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서 낙동강까지, 열목어 대이동의 비밀

조홍섭 2017. 04. 10
조회수 16154 추천수 0
빙하기 시베리아서 남하, 아무르강 거쳐 2만년 전 한반도로
최남단 서식지 낙동강 상류에 고유 집단 잔존 가능성 커

52073_23297.jpg_M800.jpg » 내린천의 최상류인 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 칡소폭포에서 산란기를 맞은 열목어가 폭포를 거슬러 뛰어오르고 있다. 조홍섭 기자

북극해서 놀던 ‘시베리아 연어’

한강과 낙동강 최상류 찬 개울에는 커다란 육식성 민물고기가 산다. 한여름에도 손이 저릴 만큼 차고 산소가 풍부한 여울과 함께 겨울에는 추위를 피할 큰 소가 있는 계류에만 사는 열목어가 그 주인공이다.

산란기에 폭포를 뛰어오르는 장관을 연출하는 열목어는 한반도의 대표적 연어과 물고기이다. 또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는 법정 보호종이자 일부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열목어는 한반도만의 물고기는 아니다. 열목어는 ‘시베리아 연어’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10대 강 가운데 4개가 시베리아에 있는데, 열목어는 그 4개 강인 오브, 레나, 예니세이, 아무르 강 모두에 서식한다. 그리고 한반도는 열목어가 사는 지구상 가장 남쪽 지역이다.

형태분포.jpg » 세계의 열목어 분포 지역. 회색은 주둥이가 뾰족한 계통, 빗금은 뭉툭한 계통, 한반도와 중국은 불명으로 분류돼 있다. 프로우피 외 (2008)

바다에 살다 산란기에 하천으로 소상하는 연어과 어류가 어떻게 하천 최상류에 살게 됐을까. 또 북극해로 흐르는 시베리아의 큰 강이 주 서식지인 열목어가 어떻게 한반도 낙동강 최상류 계곡에까지 내려오게 됐을까. 

먼저 북극해에서 자라 그리로 흘러들던 차가운 강을 거슬러 올라 산란하던 옛 열목어가 육지에 갇힌 것은 빙하기 때문이란 설명이 정설이다. 극지가 얼어붙으면서 강물이 더는 북극해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내륙에 갇혀 거대한 빙하호와 습지대를 형성했고 육봉형 연어인 열목어가 탄생했다. 

빙하기 열목어는 얼지 않은 하천 남쪽의 계곡과 호수를 피난처 삼아 살아남았고 간빙기 때는 다시 북상하거나 고산 계곡으로 거슬러 올랐다. 열목어가 시베리아 중부와 동부에 널리 분포하지만 동시에 동북아의 아무르강과 연해주, 한반도, 중국 황하 상류 등에도 분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뾰족 주둥이와 뭉툭 주둥이

형태.jpg » 주둥이 형태로 본 열목어 계통. 오른쪽은 계통별 서식지와 유전적 거리를 나타낸다. 푸로우피 외 (2008)

열목어는 방대한 시베리아에서 여러 차례 이동을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주둥이가 뾰족한 집단과 뭉툭한 집단 2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한 집단이 고립돼 나머지 집단과 오랜 기간 격리되면서 유전적인 차이가 나타난 결과였다. 

그러나 복잡한 지형과 거듭된 빙하기와 간빙기의 부침에 따라 이들 두 집단이 오랜 세월에 걸쳐 이동을 거듭한 결과 열목어의 분포지역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엘사 프로우피 포르투갈 포르토대 생물학자 등 국제연구진은 2007년 과학저널 <비엠시 진화생물학>에 실린 논문에서 주둥이가 뾰족한 열목어는 주로 시베리아 서쪽과 북쪽 하천에 분포하는 반면 뭉툭한 종류는 남동쪽 아무르강 유역에 주로 분포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뭉툭한 집단이 뾰족한 집단 중간에 섬처럼 분포하는 곳도 바이칼호 북동쪽 등 여럿 있다.

