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2011년 다 내려놓더라도 지켜야 할 딱 하나, 희망

김성호 201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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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싸늘하게 식어 아무리 무거워 졌더라도

시간을 거스르는 법이 없는 새처럼 다시 시작

 

이제 종이 위에 ‘2011년’이라고 적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1년의 첫 해가 떠올라도 그 해가 오늘과 다른 해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한 시간의 한 토막이 끝나는 것이기에 잠시 지난 한 해를 돌이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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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미

 

고쳐서 다시 주워 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헐거워진 진지함, 쉽게 잊었던 세상과 나 자신과의 약속, 체념과 타성 속의 자족입니다.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누구를 모질게 미워했던 마음, 스스로 키운 세상을 향한 원망, 혼자만 외롭고 힘겹다 여겼던 기억, 필요한 만큼 보다 무거워진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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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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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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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고니lafs08.jpg

▲ 흑두루미

 

하지만 다 내려놓더라도 하나만은 내려놓지 않으려 합니다. 희망입니다. 지금은 싸늘하게 식어 아무리 무거워 졌더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다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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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새

lafs10.JPG▲ 재두루미

 

한 해 동안 <물바람숲>을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새해에도 자연과 더불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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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서남대 생명과학과 교수
서남대 생명과학과 교수. <큰오색딱따구리 육아일기><동고비와 함께한 80일><까막딱따구리의 숲>의 저자로서 새가 둥지를 틀고 어린 새들을 키워내는 번식일정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인내로 세세히 기록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만난 생명들의 20년 이야기를 담은 생태에세이 <나의 생명수업>을 펴냈다.
이메일 : genexp@cho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phil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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