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1만m 해구에서 길이 20㎝ 거대 단세포 생물 발견

조홍섭 201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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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 생태계 주역 '제노피오포어'

100여년 전 발견했지만 수수께끼에 싸인 거대 단세포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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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양대기국이 촬영한 직경 20센티미터의 거대 단세포생물 제노피오포어.

 

캄캄하고 얼음처럼 차가우며 엄청난 압력이 조여드는 심해에도 다양한 생물이 산다. 거대한 이를 드러낸 물고기나 외계 생물처럼 이상한 빛을 번쩍이는 오징어 등은 그런 심해 생물들이다. 하지만 깊은 바다에는 더 신기하고 수수께끼에 싸인 생물이 산다. 바로 거대 아메바이다.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와 내셔널 지오그라픽 기술자들은 지난 7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생물을 조사한 결과 '제노피오포어'라는 단세포 원생동물을 발견했다고 인터넷 과학저널 <라이브 사이언스>가 22일 밝혔다.

 

수심 1만 641m의 심해 평원에는 길이가 10㎝가 넘는 거대 단세포동물이 다수 서식하고 있었다.

 

제노피오포어는 발견된 지 100년이 훌쩍 넘는 오랜 연구 역사를 지녔고 전 세계 심해에서 가장 많은 수가 분포하는 중요한 해저 생물이면서도 거의 실체가 알려져 있지 않는 수수께끼의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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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 근해의 다윈 마운드에서 발견되 4인치(10센티미터) 크기의 제노피오포어.

 

관련 연구를 종합해 소개한 <위키피디아> 영문판의 내용을 간추려 본다.

 

제노피오포어는 1899년 저인망 어선의 그물에 걸린 것이 처음 학계에 보고됐는데, 당시엔 해면의 일종으로 봤다. 이후 과학자들은 이 생물이 원생동물로 새로 분류했다. 현재 2목 13속 42종이 알려져 있다.

 

이 원생동물은 무엇보다 단세포생물이면서도 어른 손바닥 만한 개체가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 종의 평균 크기는 지름 20㎝에 이른다. 몸 안에는 끈적한 액체인 세포질 안에 여러 개의 핵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만일 심해의 가장 깊은 바닥에 발을 디딜 수 있다면, 미끈미끈하고 끈적거리는 제노피오포어를 밟고 다닐 각오를 해야 한다. 이 원생동물은 가로 세로 10m 넓이에 2000마리가 살 정도로 많이 모여 산다. 아메바처럼 헛발을 내밀어 해저의 퇴적물을 뒤적이면서 먹이를 찾는데, 점액질 배설물과 퇴적물이 엉겨 해저에서 두드러진 구조물을 이룬다.

 

이 원생동물이 있는 곳에는 이들이 없는 곳에 견줘 갑각류 등 생물다양성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노피오포어 자체가 등각류 등 다른 생물의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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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 바닥엔 끈적한 분비물을 내놓은 제노피오포어로 뒤덮여 있다.

 

이처럼 심해 해저 생태계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지만 이 생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어렵다. 몸이 연약해 깊은 바다에서 채집하는 과정에서 쉽게 손상되고 실험실에서 기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를 주관한 둑 바틀렛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해양 미생물학자는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 환경에서 이처럼 거대한 세포를 찾아낸 것은 앞으로 생물다양성, 생물공학 잠재력과 극한 환경에 대한 적응 등을 연구하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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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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