모든 지역 열목어의 유전자와 형태를 분석한 이 연구에서 한반도와 중국 황하 상류의 열목어 집단은 특이해서 어느 쪽 유형인지 분류가 곤란하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한반도와 황하 집단이 단지 북쪽 시베리아에서 남하한 것이 아니라 남방 확산에 더해 이전에 남하해 고립된 집단이 장기간 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크기변환_DSC_6488.jpg » 홍천 칡소폭포 전경. 한반도에서 하천의 최상류에만 사는 열목어는 사실상 섬처럼 고립돼 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민물고기는 한 물줄기에 섬처럼 고립된 생물이다. 바다와 산으로 차단돼 있어 다른 물줄기의 민물고기가 서로 만나 짝짓기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열목어는 어떻게 유역이 전혀 다른 강에 서식하게 됐을까. 

그 비밀을 알려면 지난 수천만 년 동안의 지각변동 과정을 더듬어야 한다. 땅이 솟아 새 강이 만들어지고, 기존 강물의 유로가 사라지거나 바뀌고, 하류가 상류가 되는 하천의 격변 속에 열목어 분포의 비밀이 숨어 있다.

북한보다 중국 열목어와 가까워

Kmusser_Amurrivermap-s.jpg » 세계에서 10번째로 긴 아무르강. 방대한 유역에서 기후와 지각변동으로 유로변경을 일으켜 열목어가 확산했다. Kmusser, 위키미디어 코먼스

한반도 주변의 열목어 서식지를 살펴보자. 동아시아에서 열목어의 주 서식지는 아무르강 유역이다. 세계에서 10번째로 긴 4444㎞ 길이의 아무르강은 중국과 러시아의 국경을 이루며 두 나라에 광범한 유역을 형성한다.

한반도와 황하의 열목어는 빙하기 때 같은 강의 다른 지류에 살았다. 해수면이 지금보다 120~150m 낮았던 빙하기 동안 서해 쪽으로 흐르던 황하, 한강, 낙동강 등은 거대한 고황하의 지류를 이루어 제주도 남서쪽, 동중국해 북쪽의 하구를 통해 태평양으로 흘렀다. 

고황하.jpg

한반도 서부와 중국 동부의 어종이 비슷한 것은 이처럼 같은 고황하 유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아무르강의 열목어가 고황하로 옮겨왔을까. 빙하기 때 북극해로 흘러들던큰 강의 하구가 얼어 막히자 상류에는 커다란 호수와 습지가 생겼고, 열목어는 남쪽, 곧 하천의 상류 쪽으로 이동했다. 이때 북극해로 흐르던 시베리아 큰 강의 열목어는 동해로 흐르는 아무르강으로 이동했다. 두 강의 상류는 인접해 있다. 

샤잉제 중국 런민대 생물학자 등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 황하와 아무르강(흑룡강) 지류 열목어의 유전자를 분석한 2006년 <동물학 연구> 계통분류학 논문을 보면, 빙하기 때 고아무르강으로 확산한 열목어는 이후 여러 차례의 지각변동을 거치면서 한반도 등 동아시아의 여러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히말라야 솟은 것도 영향

고황하의 가장 북쪽 지류는 헤이룽장성에 위치한 
넨강으로 당시에는 발해만으로 흘러들었다. 그런데 약 200만년 전 만주에는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인도-호주판이 5000만~7000만년 전부터 유라시아판과 충돌해 히말라야-티벳 고원을 만든 힘이 동아시아에 미쳤고 일본 옆에서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드는 태평양판의 힘과 맞물려 지각이 융기하는 현상을 빚었다. 

그 결과 두만강에서 북서쪽으로 직선을 그은 것 같은 대규모 산맥인 소흥안령 산맥이 솟았다. 이를 계기로 아무르강의 열목어와 넨강을 통해 고황하 유역으로 이동한 열목어는 분리됐다(넨강은 소흥안령 산맥에 막혀 유로를 변경해 현재는 아무르강의 지류가 됐다). 

중국 동북부 물줄기2.jpg » 황해로 흐르는 하천과 아무르강의 상류가 복잡하게 얽힌 중국 동북부 하천망 모습. 열목어가 고 황하로 이동하는 조건이 됐다.

