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기가 화려한 어부, 호사비오리의 팔당 월동기

윤순영 2016. 0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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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위해 물 흘려 얼지 않는 팔당 여울이 먹이터, 큰고니, 비오리 등과 먹이경쟁

세계 1천마리밖에 없는 멸종위기종, 자연 하천이 인공하천으로 바뀌면서 서식지 잃어

 

크기변환_YSY_0994.jpg » 등과 배, 옆구리에 난 비늘 모양의 검은 무늬가 화려한 호사비오리 수컷이 팔당호 위를 날고 있다.

 

수도권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팔당호는 철새에게도 소중한 곳이다. 각종 희귀조류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12월부터 60여 일 동안 팔당호 일대에서 호사비오리를 관찰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이 겨울철새는 지난해7마리가 왔지만 올해는 반갑게도 12마리나 찾아왔다.

 

크기변환_YSY_0903.jpg » 호사비오리는 바위 사이를 이용해 오가며 몸을 은폐하면서 사냥을 한다.

크기변환_YSY_0909.jpg » 호사비오리는 특히 수심이 얕은 여울에서 사냥하기를 좋아한다.

 

조심성이 강하고 예민한 호사비오리는 팔당의 상류인 팔당 댐과 팔당대교 사이의 강 가장자리 바위 틈새를 은밀하게 오가며 사냥을 한다. 사람과 거리가 멀어도 눈치를 살피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곁을 잘 주지 않는 새다.

 

크기변환_YSY_7295.jpg » 앞쪽이 호사비오리 암컷, 옆에는 수컷이 따른다.

크기변환_YSY_7388.jpg » 수면 위를 나르는 호사비오리 수컷.

 

호사비오리는 다른 오리보다 조심스러움이 지나쳐 항상 눈치를 살피며 움직이는 까칠한 성격을 지닌다. 원앙 만큼이나 부부의 사랑이 돈독하다.

 

작지만 깜찍한 체구에 당당함 모습이 엿보인다. 행동이 범상치 않은데다 사치스러울 정도로 호화로운 깃털을 가져, 이름 그대로 호사를 떠는 모양새다.

 

크기변환_YSY_1532.jpg » 호사비오리 수컷이 날개를 펼치자 등의 섬세한 무늬가 드러난다.

크기변환_YSY_0811.jpg » 입맞춤을 하며 사랑을 나누는 호사비오리 부부.     

크기변환_YSY_3704.jpg » 호사비오리 부부의 짝짓기 모습. 원앙처럼 물위에서 이뤄진다.

크기변환_YSY_3716.jpg

 

팔당댐에서는 발전을 위해 매일 물을 방류한다. 이 때문에 강물이 얼지 않고 수심이 깊지 않은 여울에는 먹이가 풍부해 비오리, 흰죽지, 흰비오리, 큰고니, 민물가마우지, 재갈매기를 비롯해 잠수성 오리나, 수면성오리를 비롯해 이들을 노리는 참수리, 흰꼬리수리. 참매, 황조롱이, 큰말똥가리 등 맹금류까지 모여든다.

 

크기변환_YSY_8275.jpg » 흰비오리, 앞서 가는 암컷을 수컷이 뒤따르고 있다.     

크기변환_YSY_2411.jpg » 민물가마우지가 자기 몸집보다 큰 강준치를 사냥하자 동료들이 이를 빼앗으려 몰려들고 있다.  

크기변환_YSY_9868.jpg » 큰고니가 호사비오리 옆을 유유히 지나간다.

 

호사비오리는 개체수도 매우 적지만 모습이 비슷한 비오리와 함께 있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또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지만 부부가 함께 다니며 사냥을 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크기변환_YSY_4169.jpg » 비오리와 섞여 있는 호사비오리. 겉모습이 매우 비슷해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크기변환_YSY_1679.jpg » 쉼터 바위에 비오리 암컷이 올라서자 맹렬히 쫒아내는 호사비오리 수컷과 암컷.

 

조용히 사냥하고 먹이경쟁을 벌이지 않는 호사비오리는 주로 작은 물고기를 사냥한다. 물가의 작은 바위나 수초를 이용해 몸을 은폐하면서 사냥터를 오간다. 이동길목과 사냥터는 정해져 있어 다른 곳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크기변환_YSY_1405.jpg » 사냥을 위해 잠수를 하는 호사비오리 수컷.    

크기변환_YSY_1430.jpg » 강준치 새끼로 보이는 물고기 사냥에 성공한 호사비오리 수컷.

 

잠수시간은 40~50초 정도로 1분이 넘지 않고 자주 잠수를 하는 편이다. 오전에 사냥을 많이 하고 오후 1시~2시30분 사이 햇살이 잘  비치는 시간에는 목욕을 한 뒤 바위에 올라 깃털 다듬기를 한다.

 

하지만 바위 쉼터는 늘 만원이어서 비오리와 자리 경쟁이 심하다. 다음 사냥을 위해 깃털 말리기는 중요한 일이다.

 

크기변환_YSY_2303.jpg » 요란하게 물방울을 튀기며 목욕을 하는 호사비오리 수컷.

크기변환_YSY_2451.jpg » 항상 만원인 바위 쉼터를 차지한 뒤 여유롭게깃털을 고르는 호사비오리.

크기변환_YSY_2396.jpg » 바위 쉼터에서 깃털을 말리는 호사비오리. 

