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성공했다고? 유럽판 4대강은 복원 중

김성만(채색) 2011. 11. 10
조회수 37457 추천수 0

한스 베른하르트 독일 칼스루에 대 교수 발표 슬라이드 살펴 보니

유럽 물관리 지침 만들어 자연상태 강은 보전, 훼손된 곳은 복원 중

 

4대강 사업이 마무리 되자 정부 관계자는 앞다퉈 '성공'을 얘기합니다. 그런 사업을 4대강 지천으로 확대할 기세입니다. 과연 그래도 될까요.

 

4대강 사업 이전에도 강 개발 사업이 있었지만 다른 점이 많습니다. 본류에 댐을 연속적으로 여러 개 세우고, 대규모로 강바닥을 준설하고, 강 주변 습지를 무분별하게 훼손한 것 등입니다. 이런 사업은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강'하면 흔히 언급되는 독일에도 있었습니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마음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 것이죠.

사실 오래 전부터 유럽에서는 '위험한' 해상 운반 대신 내륙의 강들을 운반통로로 많이 이용해 왔습니다. 도로와 차량, 철도가 발달하지 않았던 때는 수로를 통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운하로 쓰이고 있는 강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독일에서 하천을 연구하고 실제로 개발사업에도 수차례 참여했던 하천학자인 한스 베른하르트 독일 칼스루에 대학 교수가 한국을 방문해 4대강 현장을 돌아본 뒤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과거 독일은 한국의 '4대강 사업'같은 사업을 벌였었으나 지금은 반성하고 복원하려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그도 한때는 댐 건설에 참여하고 수로를 설계하기도 하는 등 환경단체에서 말하는 '파괴행위'에 적극 가담했습니다. 그러던 중 '디스터 교수' 라는 생물을 공부하는 학자와 많은 토론을 한 끝에 '내가 계속 이 일을 한다면 죄악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죠. 그의 깨달음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깨달음이라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는 "자연상태의 강이 31%에 불과하다. 100년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파괴했다. 앞으로 100년 동안은 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합니다. 홍수나 오염 등의 피해가 결국 자신들의 파괴행위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독일연방환경부에서도 지금은 복원에 중점을 두고 강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발표 중 주요한 내용들을 발표자료와 함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살아있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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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같은 장소의 위성사진입니다. 경남의 낙동강 남지 부근입니다. 1975년, 1987년, 1998년, 2004년 이렇게 표시가 되어 있는데요. 대강 봐도 강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모래톱의 위치는 수시로 변하고 그에 따라 물길도 변합니다. 일반적으로 하천구역 안(제방 바깥)에서는 자유롭게 강이 변합니다. 수백년 동안 퇴적이 되어서 동맥경화에 걸렸다는 정부의 주장은 100% 거짓말인 셈입니다. 

독일학자도 "4대강 사업은 전형적인 운하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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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에는 8개의 댐이 들어섭니다. 댐에 가둔 물은 상류의 댐 바로 아래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배가 가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베른하르트 교수는 "이것은 전형적인 운하 공사이다"라고 말합니다. 운하공사에도 참여했던 전문가로서 판단한 것이니 크게 틀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독일의 '4대강 공사'는 "기술과 자연의 조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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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도 똑같은 강 정비사업을 했다고 합니다. 사진을 보니 정말 그렇군요. 둔치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제방을 콘크리트와 사석으로 채우는 방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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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사를 할 당시 사업의 이름은 놀랍게도 "기술과 자연의 조화" 였습니다. '4대강 살리기'라는 눈속임이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어딜 봐서 자연과의 조화인지 판단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아래 링크한 글을 보시면 우리 강이 위 사진보다 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강이야 뭐야?’, 죽어가는 낙동강과 한강 지류들

댐과 보는 홍수를 더 크게, 더 많이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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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댐이 생길 경우 홍수 위험이 증가한다는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에 수위가 더 높아지고 물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바닥을 평평하게 준설하고 강변 습지를 없애기 때문에 홍수시 유속은 더욱 빨라지고, 댐은 물을 막기 때문에 댐 상류의 홍수 위험은 크게 증가합니다.

 

우리 강에 건설된 댐(보)에는 수문이 나 있고, 홍수시 개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지만, 만약에 작동을 안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올해 그런 피해가 없었던 것은 물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비가 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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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수문통계자료를 참고한 자료입니다. 큰 홍수만을 표시했습니다. 기록하기 시작한 1880년부터 1970년까지는 가끔 큰 홍수가 났습니다. 그런데 1970년부터는 매우 자주 홍수가 일어납니다. 그래프에서 보듯 막대가 훨씬 높습니다. 그 말은 수위가 훨씬 더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 그래프에서 주요한 변수는 1977년도에 준설과 직강화 등 운하공사를 했다는 거죠. 하지만 정부에서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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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멜리크라고 하는 도시라고 합니다.  도나우강 인쯔강 인강이 합수되는 근처에 있습니다. 이 도시는 홍수가 거의 없었지만 도나우강 정비사업 이후부터 이렇게 물에 잠긴다고 합니다.

