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감동이…” 국내 첫 철새 생태관광상품 생겨

최우리 2015. 0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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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인천 강화도로 탐조여행을 떠난 탐방객들이 망원경으로 갯벌의 새들을 관찰하고 있다.
서해안 도요새 등 수백종 관찰여행
관광객들 “자연 다큐 보는 듯”
“동물원처럼 동물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다. 새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12일 아침 서울 용산을 출발해 강화도 갯벌로 달리는 승합차 안에서 이병우(44) 에코버드투어 대표가 말했다. 에코버드투어는 ‘탐조’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 최초 생태관광업체다. 여행에는 20대 남녀 5명과 40대 외국인 1명이 동행했다. 모두들 새들이 놀라지 않게 하려고 화려한 무늬의 아웃도어 의류 대신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었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인천 강화도 길상면 초지리 황산도어시장 앞 갯벌. 알락꼬리마도요 한 마리가 게가 드나드는 구멍 사이로 긴 부리를 집어넣으며 맛있는 아침을 들고 있었다. 자리를 옮겨 동막해수욕장 옆 분오리돈대에서 바라보니 저어새 2~3마리가 여름내 둥지로 삼았던 근처 무인도를 아직 떠나지 않고 있었다. 흥왕저수지와 여차1리 조개 갯벌에서는 청다리도요, 뒷부리도요, 괭이갈매기 등 수백마리 새가 모래톱 위에 앉아 부리로 깃털을 정리하거나 고개를 돌려 초가을 햇볕을 쬐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50배율 망원경을 통해 새와 눈이 마주친 관광객들은 “도요새의 눈이 똘망똘망하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하얀 스티로폼인 줄 알았는데 새였다”는 등 감탄사를 연방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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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진은 이날 망원경에 잡힌 알락꼬리마도요.
오후 들어 마른 갯벌에 밀물이 들어오자 도요새 수백마리가 ‘꺄악까약’ 울며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이 대표는 탐조여행 내내 새의 습성과 울음소리 등을 설명했다. 직장인 민동미(27)씨는 “백화점 문화센터 말고는 가볼 만한 성인 대상 체험프로그램이 없는데 교외에도 나오고 새도 보니 좋다”고 했다. 한국 새의 이름을 줄줄 외우는 캐나다 출신 영어강사 짐 코벳(47)은 “고니 축제가 있는 캐나다에서 와서 새가 익숙하고 재밌다”고 했다.

16년간 정보통신업체에서 일했던 이 대표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환경운동연합 동물복지 회원모임인 ‘하호’(하늘다람쥐부터 호랑이까지)의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타며 창업경비 3000만원을 지원받고는 지난 1월 아예 탐조여행 업체를 차렸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새는 ‘천연자원’이다. “서해안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러시아 캄차카반도까지 이동하는 새들이 쉬어가는 휴게소예요. 한반도 면적이 전세계의 0.1%밖에 되지 않지만 전세계에서 볼 수 있는 새 종류의 5%인 500종을 볼 수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새와 눈이 마주친 순간의 감동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그는 새와 눈이 마주치게 되면 “새가 살 수 있는 환경과 개발의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강화/글·사진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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