 

호사비오리보다 개체수가 많은 비오리는 먹이 경쟁이 심하다. 자기가 사냥한 물고기라고 먹는다는 보장이 없다. 사냥할 때마다 주인이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항상 요란스럽게 먹이 쟁탈전이 반복된다.

 

먹이도 허겁지겁 게걸스럽게 먹는다. 호사비오리에 비해 행동이 경망스럽다.

 

크기변환_YSY_5225.jpg » 비오리가 큰입배스를 잡았다. 주변의 비오리들이 빼앗으려 달려든다.

크기변환_YSY_7322.jpg » 비오리 한 마리가 누치로 보이는 커다란 물고기를 잡자 이를 배앗으려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 호사비오리가 살 만한 자연하천이 인공하천으로 변하면서 서식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 진객의 도래지로 알려진 하천 대부분이 수질악화, 수로의 직선화, 준설에 따른 여울 감소, 교량 건설, 수해복구 공사로 인한 강변의 콘크리트화, 사람 접근이 용이한 친수 공간 개발 등으로 호사비오리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크기변환_YSY_5157.jpg » 부리는 앞으로 다리는 뒤로 쭉 뻗어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인 자세로 비행하는 호사비오리.

크기변환_YSY_5159.jpg » 호사비오리는 물질을 하며 상류와 하류를 오가며 사냥을 하지민 한 번에 날아 상류와 하류를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호사비오리는 현재 지구상의 생존 개체수가 1000여마리밖에 없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는 매우 희귀한 종이다. 우리나라도 2005 천연기념물448호로 지정했고, 201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러시아 연해주의 우수리 지방과 중국 동북 지방의 동북부에서 번식하며, 중국의 동부와 중부지역에서 겨울을 난다. 한국과 일본에서도 적은 수가 도래하여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철원 동송 수원지가 있는 하천계곡과 충남 대청호와 최근에는 강원도 춘천호 등 한강상류지역, 진주 남강, 영월, 금강유역에 소수가 도래하여 월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크기변환_YSY_0803.jpg » 호사비오리의 한가로운 시간. 왼쪽이 수컷이다.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부에서는 산악 하천 상류 침엽수림대와 숲이 우거진 강변 둑에서 주로 서식한다. 중국 동북지방에서 번식하는 개체는 중국 남부의 하천이나 호수에서 겨울을 난다한국에서는 북한에서 번식 후에 내려오는 겨울새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 약 61㎝이다. 한배에 810개의 알을 낳는다.

 

크기변환_YSY_0209.jpg » 호사비오리는 이동 중에도 항상 깃털 고르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크기변환_YSY_7297.jpg » 곁을 떠나지 않는 호사비오리 부부,

 

수컷은 바다비오리와 비슷하나 댕기가 더 길다. 깃털색은 비오리와 유사하고 외형은 바다비오리와 유사하다. 댕기가 더 길고 엉성하다. 머리와 목은 검은색이고 초록색 광택이 난다.

 

허리와 옆구리에는 검은색의 반달무늬가 있다. 뒷목에서 윗 등에 이르는 사이는 검은색이며, 앞목에는 윗가슴으로 이어지는 흰색의 작은 세로띠가 있다. 아랫면과 옆구리는 흰색이고 어두운 회색의 비늘무늬가 있다.

 

크기변환_YSY_3472.jpg » 호사비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바다비오리 암수가 팔당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크기변환_YSY_3471.jpg » 검은 깃털 색을 띤 바다비오리 수컷과 회색 깃털을 가진 암컷.

 

윗날개와 아랫날개가 바다비오리와 유사하다. 수컷의 여름 깃은 암컷 성조와 비슷하지만 윗날개의 흰 부분이 더 크고 몸 옆면에 비늘무늬가 있는데 암컷의 여름 깃에는 없다. 암컷은 바다비오리의 암컷보다 댕기가 더 크고 머리의 밤색은 목 밑까지 균일하게 내려와 있어 아랫목의 흰색과 명확히 구별된다.

 

크기변환_YSY_7226.jpg » 비오리 수컷.

크기변환_YSY_7346.jpg » 비오리 암컷

 

호사비오리는 비오리의 암컷보다 윗가슴과 옆가슴에 흰색이 더 많은 것과 몸이 훨씬 작은 점이 다르다. 목옆, 옆구리, 배옆과 허리는 흰색이고 회색 비늘무늬가 많이 있다.

 

암컷은 여름에 비늘무늬가 없어지며 어린 새처럼 옆구리와 허리가 회색이다. 날 때 바다비오리와 유사하지만 수컷은 뚜렷한 가슴무늬가 없고, 암컷은 구별하기 어렵다. 어린 새는 암컷의 여름깃과 유사하며, 비늘무늬가 없어 바다비오리로 착각하기 쉽다.

 

크기변환_YSY_1274.jpg » 호사비오리가 깃털을 손질하고 있다.

크기변환_YSY_7399.jpg » 물위에 내려앉는 호사비오리 수컷.

 

호사비오리의 부리는 붉은색, 윗부리 등은 어두운 색, 윗부리톱은 황백색이고, 다리는 붉은색이다. 수컷이 가장 선명한 색을 띤다. 홍채는 회갈색이다. 콧구멍의 위치가 바다비오리는 부리 기부 가까이에 있으나 호사비오리와 비오리는 부리를 따라 중간쯤에 있다. 또한 호사비오리의 부리 끝과 윗부리톱은 엷은 노란색이나 흰색을 띠지만 바다비오리와 비오리는 어두운 색이다.

 

·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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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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