그들은 공사를 막고, 공사가 끝나가는 보를 철거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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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우 강의 하류, 슬로바키아와 가까운 지역에 대형 보를 만들 계획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10년 동안이나 싸운 결과, 결국 막아냈다고 하네요. 강 주변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기도 하고, 자신들을 나무에 쇠사슬을 묶기도 했다 합니다. 

이 지역은 그 이후 다뉴브강 수변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 복원을 한다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할 곳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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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쪽에서 흐르고 있는, 나기마로스 시 일대 도나우강 입니다. 이곳에 보를 건설하고 있었는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거의 완공단계에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베른하르트 교수와 동료들이 헝가리 국회에 출석해 이 사업의 문제점에 대해서 브리핑을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헝가리 정부는 이 사업을 철회했다고 합니다. 대단한 성과입니다.

깊은 반성 뒤에 제정한 법, "유럽연합 물 관리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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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을 파괴만 한 탓에 강에는 수많은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그에 대해 깊은 반성을 하며 유럽연합(EU)에서 '물관리 지침'이라는 법령을 제정했다고 합니다. 이 물 관리 지침에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남아 있는 강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 둘째, 이미 훼손된 곳은 복원을 통해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과는 정반대입니다.

복원 뒤 빠르게 자연하천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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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근처의 이자르 강이라고 합니다. 위 사진은 복원 전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복원 후 모습입니다. 여러분 어떠신가요? 둔치를 보호하고 있던 콘크리트, 사석 등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몰라볼 정도로 달라져 버렸습니다. 지금의 4대강 사업은 정확히 이것과 반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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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석으로 되어 있던 둔치보호공을 모두 걷어내고 자연스럽게 바꾸었습니다. 모두 유럽 물관리 지침에 따라 이렇게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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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포크라는 도시에 흐르는 도나우 강입니다. 도나우 강은 유럽에서도 그나마 자연적인 하천이지만 보다 더 자연적인 하천으로 바꾸기 위해 열심히 복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호공을 제거한 뒤에는 자연에 힘에 맡겨두면 자연스럽게 돌아온다고 합니다.

자연스러운 강을 더 자연스럽게! 댐을 철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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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자연하천, 느와르 강이라고 합니다. 내성천을 떠올리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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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에는 크고 작은 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당연히 필요에 의해 지어졌겠지만 지금은 철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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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오래된 댐이긴 합니다만, '저수'가 필요하다면 오래된 댐을 허물고 새 댐을 세워야 맞는 것이죠. 하지만 이들은 철거한 뒤에는 자연상태로 복원을 하고 있습니다. 저수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후유증 뒤 깨달은 독일, 우리도 후유증을 겪어야 깨달을까?!

독일(또는 유럽)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우리의 4대강 사업같은 강 사업을 해 왔습니다. 댐이나 보도 많이 만들고, 준설을 하고, 제방을 높이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 콘크리트화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홍수증가와 수질오염, 지하수 고갈 또는 주변 농경지 침수 등등.

그런 막대한 피해를 본 뒤 자신들의 강 사업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잘못을 알아내기까지는 엄청난 비용을 치뤄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유럽의 나라들은 더는 이런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물 관리 지침'이라는 법령을 제정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 법령은 자연상태인 것은 그대로 보존하고 파괴된 곳은 복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둔치를 보호하고 있던 흉물스런 사석들을 다 걷어내고,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댐들을 철거하는 것입니다. 또한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준설로 비어있는 강에 모래를 다시 집어넣기까지 합니다.  필요한 사업은 다년간의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에 시행한다고 합니다. 진정한 자연과 조화를 어떻게 할까 심도 있는 '검토'를 거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독일(또는 유럽)은 그들의 '4대강 사업'을 통해서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자연적인 강이 30%정도만 남았을 정도로 혹독하게 파괴해 왔지만 이제는 그 과오를 뉘우쳤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독일이나 유럽, 미국의 그런 사례들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4대강 사업을 강행했습니다. 결국 우리도 독일과 같은 큰 후유증을 겪고 나서야 이 사업을 접게 될까요? 진정한 복원을 시작할까요? 30년이 지난 후에 후유증이 심각하게 나타날 때는 늦을지도 모릅니다. 피해복구 비용, 보수비용 등이 엄청나게 들지 모릅니다(독일은 이미 그랬습니다). 또한 복원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독일의 과오를 타산지석 삼아 지금이라도 모든 4대강 관련 사업을 중단하고 진지하게 논의해 봐야 합니다. 또한 강에 들어선 인공시설물들을 철거하고 자연스러운 하천으로 되돌려 놔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이익이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 아래는 위에서 인용된 발표 전체를 담은 동영상입니다. 지난 8월18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이 행사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에서 공동 주최했고, 촬영은 이현정, 편집과 자막삽입은 제가 했습니다.

  

 

김성만/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녹색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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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만(채색) 생태활동가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4대강 현장팀에서 활동했었다. 파괴를 막는 방법은 살리는 일을 하는 것이라 믿고 2012년 3월부터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중국 상하이에서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자전거로 여행하고 <달려라 자전거>를 냈고, 녹색연합에서 진행한 <서울성곽 걷기여행>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메일 : sungxxx@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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