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2016’, 미세먼지의 추억

장영기 2016. 03.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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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은 개선,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은 제자리
문제는 경유차와 건설기계의 경유엔진, “그때는 마스크 하고 다녔지” 가능할까

   

05493538_R_0.JPG » '응답하라 1988'의 무대인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주택가. 20년 전 이 동네는 서울에서도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곳의 하나였다. 사진=박기용 기자


얼마 전 한 텔레비전 방송에서 방영한 1988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그 시대를 산 사람들에게는 각자의 나이에 따라 25여 년 전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다른 추억을 느꼈을 것이다.
 
그 당시의 주거형태, 88올림픽 그리고 소품들을 보면서 거기에 얽혀있는 추억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젊은이 가운데는 부엌에서 사용하던 무연탄을 처음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40대 이상이면 무연탄의 구멍을 맞추며 연탄을 갈고, 꺼진 연탄을 살리기 위해 애쓰던 기억이 있다. 20~30년 전에는 연탄이 주요 난방 연료이고 취사연료였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무대가 되었던 쌍문동과 면목동, 성수동 지역은 당시 서울에서 대기오염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05524436_R_0.JPG » 서울의 대기오염은 오염의 종류가 바뀌었을 뿐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6일 서울 중구 태평로 전광판이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사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제 28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공기는 무엇이 바뀌었고 다시 먼 훗날 오늘의 서울 공기는 무슨 얘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수도권의 지난 수년간의 변화를 비교적 정리된 형태의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1992년과 2012년 20년간의 자료를 이용하여 수도권의 대기질 변화를 살펴보았다.
 
우선, 20년 동안 서울의 대기오염 평균농도를 살펴보면 표1과 같다. 2012년 서울의 일산화탄소(CO) 평균농도는 0.5 ppm(ppm은 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석유나 석탄을 태울 때 많이 나오는 이산화황(SO₂) 평균농도는 5 ppb(ppb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20년 전에 비하여 약 80% 낮아졌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등에서 많이 나오는 이산화질소(NO₂)의 경우 평균농도는 2012년 30 ppb로 1992년 31 ppb에서 별로 개선되지 못하였다. 
 
표1. 수도권의 20년간 대기오염 배출량과 농도의 변화 

 

배출량(천톤/년)

서울 평균농도

연도

1992

2012

1992

2012

단위

NOx

335

274

31

30

ppb

TSP

63

11

97 (TSP)

약 48 (PM10추정치)

41 (PM10)

㎍/㎥

CO

722

265

1.9

0.5

ppm

SO2

371

37

35

5

ppb

TSP 배출량은 1992년과 2012년 비교를 위하여 비산먼지와 생물성연소는 모두 고려하지 않음.


미세먼지 농도는 1992년은 총부유먼지(TSP)의 농도를 측정했는데 먼지의 크기가 작을수록 피해가 크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먼지농도에서 점점 더 작은 크기의 입자를 규제해나가고 있다. 2012년은 먼지 중 미세먼지를 집중관리했다.
 
그런데 PM10이라 불리는 직경 10㎛ 이하의 미세먼지의 농도와 1992년의 총부유먼지(TSP)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울지역의 총부유먼지(TSP)에 대한 미세먼지(PM10)의 비율이 대략 절반 정도임을 적용한다면 1992년의 미세먼지(PM10)농도는 약 48㎍/㎥로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1992년의 미세먼지(PM10) 농도 추정치와 2012년의 미세먼지(PM10) 41㎍/㎥에 의한 농도 저감률을 추정하면 먼지의 농도는 1992년에 비해 2012년 대략 15% 정도 낮아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기오염 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오염물질 배출량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표2와 같이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도)의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배출량은 각각 63%, 90%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질소산화물(NOx)의 경우 배출량은 18% 줄이는데 그쳤고 총부유먼지 배출량은 20년 사이에 83%가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표2와 같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은 오염배출량을 줄이면서 농도가 크게 개선되었지만 이산화질소는 오염배출량을 별로 줄이지 못하였고 농도도 거의 개선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총부유먼지는 오염배출량은 많이 줄었으나 농도는 별로 개선되지 못하였다.
 
