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보통 산 아니었지만, 아는 게 거의 없어”

조홍섭 2015. 12. 16
조회수 12128 추천수 0

이창열 전남대 교수가 말하는 무등산
 

mu8.jpg » 사진=조홍섭 기자  

 

전국의 명산에 수많은 탐방객이 찾지만 기암괴석의 비경을 놓고 “어떻게 이런 모양이 생겼느냐”고 물을 때 답변이 준비된 곳은 거의 없다. 무등산도 마찬가지다. 화산활동으로 주상절리가 산꼭대기에 병풍처럼, 기둥처럼 서 있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이다.
 

이창열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무등산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하기 위한 기초연구 과정에서 비로소 무등산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 “무등산은 보통 산이 아니더군요. 광주, 화순, 담양에 걸친 거대한 화산지대의 중심이었습니다. 사실 전라도 전체가 화산과 관련된 땅입니다.”
 

입석대·서석대·광석대 등 주상절리가 화산의 정상이 무너져 내린 화산재 속에서 생겼다면, 화산의 몸체(화산체)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 교수는 “지진파와 중력파를 이용한 탐사를 하면 8000만~9000만년 전 지금의 일본 이상으로 격렬한 화산활동을 하던 화산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에 마그마를 공급한 뒤 비어 버린 마그마 방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용암이 굳어 생긴 것으로 알려진 무등산의 주상절리대가 사실은 화산재가 굳은 응회암이란 것도 최근의 연구 성과 가운데 하나다. 이 교수는 “입자가 아주 작아 용암이 굳은 것처럼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암석의 조직을 자세히 조사하니 재가 엉겨붙었음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사실 무등산에 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거대한 화산으로서 이 산은 무궁무진한 연구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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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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