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쥐, 뱀장어 모양 양서류…필리핀은 생물종 보고

조홍섭 2016. 10. 18
조회수 23250 추천수 0

고산지대서 신종 포유류 28종 등 발견 잇따라

민다나오 한 지역서만 양서·파충류 126종 확인


p2.jpg » 민다나오에 서식하는 도마뱀의 일종(Gonocephalus interruptus). 이 섬은 양서 파충류의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은 핫 스폿임이 밝혀졌다. Rafe M. Brown, <주키스>


필리핀은 반군 활동 등 불안한 정치 상황과 잦은 납치와 살인 사건으로 얼룩져 있지만 세계적인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다. 특히 필리핀의 고산지대는 소형 포유류와 양서·파충류의 핫 스폿임이 최근 일련의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 연구자들은 지난 12년 동안 필리핀 루손 섬의 소형 포유류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남한과 비슷한 10만㎢인 이 섬에는 2000년까지 박쥐를 빼고 28종의 육상 포유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새로 28종의 포유류가 발견돼 종 다양성은 곱절로 뛰었다.


p2_Larry Heaney, The Field Museum2.jpg » 루손 섬에서 신종으로 발견된 쥐. 매우 긴 수염이 특징으로 고산지대 나무위에 산다. Larry Heaney, The Field Museum


연구자들은 조사 결과를 과학저널 <생물지리학 프런티어> 7월 14일 치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흔히 열대우림이 있는 열대 저지대의 생물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열대 산악지역의 생물다양성도 그에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새로 발견된 소형 포유류는 대부분 산 또 산맥 하나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존의 포유류와 이번에 발견된 포유류 대부분이 나무에 서식하는 ‘구름쥐’이거나 ‘지렁이생쥐’ 부류인 것으로 드러나, 애초 한두 종이 산악지대에서 고립돼 다른 종으로 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p1_Larry Heaney, The Field Museum.jpg » 루손 섬 산악지대 숲의 모습. 열대 저지대 못지않게 높은 생물다양성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Larry Heaney, The Field Museum


일반적으로 대양 섬에서 종의 고립과 분화가 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로 열대 고산지대 또한 ‘하늘 섬’처럼 비슷한 생태적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 참여한 스콧 스테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소형 포유류는 언제나 발견되고 있지만 섬 하나에서 신종 28종이, 그것도 과거나 연구가 많이 이뤄진 곳에서 발견되는 일은 예상을 넘은 일”이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한편, 필리핀 남부의 민다나오 섬에서도 놀라운 수의 양서·파충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과 필리핀 연구자들은 지난 5년 동안 민다나오 북동부 카라가 지역의 산악지역을 조사한 결과 126종의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과학저널 <주키스> 18일 치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이 지역에서 40종류의 개구리, 한 종의 다리 없는 뱀장어처럼 생긴 양서류인 캐실리언, 49종의 도마뱀, 35종의 뱀, 한 종의 거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p1.jpg » 민다나오에 서식하는 뱀장어처럼 생긴 독특한 양서류(Ichthyophis mindanaoensis). Rafe M. Brown, <주키스>


p4-1.jpg » 민다나오에 서식하는 뱀의 일종(Oligodon maculatus). Rafe M. Brown, <주키스>


p3.jpg » 다리 사이의 피막을 이용해 나무 사이를 활공하는 도마뱀의 일종(Draco bimaculatus). Rafe M. Brown, <주키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Lawrence R. Heaney et. al., Doubling diversity: a cautionary tale of previously unsuspected

mammalian diversity on a tropical oceanic island, Frontiers of Biogeography 8.2, e29667, 2016, http://escholarship.org/uc/item/5qm701p2


Marites Sanguila et. al., The amphibians and reptiles of Mindanao Island, southern Philippines, II: 

the herpetofauna of northeast Mindanao and adjacent islands, ZooKeys 624: 1-132 (17 Oct 2016), doi: 10.3897/zookeys.624.9814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하루 450㎏ 먹는 코끼리, 기후변화 줄이는 ‘착한 식성’하루 450㎏ 먹는 코끼리, 기후변화 줄이는 ‘착한 식성’

    조홍섭 | 2019. 07. 19

    콩고분지 둥근귀코끼리, 작은 나무 먹어치워 크고 조밀한 나무 늘려적도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콩고분지는 지구에서 두 번째로 큰 훼손되지 않은 열대우림이 보존된 곳이다. 이곳에는 사바나에 사는 아프리카코끼리와 종이 다른 둥근귀코끼리가 산다....

  • 수도권은 개발 부작용 걱정, 지역은 소멸 걱정수도권은 개발 부작용 걱정, 지역은 소멸 걱정

    이수경 | 2019. 07. 15

    수도권 교통혼잡비용만 연 30조, 지역 읍면동 43%가 소멸 위험우리나라의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2017년 현재 5136만명인 인구가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7년에는 1982년 수준인 3929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 헤드뱅잉하는 앵무새 스노볼, 음악 맞춰 14개 즉흥 댄스까지헤드뱅잉하는 앵무새 스노볼, 음악 맞춰 14개 즉흥 댄스까지

    조홍섭 | 2019. 07. 12

    춤추는 앵무 ‘스노볼’ 고개 까닥이고 발 들고, 헤드뱅잉까지 창의적 춤 동작 개발     앵무새는 까마귀와 함께 새들 가운데는 물론 영장류와 견줄 만큼 똑똑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앵무새가 다른 비인간 동물을 제치고 사람과 비슷한 ...

  • 야생동물은 포식자보다 등산객이 더 무섭다야생동물은 포식자보다 등산객이 더 무섭다

    조홍섭 | 2019. 07. 11

    백두대간 등산로 첫 무인카메라 조사 밤·낮 없는 등산객, 서식지 교란에 사람 지나간 뒤 하루만에 나오기도       백두대간 등산로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하면 어떤 동물이 찍힐까. 가장 많이 등장한 동물은 당연히 야생동물보다 3배 많은 ...

  • '뻐꾹∼'과 '뻐뻐꾹∼'의 차이 암컷에 달렸다'뻐꾹∼'과 '뻐뻐꾹∼'의 차이 암컷에 달렸다

    조홍섭 | 2019. 07. 10

    발성 실패 아닌 주변 암컷 소리에 대한 반응     뻐꾸기가 ‘뻐꾹∼뻐꾹∼뻐꾹∼’이란 단조로운 노래만 하는 건 아니다. 수컷은 ‘뻐뻐꾹∼’이란 변주도 하고,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암컷도 크고 독특한 소리로 ‘뽀뽀뽀뽀뽀뽀뽁∼’하고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