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멸종위기종] 프리게이트 섬 자이언트 거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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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저릿과 딱정벌레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큰 이 곤충은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있는 세이셸의 작은 섬 프리게이트섬에만 산다. 길이 25~30㎜인 이 곤충은 날개가 없고 몸이 무거워 거의 이동을 하지 않은 채 낮 동안엔 나무 위 갈라진 틈에 숨어있다가 밤에 먹이를 찾아 나선다. 가장 멀리 이동한 거리가 19m, 그것도 한 나무 위에서일 정도로 정착 생활을 한다.
이 딱정벌레는 주로 샌드라곤 나무에 서식하는데, 원래의 식생은 도입종에 의해 대부분 대체됐다. 이동을 할 수 없는 이 곤충의 서식지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1996년부터 침입한 쥐의 습격이 시작됐다. 굼뜨고 덩치 큰 이 곤충은 맞춤한 먹잇감이 됐고 2000년쯤엔 생존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 쥐 박멸 사업이 펼쳐져 2001년 프리게이트 섬은 ‘쥐 없는 섬’으로 선포됐다.
그러나 새로운 위험이 닥쳤다. 샌드라곤 나무가 곰팡이에 감염돼 대부분 죽어갔다. 이에 대해 서식지 복원 사업을 통해 섬의 고유 식물을 늘려나가 이 딱정벌레가 다른 고유식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아울러 이 곤충을 현지 밖에서 증식 복원하는 사업을 런던 동물학회가 추진하고 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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