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최대 1.8m 야생 도롱뇽 미식에 사라지나

조홍섭 2015. 03. 17
조회수 36249 추천수 0

㎏당 100달러 고급요리 재료 수요 폭증, 수백만 마리 양식

번식할 성체 야생서 포획, 전염병 확산, 유전자 오염 등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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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시대인 쥐라기에는 거대한 도롱뇽이 살았다. 그 모습은 1억 7000만년 전 화석으로 남아 있다.
 
이 거대 도롱뇽의 후손이 3종 살아 있다. ‘장수도롱뇽’이란 이름을 지닌 이들은 각각 중국과 일본, 캘리포니아에 산다. 이름에 걸맞게 일본 것은 길이가 140㎝에 이르고 캘리포니아 것은 30㎝ 정도로 이보다 작지만 다른 도롱뇽에 비하면 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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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장수도롱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양서류이다. 성체는 보통 무게 25~30㎏에 길이 115㎝로 자라는데, 가장 큰 개체의 기록은 50㎏에 180㎝다.
 
이 살아있는 화석은 맑은 물이 흐르는 바위 계곡이나 호수의 바위틈에 숨어 있다가 밤중에 개구리, 가재, 물고기 등을 사냥한다. 큰 머리, 작은 눈, 칙칙하고 주름진 피부를 지닌 이 선사시대 동물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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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이후 개체수의 80%가 사라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위급종’으로 분류했다. 런던동물학회(JSL)가 진화적으로 특이하고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핵심 종을 보전하기 위해 2010년 시작한 ‘엣지’(EDGE)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10종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다른 많은 종처럼 남획과 서식지 파괴, 오염이 감소의 주 원인이다.
 
특히 이 도롱뇽은 남획이 큰 문제다. 한약재와 드물게 값비싼 별미를 위한 요리 재료로 쓰였다. 그러나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 도롱뇽은 ㎏당 1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린다.

 

sal3_Ben Tapley_ZSL.jpg » 요리용 재료 용도로 양식장에서 기르고 있는 중국장수도롱뇽. 사진=Ben Tapley(런던동물학회)

 
사실, 중국장수도롱뇽의 개체수 자체는 늘고 있다. 농가의 양식장에서 수백만 마리를 기르고 있고, 상당수를 야생에 방사하고 있다. 그런데 번창하는 도롱뇽 양식이 오히려 이 희귀동물에 치명타를 가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런던동물학회와 중국 산시성 사범대학 연구진이 장수도롱뇽 양식장 43곳에 대한 현지조사와 관련 인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가 과학저널 <오릭스> 최근호에 실렸다.
 
이 도롱뇽은 중국 중부, 남서부, 남부에 꽤 널리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서식지는 심하게 조각나 있다. 게다가 핵심 서식지인 친링산맥 주변에 양식장이 몰려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sala7.jpg » 중국 산시성 친린산맥.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장수도롱뇽의 주요 서식지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산시성에 등록된 중국장수도롱뇽 양식장의 수는 124곳에 이른다. 미등록 양식장도 적지 않다. 연구진이 등록된 양식장 43곳을 조사한 결과 기르는 도롱뇽의 수는 농장당 평균 8354마리였다. 38곳에서는 번식할 수 있는 성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사육 농장을 등록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이었다. 농장은 급속도로 늘었다. 2011년 산시성의 조사에서 사육 도롱뇽의 전체 개체수는 260만 마리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1만 5000개체는 번식 개체였다.
 
문제는 번식을 할 수 있는 성체는 거의 모두 자연에서 포획한다는 사실이다. 법정보호종이지만 불법 포획이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다. 맑은 계곡에 사는 도롱뇽을 좁은 사육장에서 많이 기르다 보니 자체 번식이 불가능한 결과이다.

 

sa;4_J. Patrick Fischer _1280px-2009_Andrias_davidianus.jpg » 수족관의 중국장수도롱뇽. 자연상태와 다른 양식장 환경에서는 번식을 하지 않아 야생 개체 포획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J. Patrick Fischer, 위키미디어 코먼스
 
2009년 산시성에서 이 대형 도롱뇽 생산량은 500t이었다. 이 지역 가구의 60%가 양식에 참여하고 있다.
 
도롱뇽 양식은 약초와 버섯 재배와 함께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어서 지방 정부가 적극 육성한다. 일부 공무원은 개인적으로 도롱뇽 양식사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도롱뇽 산업을 키우는 지방정부는 이 세계적 희귀동물의 보존 임무도 맡고 있다.
 
처음부터 주민들이 도롱뇽 양식을 했던 건 아니었다. 애초 먹는 것 자체도 낯설었다고 주민들은 증언한다.
 
야생 중국장수도롱뇽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친링산맥에 꽤 많았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주민들은 이 동물을 더럽고, 잡으면 아기 울음소리를 내기 때문에 접촉을 꺼렸다고 한다. 만지면 액운이 온다고도 믿었다.
 
물론 주민들은 이 동물이 세계적인 보호종인 것은 몰랐다. 단지 잡을 때 아기 울음소리를 내는 물고기의 일종으로 알았을 뿐이다.
 
1978년 개혁개방과 함께 주민의 이주가 자유로워지자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 남부의 장수도롱뇽을 먹는 전통이 있는 주민이 들어온 것이다.
 
이주민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장수도롱뇽을 쓸어모아 남부 지역에 팔아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이를 본 토박이들도 도롱뇽잡이에 나섰고, 맛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 주민들은 하루에 한 사람이 30~70㎏의 중국장수도롱뇽을 잡았다고 한다.
 
도롱뇽 양식은 지역주민의 소득과 희귀종 보존을 모두 달성하기 위한 해결책이라고 당국은 보았다. 이를 위해 양식한 도롱뇽의 일정 비율을 야생에 방사하도록 의무화했다.

 

farm.jpg » 중국장수도롱뇽 양식장을 조사하고 있는 연구진. 사진=커닝햄 외, <오릭스>
 
그러나 이런 조처가 도롱뇽 야생 개체수의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처벌이 약해 야생 개체의 포획이 계속되고 있을뿐더러, 서식지별 유전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고 방사하는 것이 결국 유전적 독특함을 없애는 ‘유전자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선발한 개체는 빨리 자라는 형질을 지닐 수 있는데 이를 야생에 풀어놓았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방사하는 곳에 자연 개체가 아직 존재하는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또 방사한 도롱뇽에 대한 사후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밀한 사육조건에서 바이러스 등 감염이 늘어나는데, 처리를 하지 않은 폐수 방류를 통해 이 질병이 야생으로 퍼져나갈 우려도 크다. 연구진은 조사한 43개 양식장 모두가 폐수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사무엘 터베이 런던동물학회 박사는 “사육한 도롱뇽과 야생 개체를 완전히 격리하고 야생개체를 포획하는 관행이 멈추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야생 개체를 잡을 필요가 없게 사육 방법을 개선해야만 야생과 사육 개체의 질병 위험을 줄이고 야생 개체의 유전자 오염을 막을 수 있다”라고 이 학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Shaanxi_in_China.jpg » 중국 산시성 위치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unningham et al. (2015) Development of the Chinese giant salamander Andrias davidianus farming industry in Shaanxi Province, China: conservation threats and opportunities, Oryx, DOI: http://dx.doi.org/10.1017/S0030605314000830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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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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