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의 변신…동물들 ‘살맛나겠네’

물바람숲 2016.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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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38년만에 생태동물원으로
콘크리트 걷어내고 공간 2배로
동물 특성 고려한 수목도 심어
김승수 시장 “동물복지 실현”
00557042201_20160506.JPG » 동물의 생태환경에 맞도록 바뀐 전주동물원 호랑이·사자사의 모습을 김승수 전주시장(가운데)이 지난 3일 설명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동물이 슬픈 동물원에서 행복한 동물원으로.”

전북 전주동물원이 문을 연 지 38년 만에 생태동물원으로 변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인공시설물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동물들의 생태 특성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동물복지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전주동물원에서는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첫 단계로, 새로운 서식환경을 갖춘 호랑이·사자사에서 사자와 호랑이를 풀어주는 공개행사를 열었다.

전주시는 4억원의 예산을 들여 호랑이와 사자가 활동하는 공간을 넓히고 물웅덩이와 놀이기구 등을 설치했으며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수목을 심었다. 호랑이사에는 소나무·대나무·조릿대 등을, 사자사에는 초원을 재현하기 위해 잔디·사초·띠풀 등을 심었다. 또 열대기후에 사는 특성을 고려해 열이 나는 온열바위(인공바위)를 각각 설치했다. 새 보금자리에는 시베리아호랑이 가족 3마리, 사자 가족 3마리가 생활한다.

새 보금자리에서는 동물의 활동공간이 2배 이상 넓어졌다. 맹수가 좁은 공간에 갇혀 생활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맹수 탈출 방지를 위해 관람대와 떨어지도록 깊고 넓게 파놓았던 종전의 함정을 흙으로 메워 공간을 넓혔다. 대신 안전펜스와 유리관람대, 수목차폐(미관을 위해 철 프레임을 나무로 입힘)를 설치해 안전을 확보했다.

이런 변화는 단순 볼거리로만 여기던 동물들을 배려한 조처라고 전주시는 설명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생태동물원은 공약사업의 하나다.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동물원으로 변신을 계속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1978년 문을 연 전주동물원은 전체 면적 12만6천㎡로 한때 경기도 이남에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이 낡고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주시는 지난해 용역을 거쳐 생태동물원 조성계획을 세웠다. 2016~2018년 400억원을 투자해 ‘토종동물의 숲’(늑대·스라소니(시라소니)·고라니)과 ‘초식동물의 숲’(사슴·낙타·말) 등 주제별로 10개 서식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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