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말고 이런 것도, 죽음을 호흡한다

장영기 2015. 02. 05
조회수 33071 추천수 0

직화구이 때 미세먼지와 발암물질 코로 흡입, 요리할 때 배기 팬 꼭 틀어야

쓰레기 노천 소각은 유해물질 나눠 마시기, 흡연 한다면 모든 조심도 헛수고

 

04524863_R_0.jpg » 입맛 당기는 직화 구이. 그러나 유해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생기는 조리법이어서 환기에 신경 써야 한다. 사진=김명진 기자  

 
흔히 대기오염을 이야기할 때 대형 공장과 높은 굴뚝 사진을 먼저 떠올리거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을 때 며칠 동안의 뿌연 도시장면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높은 대기오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생각지 못한 건강 피해를 입고 수명도 단축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우리 생활 주변에서 대기오염으로 수명을 단축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하여 보겠습니다.
 
디젤 매연 마시기

00883675_R_0.JPG » 디젤 자동차의 매연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사진=김태형 기자 


디젤 배기가스는 2012년 여름 세계보건기구(WHO)에 딸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우리 인체에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고 공식 발표한 발암물질입니다.1) 
 
디젤 엔진의 주요 오염물질인 디젤 미립자물질(particulate matter, PM,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은 화물차, 버스, 레저용(RV) 승용차뿐만 아니라 건설 기계와 같이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자동차와 여러 대형 장비에서 배출됩니다.2)
 
따라서 디젤엔진이 많이 사용되는 지역의 디젤 미립자물질 농도는 높을 수밖에 없으며 교통량이 많은 도로변 지역, 교통 정체가 심각한 도심지역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 정체가 심한 터널 안에서 차창을 열어 놓거나 도로상에서 노후 대형 화물차 뒤를 따라다니시면 더 많이 마실 수도 있습니다.
 
디젤 미립자물질에 의한 인체 위해성에 대한 최근 연구 중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위해성 연구결과(MATES III)를 살펴보면, 엘에이 지역 유해대기오염물질에 의한 발암가능성이 100만명당 약 12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암 가능성이 100만명당 10명 이상이면 개선대책이 필요한 수준으로 평가하므로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위해도에 원인이 되는 유해물질별 기여 정도를 분석한 결과 디젤 미립자물질이 암 발생 위해성에 기여한 정도가 83.6%, 벤젠에 의한 기여도가 4.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3)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요. 아쉽지만 우리는 아직 이러한 대기 위해성 평가를 제대로 실시할 준비자료와 조사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다만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디젤 자동차의 비중도 더 크므로 엘에이보다 디젤 매연을 쉽게 많이 흡입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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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1) 우리나라의 배출원별 디젤 미립자물질(PM) 배출현황(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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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2)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대기위해성 연구에 의한 오염물질 별 발암 위해성 기여도
 
직화 구이 즐기기

01454342_P_0.jpg » 고기의 기름기가 불에 떨어져 연소할 때 다량의 유해물질 생긴다.

 
퇴근 후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는 고기구이와 소주 한잔은 스트레스를 푸는데 최고라고 하지요. 텔레비전에서는 맛집을 추천하며 장작구이나 연탄구이를 소개하며 직화로 지글지글 굽는 고기구이를 많이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러한 식당에서는 스트레스와 함께 수명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고기를 즐기실 때 수육보다는 고기구이, 철판구이보다는 직화 구이를 즐기시면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마실 수 있습니다.
 
고기 종류별 구이방식에 따라 배출되는 미세먼지량을 우리나라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표1>과 같이 철판구이보다는 직화 구이가 미세먼지 배출이 많습니다.4)
 
특히, 삼겹살을 숯불구이 방식으로 조리하면 다환방향성탄화수소(PAH)의 배출농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습니다.5)  이 물질은 대표적인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를 숯불 직화 구이로 즐기시면 많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마실 수 있습니다.
 
<표1> 고기 종류별 구이 방식에 따른 미세먼지(PM10) 배출계수(g-PM10/kg-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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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박성규 외, 생물성 연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계수 개발에 관한 연구: 고기구이를 중심으로, 한국대기환경학회지 27권 4호, 2011. 
 
직화에 의하여 고기 표면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들은 고기와 함께 입을 통하여 우리 체내로 들어오게 됩니다. 또 고기가 구워지면서 불 위로 떨어지는 기름은 불에 타면서 일부 위해물질로 변화되어 식당 대기 중으로 퍼져 우리 호흡기를 통하여 체내로 들어오게 됩니다. 
 
