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악몽’ 걷어낸 태안, 세계적 공원됐다

김정수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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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423809322_20160201.JPG » 2007년 12월 기름유출 사고가 벌어진 뒤 충남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지역주민들이 방제작업을 하는 모습. 태안/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세계자연보전연맹, 국립공원 격상
“국제사회가 생태계 회복노력 인정”
백도 등 3곳 학술엄정보호구역으로

2007년 12월7일 아침 태안해안국립공원 앞 바닷가로 달려간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새나온 기름으로 검게 뒤덮인 해변이 옛 모습을 회복하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상상 못했다. 하지만 매서운 바닷바람을 맞아가며 기름을 닦아낸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어느 원유 유출사고 지역보다 빨리 옛 모습을 찾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으로부터 국제기준으로도 국립공원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난 13일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보호지역 등급을 ‘카테고리 2(국립공원)’로 변경했다”고 31일 밝혔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우리나라에서는 21개 국립공원 가운데 13번째로 이미 197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는 이보다 낮은 ‘카테고리 5(경관보호지역)’로 분류해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이번 결정은 2007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유류오염사고 이후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뤄진 보전·복원 관리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세계의 보호지역을 학술적엄정보호구역, 원시야생지역, 국립공원 등을 포함한 모두 6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공단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이번 등급 변경에서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는 처음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백도와 칠발도, 덕유산국립공원의 안성칠연계곡 광릉요강꽃 특별보호구역 등 3곳이 ‘카테고리 1a(학술적엄정보호구역)’로 인증받았다고 덧붙였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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