지각변동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50만년 전에는 고황하 유역으로부터 백두산 유역이 격리됐다. 아마도 백두산의 화산활동이나 지각 융기로 유로가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 압록강과 두만강은 하나의 강으로 동해로 흘러들었고, 고아무르강 유역에서 열목어가 이동해 왔다.

120만년 전에는 백두산의 분화로 인해 압록강의 유로가 바뀌는 격변이 일어났다. 동해로 흐르던 압록강은 중간에 솟아오른 화산 때문에 유로를 서쪽으로 틀어 서해로 흘러가게 됐다. 연구자들은 ‘분자 시계’로 측정한 열목어 유전자의 돌연변이 정도가 이런 지질학적 변동시기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한반도의 열목어는 대륙 충돌과 빙하기와 간빙기 도래, 화산 폭발, 하천의 쟁탈과 유로변경 등 장구한 세월에 걸친 지질학적 격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들의 유전자를 분석하면 그런 자연사의 흔적이 드러난다.

자연유산 눈감은 마구잡이 이식

크기변환_DSC_8666.jpg » 폭포를 힘차게 차오르는 열목어. 한반도의 열목어는 자연유산의 가치를 지니지만 서식지 훼손과 남획, 무분별한 이식이 계속돼 왔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장지은 상지대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생 등 우리나라 연구진은 과학저널 <보전 유전학> 3월14일치에 실린 논문에서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9개 집단의 열목어를 대상으로 유전다양성과 유전 구조를 상세히 분석했다. 

그 결과 약 2만년 전 빙하기를 피해 한반도로 들어온 열목어는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아 멸종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한의 열목어는 두만강과 압록강의 열목어보다는 중국 황하 상류의 열목어와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지역별 유전적 차이를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열목어를 이식하면서 각 지역의 유전적 독창성을 훼손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열목어는 조사한 9개 집단 가운데 5개 집단이 단일한 유전자형(haplotype)일 만큼 유전적으로 단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혁제 상지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같은 연어과의 다른 어종인 산천어가 2~15개의 유전자형인데 견줘 이번에 연구한 열목어는 지역 당 1~2개였다”고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한반도가 열목어의 빙하기 피난처 구실을 하면서 애초 적은 수가 내려와 ‘유전적 병목현상’을 빚었고 근친교배로 인해 유전다양성이 줄었을 것으로 보았다. 유전다양성이 낮으면 적응능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환경변화와 새로운 질병 등에 의해 지역적 멸종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도 광산 개발과 고랭지 밭 확산 등 서식지 훼손이 계속돼 왔고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냉수성 어종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유전적으로 구별되는 다른 지역 열목어를 풀어놓는 행태가 최근까지도 벌어지고 있다.

1980년대부터 과거 서식지였던 낙동강 상류의 경북 봉화, 강원 태백과 남한강 상류인 강원도 정선에 열목어를 지자체 중심으로 방류했다. 이런 무분별한 방류는 유전적 교란의 폐해가 알려진 최근에도 계속됐다. 1999년엔 과거 열목어 서식 기록이 없는 치악산에, 2012년엔 강원도 평창에 2000마리를 방류했다. 대부분의 경우 방류한 열목어가 어느 지역 것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정선의 정암사 일대와 경북 봉화의 백천은 열목어의 세계 최남단 서식지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낙동강 토착 열목어는 살아있었다?

김봉규.JPG » 빙하기 유산인 열목어는 개체의 보전 못지않게 그 지역에 특화된 고유한 유전적 특성까지 보전해야 한다. 김봉규 기자

이번 연구에서 복원된 정선의 열목어는 기원이 복잡해, 북한강의 인제와 낙동강의 태백, 봉화 등에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낙동강 상류인 경북 봉화는 최남단 서식지인데 열목어가 사라졌다며 강원도 홍천과 출처 미상의 열목어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3차례에 걸쳐 복원한 곳이다. 

