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수소차가 친환경차가 아닌 이유

이수경 2016. 05. 10
조회수 18379 추천수 0
수소와 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 따라 반환경일 수도
현재의 에너지 구조에서는 ‘원자력차’ ‘천연가스차’일 뿐

car0.jpg » 친환경 미래차로 전기차와 수소차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과연 친환경차인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왼쪽은 도요타의 양산형 수소차 미라이, 오른쪽은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엑스이다. 사진=도요타, 테슬라 모터스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가 내놓은 ‘모델3’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런 열풍을 타고 광주에 삼성 전기차 관련 사업을 유치하겠다는 다급한 총선용 공약까지 등장했다. 
 
신재생에너지 차에 대한 관심은 비단 전기차뿐 아니다. 현대차는 지지부진한 판매에도 수소차가 가져올 꿈같은 미래를 그리는 이미지 광고를 연일 내보내며 수소차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771616_20160210123036_565_0002.jpg » 2017년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2000만원대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사진=테슬라
 
이렇게 전기차나 수소차가 소비자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주행거리, 엔진성능, 가격 등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되어왔던 기술적 문제가 꽤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파리협정으로 대표되는 신기후체제가 시작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나라마다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었는데, 특별한 온실가스 감축수단이 없는 수송부문에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이미지를 내세운 수소와 전기차가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2020년 신기후체제에 대비하여 더욱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는 감축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정, 산업, 발전, 수송 등 각 부문별로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림 1. 2020년 부문별 온실가스 감축목표1)

ca1.jpg
 
* 2020년 로드맵 기준 7.69억톤 대비 총 2.31억톤(30%)을 감축하는 안 기준
 자료=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온실가스 감축목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면서 산업계의 입장이 지나치게 반영되어 가정부문과 수송부문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고 특히 수송부문은 2020년에 로드맵 대비 34.3%를 줄여야 해 가장 많은 감축목표를 떠안고 있는 분야이다. 정부는 수송부문의 이러한 감축목표를 연비개선과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 확대를 통해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2)
 
올해 초 환경부는 “전기차 8000대, 하이브리드차 3만 4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3000대, 수소차 71대 등 총 4만 1471대의 친환경차를 보급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전기차에 차량 보조금 1200만원, 완속충전기 설치비 400만원, 세금 400만원을 지원하고 또 수소차도 전기차에 준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전기차 맞춤 전기요금과 충전시설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3)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강화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것은 전기차나 수소차가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와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바이오연료가 초기에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라는 기대를 받았음에도 오히려 환경파괴와 식량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음을 되돌아본다면 전기차에 대한 지금의 열풍에 대해서도 침착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정부나 업계의 들뜬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과연 지속가능한 친환경차일까?
  
“수소, 우주의 75%, 그 무한한 수소로 자동차를 달리게 하다”

 

수소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대차의 광고 문구다. 무한한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소야말로 유한한 인류문명에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라는 매력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수소차가 우주에 있는 무한한 수소를 바로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건 산업이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수소에너지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간단히 말해서, 수소에너지는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 내거나, 원자력, 태양력, 풍력과 같은 다른 에너지를 사용해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결국 수소에너지는 화석연료나 원자력, 혹은 태양력, 풍력에너지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지속가능하거나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라 전기와 마찬가지로 수소를 만드는 원료 혹은 에너지원에 따라 반환경적이기도 유한하기도 한 2차 에너지일 뿐이다.4)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배출가스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운행 중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오존 등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차’라는 입장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특히 자동차와 같은 이동오염원에 의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오존으로 환경오염과 건강피해가 심각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기가스가 없는 전기자동차나 수증기만 배출하는 수소차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 1. 수도권지역 대기오염물질(NO2) 기여율5) 

ca2.jpg  
 
그러나 운행 중에 배출가스를 내뿜지 않는다고 해서 전기차와 수소차가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수소차와 전기차는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친환경적인 지속가능에너지로 만들 수도 있지만 화석연료, 석탄발전, 원자력과 같이 반환경적이고 유한한 에너지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의 에너지원인 수소에너지는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전기차의 에너지인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은 화석연료인 석탄(39%), LNG(22%)와 원자력(30%)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수소와 전기에너지는 화석연료이고 원자력발전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다.(표 2, 그림 2)
 
표 2. 2014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에너지원별

발전량(kWh)

비중(%)

합계

521,971

100

수력

7,819

1

석탄

203,446

39

유류

24,950

5

LNG

114,654

22

원자력

156,407

30

집단,신재생

14,695

3

* 통계청 에너지원별 발전량 참고로 재작성

그림 2. 2014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ca3.jpg
* 통계청 에너지원별 발전량 참고로 재작성
 
수소차와 전기차의 에너지를 태양광, 풍력과 같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공급하지 못한다면 친환경차는 기후변화를 대비할 수도 에너지 고갈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원자력과 석탄발전에 에너지를 의지하는 수소차와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대도시의 오염을 발전소가 있는 지역으로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는 대도시의 대기오염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은 물론이지만 인구 밀집이나 교통혼잡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책임도 없고 혜택도 누리지 못한 발전소 소재 지역에 떠넘기면서 친환경성을 말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05021245_R_0.jpg » 수소를 이용해 연료전지를 가동하는 현대자동차의 첫 양산 모델인 투산 수소차. 사진=현대자동차
 
환경부가 말하는 수소차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개발과 보급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수소차나 전기차가 친환경차가 되기 위해서는 에너지원도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친환경차 개발은 당연히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 확대보급 정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포스트 2020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전원믹스 강화”를 목표로 한다면서도 2014년 2.1%였던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량 비중을 2029년에 고작 4.6%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최하인데 정부는 2029년에도 여전히 꼴찌를 벗어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전기차는 2029년이 되어도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주목받고 있는 석탄발전과 사고의 위험으로 늘 주민을 불안하게 하는 원자력발전으로 달려야 할 모양이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대 없이 ‘친환경차’만 확대한다고 기후변화를 막아내고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전기차는 원자력차와 석탄차, 수소차는 천연가스차일 뿐이다.
 
이수경/ 환경과 공해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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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환경과 공해 연구회 환경운동가
전 환경과 공해연구회 회장. 1980년대부터 환경운동을 했으며 에너지 문제와 지역균형발전에 특히 관심이 많다.
이메일 : eprgsoo@gmail.com      
블로그 : http://00enthink.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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