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보통 산 아니었지만, 아는 게 거의 없어”
이창열 전남대 교수가 말하는 무등산
» 사진=조홍섭 기자
전국의 명산에 수많은 탐방객이 찾지만 기암괴석의 비경을 놓고 “어떻게 이런 모양이 생겼느냐”고 물을 때 답변이 준비된 곳은 거의 없다. 무등산도 마찬가지다. 화산활동으로 주상절리가 산꼭대기에 병풍처럼, 기둥처럼 서 있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뿐이다.
이창열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무등산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하기 위한 기초연구 과정에서 비로소 무등산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 “무등산은 보통 산이 아니더군요. 광주, 화순, 담양에 걸친 거대한 화산지대의 중심이었습니다. 사실 전라도 전체가 화산과 관련된 땅입니다.”
입석대·서석대·광석대 등 주상절리가 화산의 정상이 무너져 내린 화산재 속에서 생겼다면, 화산의 몸체(화산체)는 어디에 있었을까.
이 교수는 “지진파와 중력파를 이용한 탐사를 하면 8000만~9000만년 전 지금의 일본 이상으로 격렬한 화산활동을 하던 화산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산에 마그마를 공급한 뒤 비어 버린 마그마 방도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용암이 굳어 생긴 것으로 알려진 무등산의 주상절리대가 사실은 화산재가 굳은 응회암이란 것도 최근의 연구 성과 가운데 하나다. 이 교수는 “입자가 아주 작아 용암이 굳은 것처럼 보이지만 현미경으로 암석의 조직을 자세히 조사하니 재가 엉겨붙었음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사실 무등산에 관해 우리가 아는 것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거대한 화산으로서 이 산은 무궁무진한 연구가치를 지닌 곳입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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