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서 비싸게 확인한 상식, ‘고인물은 썩는다’

김정욱 2016. 03. 31
조회수 17444 추천수 1

4대강에 녹조,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이어 기생충 창궐까지

같은 물도 강에서 댐으로 들어서면 곧 수질 악화, 식수원 안전 위협도

 

05507451_R_0.jpg » 지난 2월11일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낙동강 칠곡보 하류 1㎞ 지점 강 오른쪽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들.위 작은 사진은 새를 최종 숙주로 하는 촌충의 일종인 ‘리굴라’(ligula)가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의 배를 뚫고 나온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4대강의 상태가 해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녹조는 해마다 더 심해지고 있고, 물고기 집단폐사, 조개 집단폐사, 큰빗이끼벌레 창궐에 이어 올 겨울에는 기생충이 번창하는 일까지 생겼다.

 

히포크라테스는 “흐르는 강물에 사는 사람들은 건강하고 총기가 있는데, 고인 웅덩이에 사는 사람들은 아랫배가 나오고 이자가 부었더라”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아랫배가 나온 이유는 기생충 때문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예로부터 고인 물을 마시면 기생충에 감염이 잘 된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에 저수지를 많이 건설한 이후에 민물고기에 기생충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말이 있다.
  

충남발전연구원에서 4대강 사업 이후의 금강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으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배출량을 95% 삭감했다고 주장하지만(실제로 정확하게 얼마나 삭감되었는지는 아직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다), 사업 후에 그와 같은 수질 개선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최근에 수질이 사업 전보다도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BOD 배출량이 95% 삭감되었다면, 수질오염도 95% 정도 뚝 떨어져야힐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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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금강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연도별 변화(자료=충남발전연구원, <금강정비사업 이후 수환경모니터링 3차년도 보고서>, 2014.12) 4대강 사업으로 BOD 배출량을 95% 줄였다고 하나 사업 후에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최근에 수질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이 흐르는 강과 고인 호수에서 수질은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는 강에 유입되는 오염은 가정오수나 산업폐수가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BOD 배출량을 95% 삭감했다면 이와 비슷하게 수질이 개선된다. 안양천, 중랑천, 탄천의 수질이 예전에 비하여 크게 개선된 것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다 하수처리장에서 이들 오염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01256826_R_0.JPG » 서울 난지하수처리장의 침전지 모습. 오염물질을 가라앉히고 바람을 불어넣어 미생물이 분해하도록 하는 시설이다. 하수처리장은 대도시 하천 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었다. 사진=이유주현 기자

 
비가 올 때에는 비가 땅바닥을 씻어 바로 강으로 들어가는 오염이 있기는 하지만 그 흙탕물은 일시적이어서 곧 회복된다. 또 큰 비는 강바닥에 쌓인 오물을 씻어가기 때문에 강을 재생하는 구실을 한다. 그래서 비가 온 뒤에는 오히려 강이 깨끗해진다. 우리나라의 시골에 가 보면 도랑에다 많은 쓰레기를 쌓아두고 있는데 큰비가 씻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호수는 하수처리장에서 오염을 줄인 효과가 그렇게 잘 나타나지 않는다. 큰비가 오면 오히려 육지의 오염이 비에 씻겨 호수로 들어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가끔 비 온 뒤 강에서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일이 벌어지는데 대개 이것이 원인이다. 가문 뒤 내리는 비가 땅바닥을 씻어 내리는 오염은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폐수보다도 훨씬 더 오염이 심하다.
 
이는 큰비 온 뒤 호수에 떠있는 쓰레기를 봐도 짐작할 수가 있다. 호수에 떠있는 오물보다는 바닥에 가라앉은 오물이 더 많고 이것이 호수의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04415644_R_0.jpg » 집중호우 뒤 팔당호에 모인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호수 바닥에 가라앉은 퇴적물은 썩으면서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데, 이때 나온 오염에는 미생물이 잘 분해하지 못하는 물질이 많다. 그래서 호수의 수질 기준은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으로 측정하지 않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으로 측정한다.
 
호수의 수질은 호수 바닥에 가라앉는 퇴적물이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강은 하수 처리만 잘 하면 비가 안 올 때 깨끗해지지만 호수는 하수 처리한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강은 큰비가 온 뒤 깨끗해지지만 호수는 큰비가 온 뒤 오히려 더 더러워진다. 강의 수질은 해가 간다고 달라질 것이 없지만 호수는 해가 갈수록 오염은 더 축적된다. 또 강은 바닥에 모래와 자갈이 있어서 물을 깨끗하게 해 주지만 호수 바닥에 썩은 퇴적물이 깔리면 수질정화 능력이 없어진다.
 
