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멸종위기종] 가는 부리 독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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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부리 독수리는 최근 항생제 남용 등의 이유로 급격히 감소해 멸종위기에 놓인 맹금류이다.
이 독수리는 인도, 방글라데시, 동남아 일부에 널리 분포했는데, 최근 개체군이 거의 붕괴했다. 1990년대 말 죽어있거나 죽어가는 독수리들이 이들 지역에서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5년간의 집중적인 연구 끝에 그 원인이 가축의 항생제로 쓰인 디클로페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항생제는 1994년께부터 병든 가축에 쓰이기 시작했는데, 죽은 가축을 먹은 독수리의 신장 이상을 초래했다.
인도와 네팔에서는 1990년대 중반 가는 부리 독수리의 99%가 사라졌다. 2000~2007년 사이 독수리 무리의 감소율은 연간 16%를 웃돌았다. 항생제의 영향은 아마도 번식률의 감소로 이어져, 인도 아샘 지방에서 이 독수리 둥지 14개 가운데 4개에서만 부화가 이뤄진 기록이 있다.
이 항생제는 현재 제조와 수입이 금지돼 있고 대체품도 나와있지만 이미 팔려나간 재고품은 아직도 존재한다.
이 독수리를 인공증식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생태관광지인 ‘독수리 레스토랑’은 이 독수리에 대한 인식을 늘리고 먹이를 보충하는 구실을 한다.
이 독수리 집단의 회복은 사람에게 건강위협이 되는 병든 동물의 사체를 제거해 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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