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최상위 포식자는 눈 밝은 원시 새우였다, 길이 1m짜리

조홍섭 2011. 12. 08
조회수 239959 추천수 0

호주 남부서 아노말로카리스 선명한 겹눈 화석 발견, <네이처> 보고

현생 곤충보다 뛰어난 시력, 시각정보 처리할 두뇌도 발달했을 듯

 

Anomalocaris_reconstruction%20REDUCED.jpg

▲5억년 전 바다를 주름잡던 아노말로카리스 상상도. 이번에 겹눈 화석이 발견됐다. 사진=카트리나 케니, 아델레이드 대.

 

단세포 생물의 오랜 시대가 지나고 약 5억년 전 고생대 캠브리아기 바다에는 삽엽충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등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상위의 포식자는 '괴상한 새우'란 뜻의 아노말로카리스였다.

 

길이가 1m나 되는 이 절지동물의 조상은 가시가 난 두 개의 앞발과 톱니 같은 입으로 고대 바다를 군림했다. 이 동물에게 물린 흔적이 생생한 삼엽충의 화석이나 배설물 속에 들어있는 삼엽충 조각 등을 통해 아노말로카리스가 당시의 포식동물임이 드러났다.

 

이제까지의 화석을 통해 이 고대 포식자는 겹눈을 지녔다고 추정됐다. 삼엽충도 겹눈을 지녔다. 그러나 겹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단안을 셀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전된 아노말로카리스의 화석이 발견됐다.

 

Anomalocaris_eye.jpg

▲새로 발견된 아노말로카리스 화석. 오른쪽이 겹눈 부위의 확대 모습. 사진=존 패터슨, 뉴잉글랜드 대. 

 

존 패터슨 오스트레일리아 뉴잉글랜드대 고생물학자 등 연구진은 8일치 <네이처>에 이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이 논문을 보면, 아노말로카리스는 무려 1만 6000개의 렌즈로 이뤄진 겹눈을 가졌다.

 

개미가 1000개 이하, 집파리의 겹눈이 3200개의 렌즈로 구성돼 있는 데 견주면 놀라운 수치이다. <네이처 뉴스>는 "이 발견으로 아노말로카리스가 현생의 곤충과 갑각류 상당수보다 뛰어난 시력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절지동물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시력을 갖춘 잠자리의 겹눈은 2만 8000개의 렌즈로 이뤄져 있으나, 잠자리는 절지동물 가운데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

 

날카로운 시력은 뛰어난 사냥꾼의 필수 조건이다. 또 두뇌가 발달했음을 시사하기도 한다. 콘웨이 모리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고생물학자는 <네이처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도의 시력 능력을 보유한 생물은 그렇게 얻은 시각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발달된 두뇌를 지녔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의 원문 정보

Acute vision in the giant Cambrian predator Anomalocaris and the origin of compound eyes
John R. Paterson,Diego C. García-Bellido, Michael S. Y. Lee, Glenn A. Brock, James B. Jago, & Gregory D. Edgecombe
Nature Volume: 480, Pages: 237–240 Date published: (08 December 2011)
DOI: doi:10.1038/nature1068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평생 한 번 보기 힘든 희귀 나그네새 검은뺨딱새

    윤순영 | 2019. 06. 11

    잠깐 마주쳤던 기억만 남기고 훌쩍 날아가검은뺨딱새는 1987년 5월 대청도에서 1개체가 처음으로 확인된 이후 1988년 대청도, 2004년 어청도, 2005년 소청도, 2006년에는 전남 홍도에서 관찰됐다. 기록이 손꼽을 만큼만 있는 희귀한 새다. 지난 ...

  • 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오렌지빛 가슴의 나르키소스, 황금새를 만나다

    윤순영 | 2019. 05. 13

    어청도 찾은 희귀 나그네새…사람 두려워 않는 앙징맞은 새황금은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물질이다. 밝은 황색 광택을 내고 변색하거나 부식되지 않아 높게 치는 금속 가운데 하나다.이름에 황금을 올린 새가 있다. 월동지와 번식지를 오가면서 ...

  • “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날개가 투명한 나비 보셨나요?”

    조홍섭 | 2019. 03. 12

    안데스 운무림서 촬영…포식자 회피 추정하지만 생태는 수수께끼날개를 통해 배경이 선명하게 보이는 투명한 나비가 중앙·남 아메리카에 산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 나비 사진이 2018년 생태학자들이 찍은 ‘올해의 사진’으로 뽑혔다.과학기술과 의학...

  • 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개구리 잡고, 딱정벌레 잡고…더워도 호반새는 지치지 않았다

    윤순영 | 2018. 08. 03

    [윤순영의 자연관찰 일기]불에 달군 듯 붉은 부리의 여름철새, 7월말 번식개구리, 도마뱀, 딱정벌레 이어 마지막 잔치는 뱀 40도를 육박하는 엄청난 폭염이 찾아왔다.&...

  • 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새끼가 76마리? 어느 비오리 엄마의 ‘극한 육아’

    조홍섭 | 2018. 07. 26

    미국 미네소타 호수서 조류 사진가 촬영남의 알 받은 데다 이웃 새끼 입양한 듯 “새끼를 몇 마리 입양한 비오리 같네요”지난달 23일 미국인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인 브렌트 시제크는 미네소타주 베미지 호수에서 촬영한 사진을 사회관계망 서비스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