강물이 호수에 흘러들면 그 즉시 오염도가 확 올라간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의 자료를 보면, 소양강에서 BOD가 0.9ppm이던 것이 소양댐에 들어서면 1.3ppm으로(그림 2 참조), 남한강에서도 충주댐 직전에 BOD가 0.9ppm이던 것이 충주댐에 들어서면 1.3ppm으로 올라간다(그림 3 참조).

 

팔당댐에서도 북한강의 1.1ppm이던 수질이 팔당댐에 들어서면 1.5ppm으로, 님한강의 1.6 ppm이 2.0ppm으로 급상승한다(그림 4 참조). 이는 호수 자체에서 오염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고 그 오염의 원인이 바로 호수의 퇴적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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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소양강과 소양댐의 수질 소양강에서 BOD 0.9ppm이던 수질이 댐에 유입되자 1.3ppm으로 급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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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남한강과 충주댐의 수질 남한강에서 BOD 0.9ppm이던 수질이 댐에 유입되자 1.3ppm으로 급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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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팔당댐과 유입수의 수질 북한강에서 BOD 1.1ppm이던 물이 댐에 유입되면 1.5ppm으로, 남한강에서 1.6ppm이던 물은 2.0ppm으로 급상승한다.
  

우리나라 강에는 화강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모래가 깔려 있는데 이는 오염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모래 입자가 전기적인 인력으로 콜로이드 상태의 유기물과 무기물 분자와 광물질 입자를 흡착하면 모래에 붙어사는 생물들이 이를 분해한다. 세계 각국에서 수돗물을 정화하는 방법도 대개 물을 모래에 한 번 쓱 걸렀다가 소독해서 각 가정에 공급하는 것이 거의 전부이다.

 

05003139_R_0.jpg » 바닥에 모래가 깔린 낙동강 지류 내성천의 모습. 사진=탁기형 기자
 
모래 강을 흘러가면서 물이 깨끗해지는 것은 4대강 사업 이전에는 우리나라의 모든 강에서 쉽게 관찰이 되었다. 즉 낙동강의 경우에 구미에서 BOD 3.3ppm이던 것이 왜관에 이르면 1.8ppm으로 정화되고, 금호강 합류지점에서 3.9ppm이던 물이 화원나루에서 2.6ppm, 고령에서 2.0ppm, 회천에서 1.1ppm으로 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한강에서도 복하천 합류지점에서 2.9ppm이던 것이 흘러가면서 이포에서 1.8ppm, 강상에서 1.4ppm으로 줄어들었다(그림 5 참조). 그러나 4대강 사업 후에는 어떻게 되었나? 모래를 파낸 바닥은 썩은 퇴적물이 덮어 오히려 오염을 만들어내고 있고 하류로 흘러가면서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더 더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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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우리나라 모래 강의 수질 정화 능력 자료=물환경정보시스템 2010. 8, 단위는 BOD와 ppm. 우리나라의 모래 강은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나서 하류로 흐를수록 수질이 현저히 개선된다. 자료=오경섭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호수 바닥의 퇴적물이 해가 갈수록 많이 축적되면 호수의 수질은 해가 갈수록 나빠지기 마련이다. 정부가 1991년 낙동강 페놀사고를 겪은 뒤 깨끗한 물을 만들겠다면서 지금까지 3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 부어 많은 강이 깨끗해졌다. 그러나 호수의 수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팔당의 가장 큰 유입수인 남한강의 강상 지점에서의 수질은 개선되고 있으나 팔당댐의 수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그림 6 참조). 이는 새만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새만금의 수질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 동안 3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부었으나 새만금의 수질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그림 7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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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팔당댐 유입수인 남한강 강상의 수질(BOD ppm, 1995~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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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팔당댐의 수질변화 (COD ppm, 1992~2011)
 
그림 6. 팔당댐 유입수와 팔당댐의 수질 추세 1991년 이후 30조 원 이상의 예산을 맑은물 대책에 투입하여 팔당댐에 유입되는 남한강의 수질은 개선되고 있으나 팔당댐의 수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자료=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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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새만금호의 수질 추세 새만금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2조 9900억원의 예산을 쏟았으나 수질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4대강의 바닥을 조사해 보면 해가 가면서 급격히 썩은 퇴적물이 늘고 있다. 그  중에는 녹조가 죽어서 가라앉은 퇴적물도 한 몫을 한다.

 

4대강의 수질이 계속 더 악화하리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우리나라 모든 호수의 수질이 변해가는 추세를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4대강이 수중보로 흐르는 강이 아니라 오염물을 쌓아두는 호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물을 국민들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  

 

녹조에서 생성되는 독극물인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400배 초과하는 물을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 처리하면 됐다 하고 수돗물로 공급하고 있다. 국가가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오히려 국민을 속이기만 급급하니 우리 국민은 자기 생명은 자기가 알아서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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