표2. 수도권의 20년간(1992~2012) 대기오염 배출량과 농도의 저감 변화율
 

대기오염물질

오염물질 배출량 저감율(%)

서울 평균농도 저감율(%)

NOx

18

3

TSP

83

15 (추정치)

CO

63

74

SO2

90

86

 
20년 동안 배출량 변화와 농도 변화에서 대기오염물질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물론 수도권의 대기오염 배출량 변화만으로 서울의 평균농도 변화를 설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중국으로부터 장거리 이동하는 오염물질의 영향이 있고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는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다.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의 농도 개선은 연료 정책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무연탄과 고유황유를 저유황유와 천연가스로 교체하면서 연소효율의 개선과 연료 중 황 성분의 감소에 따라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의 농도는 크게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의 농도 개선은 왜 부진하고 오염배출량의 변화로 설명이 잘 되지 않는 것일까.
 
미세먼지의 경우 배출량은 크게 줄었는데 오염농도의 개선이 부진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첫째는 장거리 이동의 증가이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늘어난 미세먼지 배출량의 장거리 이동 영향이 커졌을 것이다.
 
둘째는 대기오염 배출규제에 따라 상대적으로 굵은 먼지의 배출량은 많이 줄었으나 입자 크기가 작은 먼지의 배출량은 별로 줄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배출자료의 불확실성이다. 미세먼지의 배출자료는 다른 오염물질보다 산출 방식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배출량의 변화만으로 대기 중 오염도의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뿌옇게 하늘을 흐려 주목을 받고 있는 미세먼지에 비해 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기관리정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산화질소 농도이다. 미세먼지와 함께 지난 20여 년간 이산화질소 농도는 별로 개선되지 못하였는데 이는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산화질소를 포함하는 오염 저감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세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첫째는 공장 굴뚝과 같은 고정오염원과는 달리 자동차와 같은 이동오염원에 대해서는 획기적인 저감대책과 관리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질소산화물의 배출원을 살펴보면 그림1과 같이 질소산화물의 주요 배출원은 이동오염원으로 수도권의 경우 질소산화물 전체 배출량 중 자동차에서 약 47%, 건설장비, 농기계, 선박 등에서 21%를 배출하여 이동오염원이 68%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는 지난 20~30년간 많이 증가하였는데 그래도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저감기술을 적용하여 배출량의 증가는 억제하였으나 줄이기에는 부족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배출저감을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는 건설장비, 농기계, 선박과 같은 비 도로 이동오염원에 대해서는 배출저감 노력이 부진하였기 때문이다.
 
그림1. 수도권 대기오염 배출원별 질소산화물 배출량 분포(2012)

 

vy.jpg  

셋째는 이동오염원 특성상 실험실의 검증조건과 실제 도로의 조건에서 대기오염 배출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 폭스바겐 사태와 같이 질소산화물 배출 조건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경우까지 나타나면 실험실에서 검증한 것에 비해 실제 도로에서는 훨씬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대기오염 배출자료에는 줄어들었다고 산정되어도 실제 대기 중에서 오염농도는 당연히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다.
 
최근 대기질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농도는 아직 대기환경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은 2차적으로 생성되는 미세먼지를 만들기 때문에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더욱 줄여야 미세먼지의 농도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줄이기 위해 더욱 집중 관리해야 할 배출원은 무엇일까? 이제는 많은 시민이 알고 있듯이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화물차, 버스, 대형트럭, 건설기계와 같은 이동오염원이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다.

 

05324774_R_0.jpg » 항공촬영으로 본 서울의 대기오염. 핵심은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다. 사진=청와대 사진기자단

 
최근 수도권 대기질 개선대책이나 2차 대기개선종합대책에 왜 많은 예산을 자동차 부문에만 쏟아 붇느냐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하다. 이동오염원이 현재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있는 주요 배출원이고, 이동오염원의 대기오염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장 배출시설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돈이 많이 들고,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는 대기 중 농도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으나 대기 위해성과 시민들의 노출상황을 고려한다면 시민의 호흡기 가까이에서 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는 배출원을 집중 관리해야 하는데 이것이 이동오염원의 디젤 엔진이다. 따라서 2016년 대기오염 문제의 해답은 디젤엔진의 획기적 관리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2016년을 되돌아보면서 먼 훗날 우리는 이렇게 이야기하기를 희망한다. “그래, 그때는 도로를 가득 채운 자동차에서 엄청난 대기오염물질을 내뿜고 또 그걸 그대로 마시고 다녔지. 대기오염 주의보가 내리면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까지 쓰고다니는 일이 많았잖아.“
 
이러한 이야기가 추억거리가 될 수 있기를…. 응답하라 2016 대기오염.

 

참고문헌

1)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2012), 2015.

2)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보(2014), 2015.

3) 환경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1992), 1993.

4) 환경부, 대기환경연보(1998), 1999.

 
장영기/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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