 국가의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안전하게 유기질 비료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유기자원 재순환이라는 명목 아래 잘 관리되지 않은 음식물 쓰레기나 유기 폐기물 등 유기자원을 활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 중금속, 유기화학물질, 병원균뿐 아니라 항생제와 호르몬 같은 성분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즉, 유기 폐기물(부산물) 안전성에 대한 기준과 제거, 처리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유기질 비료 중 가축 분뇨는 질소 성분이 많아 식물성 퇴비보다 자주 쓰인다. 가축 분뇨도 오랜 시간을 두고 잘 발효, 숙성시키면 큰 피해가 없으나 지금처럼 몇 주,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거름을 만들어 밭에 뿌리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제대로 숙성되지 않은 거름은 해충을 불러 모으고 간혹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도 하며 가스가 발생해 작물의 뿌리에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충분히 잘 발효·숙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org4.jpg »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주부가 채소와 과일 찌꺼기 등을 지렁이에 먹여 얻은 퇴비로 배추 등 채소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기르고 있다. 사진=한겨레 사진 디비

 

셋째, 비료의 질소 성분은 화학비료이거나 유기질 비료이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유기질 비료의 질소 성분은 땅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 초산성 질소가 된다.

 

과도한 초산성 질소는 몸속에서 아초산으로 되고 동물성 단백질 아민과 반응하면 니트로소아민이 되어 발암 가능성 물질이 된다. 따라서 꼭 필요한 만큼 좋은 재료를 써서 제대로 만든 유기질 비료를 쳐야 한다.

 

유기질 비료가 화학비료로 비해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고 유기자원의 재순환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환경과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대로 된 유기질 비료를 만들기 위해 재료 선택에서부터 제조 과정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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