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발원 내몽골 기후변화, 방목 이어 들쥐까지

이은주 2015. 0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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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직접 영향 내몽골 후룬베이얼 사막화 급속 진전 확인

기온상승과 건조화, 과도한 방목, 들쥐와 마못 번창이 사막화 불러

 

04839930_R_0.JPG » 최근 갈수록 심해지는 황사는 내몽골의 급속한 사막화와 관련이 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내몽골 쿠부치 사막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올해는 2월부터 지독한 황사 때문에 모처럼 주말에 봄나들이도 못하고 집안에서 보내야 했다. 23일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044㎍/㎥까지 치솟아, 황사의 계기 관측을 시작한 200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겨울철에 이런 수준의 황사가 발생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봄이 오기도 전에 이런 대형 황사가 온 것 자체가 기상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황사 발원지인 중국에서도 황사의 발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서울에서 황사 발생 일수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를 아래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사.jpg
 
매년 오는 황사이니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근에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심해지는 황사는 인간 활동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낳은 것이어서 우리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의 고향은 중국과 몽골의 경계에 걸쳐 있는 드넓은 건조지역과 그 주변의 반건조지역이다. 1990년대 전까지는 황하 상류와 중류지역에서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 이보다 훨씬 동쪽인 내몽골 지역에서도 발생하여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05250405_R_0.jpg » 2월22일 강력한 황사의 영향으로 서울 하늘이 부옇게 흐려 있다. 사진=이종근 기자
 
황사 발원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안개처럼 뿌연 먼지가 아니라 무시무시한 바람과 함께 나타나는 모래폭풍(沙塵暴)이다. 이 모래폭풍이 갑자기 나타나면 1㎞ 밖이 안 보인다.
 
시정이 10㎞ 이내인 먼지현상은 ‘양사(揚沙)’라 부른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볼 수 있는 황사현상은 중국에서 ‘부진(浮塵)’이라 부른다. 중국 북경에서는 이런 모래 폭풍이 최근 50년간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2000년부터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황사는 기원이 지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매우 오래된 현상이다. 뢰스(loess)는 바람에 의해 침적한 모래와 진흙이 섞인 점토를 말하는데, 현재 전세계 지표면의 10% 정도가 뢰스지대를 이룬다.
 
그 중 가장 두텁고 넓은 지역이 중국의 텐겔, 올도스 사막의 동남쪽 황토고원으로 오늘날 황사가 발원되는 지역과 일치하고 있다. 뢰스는 신생대 제4기(약 18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바람에 의한 토양의 이동과 퇴적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Till Niermann_Loess_landscape_china.jpg » 중국 산시성의 황토고원지대. 사진=Till Niermann, 위키미디어 코먼스

 
황사 발원지의 면적은 사막이 48만㎢, 황토고원 30만㎢에 인근 모래땅까지 합하면 한반도 면적의 약 4배나 된다. 이 황사발원지는 가깝게는 만주지역(거리 약 1000㎞)에서부터 멀리는 타클라마칸 사막(거리 약 5000㎞)까지 분포한다.
 
따라서 어디서 발원한 황사인지에 따라 이동시간이 달라지고, 또 상층 바람의 속도에 따라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중국 황토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우리나라까지 오는데 2~4일 걸리며 고도는 1~4㎞이다.
 

황사22.jpg  


황사는 ①강풍이 불 것, ②건조한 흙먼지가 많을 것, ③대기가 불안정하도록 햇빛이 강하게 비칠 것 등의 조건이 갖춰질 때 많이 생긴다. 이에 더해 인간 활동에 의한 식생 감소와 염소, 양 같은 가축의 지나친 방목에 의한 토양의 과잉 답압현상과 식물 감소에 의해 심해지고 있다.
 
황사 발원지도 한때는 풀이 자라는 초원이었지만 인간의 활동 증가로 점차 반사막화를 걸쳐 사막화되어 가고 있다. 인간의 경제 활동이 생태계 파괴를 불러 자연재해가 더 심해진 경우라 하겠다.

800px-China_Inner_Mongolia_Hulunbuir_svg.jpg » 중국 내몽골(주황색)과 후룬베이얼(붉은색) 위치도. 그림=위키미디어 코먼스

 
실제 황사가 발생하는 현지의 상황은 어떨까. 한·중·일 3국의 공동조사차 방문한 적이 있는 내몽골 최북단이자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후룬베이얼 지역의 상황을 소개한다.
 
후룬베이얼 초원은 점점 빨리 사막이 되어가고 있었다. 기후가 온난화하면서 수분 증발량이 늘어난 것이 첫째 원인이다.
 
1950년 이후 30년 동안 기온은 평균 1.1℃ 상승했으며 연평균 강수량은 54㎜ 감소했다. 이 지역의 토질 구조가 느슨한 중사와 세사로 이루어진 사토층이 넓게 분포하고 있는 것도 작용했다. 모래가 풍부한 토양 조건에서 식생이 사라지면 쉽게 모래바람이 일어난다.

 

Planet Labs inc._Ningxia.jpg » 중국 북서부 황토고원 지대에 있는 닝샤 자치구의 농경지가 사막화되고 있는 모습. 사진=Planet Labs inc, 위키미디어 코먼스
 
마지막으로 큰 야생동물 같은 천적이 없어진 초원 지역에 들쥐들이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고 토양에 구멍을 만들어 초원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들쥐에 의한 피해가 100만㏊에 이르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가 방문한 내몽골 초원에서도 조금만 유의해서 보면 구멍을 파거나 먹이를 먹는 마못(marmot)과 들쥐를 볼 수 있었는데, 먹이원이 되는 콩과와 벼과 식물이 자라는 곳에 많았다. 내몽골에서 들쥐의 증가는 천적이 없어져 초원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진 것이 원인이다.

 

Stéphane Magnenat.jpg » 내몽골에 서식하는 마못. 사진=Stéphane Magnenat, 위키미디어 코먼스

 

들쥐.jpg »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급증하고 있는 내몽골의 들쥐. 사진=이은주 교수  

 
인위적 요인으로 지난 100년 동안 후룬베이얼 지역의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과도한 방목과 개간으로 초원이 크게 훼손되었다. 특히 1978년의 경제개혁 이후 가축의 수가 폭증하였으며 미국과 비교하였을 때, 단위면적당 양과 염소의 수가 30배 이상에 이른다.
 
과도한 방목으로 가축은 자연 재생능력을 넘어서는 양의 식물을 먹어치우고, 발굽으로 인한 토지 답압으로 더 이상 초지가 재생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또한 농업용수가 부족한 건조 지역에 관개 시설을 설치하여 무분별하게 수자원을 고갈시킴으로 토양 건조와 염류화를 초래하였다.
 
가축이 접근할 수 없게 울타리를 친 곳에선 5년 정도면 식생이 회복되는 것을 볼 때 과도한 방목이 사막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원래 초원지대였던 내몽골 후룬베이얼 지역의 풀밭은 강수량 감소와 과도한 방목, 개간, 수자원 이용 등으로 기존에 자라던 식물이 감소하고 모래땅이 드러나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식생 보호 정책으로 모래땅의 증가 추세는 일단 멈췄지만 아직 초기 회복 단계에 있으며 안정화되려면 더욱 세심한 노력이 요구된다.
 
현재 진행 중인 중국 정부의 울타리 설치와 방목 금지, 자생종 식물을 파종하거나 나무심기 등과 같은 모래땅 복원 노력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아울러 황사 피해가 일상화된 우리나라도 이런 사막화를 억제하려는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이은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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