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연천 노천 탄광, 지질 견학 명소로

조홍섭 2016. 0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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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착기로 퍼 덤프트럭에…포스코 납품 예정
연간 학생 2000여명 방문, 중생대 석탄 형성 배워

 

co1.jpg » 국내 유일의 노천 탄광인 경기도 연천군 은복광업소에서 석탄을 채굴해 트럭에 싣고 있다. 이곳은 2억년 전 중생대 때 습지와 호수 지대였던 증거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kwak 1027@hani.co.kr

 
연탄이 주요 난방연료였을 때만 해도 석탄은 우리 곁에 가까웠다. 대도시 주변에는 탄광에서 철도로 실어나른 석탄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오죽하면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서는 연탄공장 저탄장에서 날린 분진 때문에 주민들이 진폐증에 걸렸을까. 1980년대 중반의 일이었다.
 
눈에 띄진 않지만 석탄은 여전히 중요한 존재다. 전력의 40%가 수입한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생산된다.
 
300개가 넘던 국내 탄광은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하나 둘 문을 닫아 남은 것은 5곳뿐이다. 현재 석탄의 거의 대부분은 오스트레일리아 등 외국에서 수입한다.
 
우리나라의 탄광은 얕은 곳의 석탄을 모두 캐낸 뒤여서 매우 깊다. 국내 최대 석탄층인 삼척탄전의 일부인 함태 탄광은 얕은 탄광으로 유명하지만 지하 300m를 들어가야 한다.

 

co4.jpg » 이곳 지층에는 짙은 회색 사암과, 펄이 굳은 검은색 셰일이 교대로 나타나는데 그 사이에 석탄층이 끼어 있다. 사진=조홍섭 기자
 
그러나 우리나라에도 노천 탄광이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나 몽골처럼 지상에 드러난 탄층에서 굴착기로 퍼 트럭에 실어내면 되는 광산이다.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에 있는 은복광업소가 그곳이다.
 
광업소에 들어서자 주변 산 언덕에서 검은 줄무늬가 얽혀있어 칡소를 닮은 탄맥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안쪽에 들어서면 몇 걸음 가지 않아 굴착기로 석탄을 퍼내 덤프트럭에 담는 본격적인 광산이 나온다.
 
이 탄광을 운영하는 이윤철 옥수에너지 대표는 “노천 탄광이지만 석탄의 열량이 떨어져 전에는 버려진 곳이었지만 최근 수입탄에 섞어 쓰는 판로를 개척했다.”라며 “포스코에도 고로에 쓸 용도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복광업소의 석탄은 열량이 2000㎉에 지나지 않아 수입 유연탄 6000~7000㎉에 크게 못 미친다. 연탄이라면 높은 열량에 오래 타기만 하면 좋다. 그러나 제철소나 화력발전소는 얘기가 다르다.
 
석탄마다 열량, 습도, 휘발성 물질 비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연소 조건을 내기 위해 여러 광산의 석탄을 섞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 지역 커피 원두를 섞어 최적의 맛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은복광업소에서 생산한 석탄은 너무 열량이 높은 수입산 석탄의 열량을 낮추는 혼합용으로 팔린다. 제철소에서는 석탄으로 연료 겸 원료로 쓰는 코크스를 만드는데, 이 용도로도 판매한다.

 

co3.jpg » 은복광업소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식물 화석. 이곳을 견학한 학생들은 화석을 찾아 중생대 양치류와 은행나무 등을 공부한다. 사진=조홍섭 기자
 
이곳 석탄은 연료나 원료 못지않게 지구과학 견학 장소이기도 하다. 해마다 지구과학교사협회 경기 지부 등 교사와 학생 2000여명이 이곳을 찾아 석탄의 형성 과정에 대해 공부한다(■ 관련 기사: 3억년 전 원시림의 선물, 석탄).
 
윤미숙 연천군 학예연구사는 “석탄이 매장된 모습을 지상에서 볼 수 있는 곳이 국내에는 이곳밖에 없다.”라며 “학생들은 석탄 광맥 틈에서 식물 화석 등을 찾으며 매우 흥미롭고 신기해 한다.”라고 말했다. 연천군은 현재 예비 지질 명소인 이 광업소를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의 지질유산으로 지정하고 체험공간 확충, 안내판 설치 등을 해나갈 예정이다.

 

co2.jpg » 석탄 광업은 경제적, 환경적으로 사양산업이 되고 있지만 지구과학 학습장으로서 새롭게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곽윤섭 선임기자
 
이 지역은 약 2억년 전인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와 쥐라기 사이 퇴적층이 쌓여 있다. 정대교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는 “당시 이곳에는 넓은 호수와 습지가 펼쳐져 있었다.”라며 “죽은 식물이 습지에 쌓인 뒤 미처 썩기 전에 모래나 진흙에 묻힌 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층의 무게로 열과 압력을 받아 식물체로부터 수분과 휘발성 성분이 빠져나가고 탄소 성분만 남아 석탄을 형성했다.”라고 설명했다.
 
땅속에 묻힌 석탄층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지각변동과 함께 융기해 지표에 나온 뒤 침식을 받아 현재의 노천 탄광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곳 지층에는 짙은 회색 사암과, 펄이 굳은 검은색 셰일이 교대로 나타나는데 그 사이에 석탄층이 끼어 있다. 광산에서 쉽게 발견되는 소철, 은행나무 등의 화석이 당시의 환경을 말해준다.

 
연천/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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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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