흥미롭게도 이곳에서는 홍천 계열의 열목어 흔적은 타나나지 않았다. 혹시 멸종하지 않고 계곡 고유의 열목어가 남아있던 것은 아닐까. 이혁제 교수는 “낙동강 수계인 태백과 봉화의 열목어가 고유한 유전적 구성이 나타나 이 수계에 멸종하지 않은 고유 유전적 계통이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아직 고유 열목어가 사라지지 않았는데 엉뚱한 지역의 열목어를 풀어놓았고, 불행 중 다행으로 고유의 유전형질은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치악산과 평창에 풀어놓은 열목어는 홍천 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천의 환경에 적응해 분화한 열목어가 다른 하천에 유입된다면 그곳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유전적 독창성은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교수는 “(유전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최근의 열목어 이식은 오랜 기간 동안의 개체군 유지 및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단지 개체수의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전적 구조를 간섭하지 않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남한의 열목어는 같은 고 황하의 물줄기였던 황하 상류의 열목어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압록강과 두만강 열목어는 고 아무르강의 지류였기 때문에 남한보다는 시베리아의 열목어와 더 가까웠다. 그렇다면 대동강이나 청천강 등 서해로 흐르는 북한의 강은 어떨까. 이 교수는 “고 황하와 같은 물줄기여서 남한의 열목어와 같은 계통으로 추정되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잔존 집단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난 낙동강 최상류의 열목어 집단이 세계 열목어 분포의 남한계지로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논문 '남쪽 분포 한계지 열목어의 유전다양성 및 유전 구조' 교신저자 
이혁재 상지대 교수와의 이메일 인터뷰 전문

-연구 결과 남한 열목어의 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느 정도로 낮은지 다른 어류의 사례와 견줘어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요.

● 같은 연어과에 속하는 다른 어종인 연어(chum salmon; Oncorhynchus keta)  및 산천어(masu salmon; Oncorhynchus masou)와 비교해서 말씀드리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경우, 지역 당 2~15개의 유전자형(haplotype)이 관찰된 바 있습니다(Kim et al. 2007; 윤 등 2013). 하지만 저희 열목어 결과에서는 지역 당 1~2개의 유전자형이 조사되었을 뿐만 아니라 핵 마이크로세틀라이트 대립유전자 풍부도가 저희 연구진이 조사한 다른 국내 담수 어종(예: 둑중개, 한둑중개)에 비해서 낮게 관찰되었습니다. 

-유전자형3이 남한 열목어에서 가장 흔하고 북한강과 남한강, 낙동강 모두에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결과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전적으로 열목어 이식의 영향이 아니라면 한때 이들 3개 강의 상류 서식지가 서로 연결돼 있었다는 뜻일까요.

● 그러한 시나리오가 가능할 경우는 아마도 대략 2만 년 전 마지막 최대 빙하기(LGM; Last Glacial Maximum)의 영향에 의해 피난처 역할을 했던 한반도로 남하했던 열목어 개체군이 빙하기 이후 북상하면서 공통의 유전자형이 서로 다른 유역에 현재까지 잔존했을 가능성으로 추정됩니다.

-남한 열목어가 북한이나 러시아 것보다 중국 것에 가깝다는 결론을 얻으셨는데요. 남한과 북한이 거리가 가까운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요. 

● 이것은 아마도 논문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홍적세(Pleistocene epoch) 빙하시기 무렵에 우리나라 서쪽과 남쪽으로 흐르는 수계와 중국 고 황하 수계가 연결되어 있어 남한 열목어 집단이 고 아무르강 수계인 북한과 러시아 집단보다 중국 황하강 집단이 진화적으로 더 가깝게 나타난 것으로 사료되고, Froufe et al. (2008) 논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논문에서 북한의 열목어는 압록강과 두만강에서 채집한 개체인 것 같은데, 둘 다 고 아무르강에 속한다고 보면, 대동강이나 청천강 등 서해로 흐르는 북한의 다른 강 열목어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황하 계열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북한 서해로 흐르는 강에 서식하는 열목어 집단은 고 황하 수계와 동일한 계통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 후 조사가 따라야 더 정확한 결론에 이룰 수 있습니다.