숯불, 연탄과 같은 직화를 이용하는 형태의 식당에서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는 배기장치가 부실하거나 식당 전체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경우 유해 대기오염물질 마시는 양은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환기와 배기가 잘 안 되는 직화 구이 식당에서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고기를 태우면서 식사를 하면 건강 수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만일 거기에 담배까지 곁들이시면 수명 단축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집안에서 조리 시 배기 팬 틀지 않기

 

at6.jpg » 현대식 부엌에 설치된 배기 장치.

 
일반 가정 부엌에서 가스 오븐을 사용하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연기와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 한 배기 팬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배기 팬에서 소음이 많이 나고 가정용 도시가스가 청정연료라는 광고를 많이 보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연료는 연소 시 대기오염을 발생시키므로 사실상 청정한 연료는 없습니다.
 
요즘에는 건물의 밀폐도가 높아졌고 일반 가정에는 사무실과 달리 별도의 환기 장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창문을 모두 닫고 생활하는 겨울에 배기 팬을 통하여 부엌 오븐의 연소공기를 실외로 배출시키지 않으면 부엌뿐만 아니라 거실에 있는 다른 식구도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또한 배기 팬 소리는 요란해도 부엌 후드에 설치되어 있는 필터나 배기관에 문제가 있어 실제 배기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배기 팬을 틀어놓아도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마시게 됩니다.
 
부엌에서 조리할 때 배기 팬을 사용하지 않고 요리하면 식구들에게는 맛있는 요리와 함께 더러운 대기오염물질도 함께 먹이는 셈입니다. 실외 대기질이 나빠질 때에는 정부에서 대기오염 주의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에게 알려 줍니다. 그러나 가정에서 실내 대기질이 나빠질 때에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배기관 없는 난로(가스, 석유) 사용하기

at8.jpg » 밀폐된 공간에서 난로는 무서운 대기오염원으로 돌변한다. 사진=한겨레 사진 디비

 
전에는 일산화탄소 중독을 연탄가스 중독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대부분 연탄 사용으로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산화탄소는 연탄뿐만 아니라 대부분 연료가 불완전 연소하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연료는 100% 완전 연소가 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도시가스, 석유(등유)를 사용하는 난로에서도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이에 더하여 질소산화물과 같은 다른 오염물질도 발생합니다. 이때 배기관이 없는 난방기구를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실내에서 사용하게 되면 실내는 오래지 않아 가스실이 되고 실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심한 대기오염에 노출되게 됩니다.
 
특히 지하실이나 텐트와 같이 환기가 잘 안 되는 좁은 실내에서 이동식 난로나 버너를 사용하면 일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하게 높아져서 수명을 그날로 단축하게 하기도 합니다.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는 좁은 실내주차장이나 차고에 주차되어 있는 자동차 안에서 히터나 에어컨을 사용하기 위하여 시동을 켠 채 잠들었다가 영원히 못 깨어나는 수가 있습니다.
 
쓰레기 노천 소각

at7.jpg » 쓰레기 노천 소각은 그 자체로 불법이지만 플라스틱이 든 쓰레기를 흐린날 태우면 최악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쓰레기의 노천 소각은 도시지역이나 농촌지역 모두 불법입니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농촌지역에서는 농업 잔재물이나 쓰레기를 불법적으로 소각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의 노천소각은 연소효율이 낮고 연소온도가 낮아서 같은 양을 소각장에서 태우는 것보다 수백배 많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킵니다. 특히 태우는 쓰레기에 폐비닐, 폐플라스틱, 폐가구 등이 포함되어 있다면 유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더 많아 집니다.
 
그런데 쓰레기의 처리비용을 아끼려고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몰래 태우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야간에는 주간보다 대기가 안정해 잘 섞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야간에 몰래 노천소각을 한다면 당신은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주간보다 많은 유해 대기오염물질을 충분히 나누어 마시게 될 것입니다.
 
담배 피우기

at5_Challiyil Eswaramangalath Vipin.jpg » 담배연기는 매우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과거에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 담배를 끊었지만 이제는 의지가 강한 사람만이 담배를 피울 수 있다고 합니다. 담배에서 발생하는 유해 독성물질은 분석기술의 증가와 함께 추가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담배의 위해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앞의 다섯 가지 대기오염으로 인한 수명 줄이기를 피하였다고 하더라도 담배를 피우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같은 대기오염에 노출되더라도 흡연을 하면 그 피해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됩니다. 따라서 만일 앞의 다섯 가지 수명 줄이기에 더하여 아직 담배를 피우고 계시다면 당신은 수명 줄이기에 확실히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영기/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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