-황하 유역의 열목어는 어디서 기원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북극으로 흐르는 큰강에 주로 분포하는 열목어 가운데 유독 한국과 중국 집단이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고 황하에 살게 된 것이 흥미롭습니다. 논문에서 인용하신 Froufe(2008)를 보니 주둥이가 뾰족한 열목어와 뭉툭한 열목어의 분포 범위가 이번 논문과 다르게 표기돼 있습니다. 한국, 중국은 아예 '불확실'하다고 돼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데이터가 없기 때문인 것 같은데. Froufe 논문 이후에 새로 밝혀진 것이 있는지요.

● 황화 유역의 열목어 기원을 저희 연구 결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고 따라서 추가적인 계통 유연관계 분석이 필요합니다. 형태와 관련해서는 저희 연구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한국과 중국 황하 수계에 서식하는 열목어 집단의 주둥이 형태 분석은 실시된 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열목어의 경우 사진 상으로 뭉툭한 형태와 더 유사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전적 관점에서는 뾰족한 열목어 계통으로부터 분화한 것으로 저희 결과와 Froufe et al. (2008) 논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후 몽골 또는 러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주둥이가 뾰족하고 뭉툭한 열목어 개체와 우리나라 개체를 함께 기하형태학적 정량 분석을 수행하여 정확한 판단을 하고자 저희 연구진에서 수행 예정입니다.

-같은 종이라도 유전적 차이가 있으면 함부로 풀어놓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이후인 최근까지 당국이 열목어를 마구 이식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요.

● 국외 다수의 담수어류 종 대상 연구사례를 보면 유전적 차이가 큰 집단을 이용하여 이식할 경우 많은 생태·유전적 부작용(예시: outbreeding depression; 이계 교배 기능 저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어 왔는데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중요성이 부각되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열목어 복원 방향은 최근에 급격하게 감소하여 국지적 멸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개체 수 증가에 중점을 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오랜 기간 동안의 개체군 유지 및 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는 것으로 해외 많은 연구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저희 논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단지 개체수의 증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유전적 구조를 간섭하지 않는 방향이 바람직하리라 사료됩니다. 

-2012년 국립생물자원관이 발간한 <주요 생물자원의 유전자 분석 연구>를 보면, 열목어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번 연구와 연구방법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요. 이 연구에서는 봉화 지역에서 다른 곳에 없는 독특한 유전자형이 존재했다며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처 멸종하지 않은 열목어가 있었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견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 2012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DNA control region 하나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이고, 저희 연구진의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DNA control region 유전자를 포함하여 핵 DNA 마이크로세틀라이트 8개 유전자를 분석하였고, 전체 채집 지역 당 개체 수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에서 제시한 유전자형은 봉화뿐 아니라 육송에서도 관찰되는 낙동강 수계 고유 유전적 변이로 사료되고, 저희 연구 마이크로세틀라이트 분석 결과에서도 낙동강 수계 서식 집단(태백, 봉화)은 고유한 유전적 구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낙동강 수계에 멸종하지 않은 고유 유전적 계통이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i Eun Jang et al, Genetic diversity and genetic structure of the endangered Manchurian trout, Brachymystax lenok tsinlingensis, at its
southern range margin: conservation implications for future restoration, Conserv Genet  DOI 10.1007/s10592-017-0953-7

Elsa Froufe et al, The evolutionary history of sharp- and blunt-snouted lenok(Brachymystax lenok (Pallas, 1773))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paleo-hydrological history of Siberia, BMC Evolutionary Biology 2008, 8:40 doi:10.1186/1471-2148-8-40

Ying-Zhe Xia et al, Phylogeographic Structure of Lenok (Brachymystax lenok Pallas) (Salmoninae, Salmonidae) Populations in Water Systems of Eastern China, Inferred from Mitochondrial DNA Sequences, Zoological Studies 45(2): 190-200 (2006)

조홍섭/ 언론인, 자연작가 ecothink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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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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