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미세먼지, 모르는 게 많아 더 무섭다

이동수 2017. 05.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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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영향 조기 사망 연 7천명 연구결과, 국내 배출도 정확히 모르니 불확실
느슨한 환경기준,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는 암 발생 위험 있는 ‘보통’ 수준

05749965_P_0.JPG » 미세먼지가 심했던 4월9일 오전 서울 남산에 오른 시민이 미세먼지에 대비해 마스크를 쓰고 도심을 내려다 보고 있다.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안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요즘 미세먼지(공기역학적 지름이 10 μm 이하인 입자)가 기승을 부린다. 우선 건강에 지극히 안 좋다 하니 걱정이고, 좋은 봄날씨에 밖에 나가거나 집에서 창문을 여는 것도 조심스러우니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준다. 미세먼지는 어디서 발생하고 얼마나 건강에 안 좋은지 등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지만 아직도 분명한 답을 얻지 못하는 의문들이 매우 많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먼지와 미세먼지는 크기 말고도 질적으로 무슨 차이가 있는지, 겉보기엔 같은 미세먼지라 하더라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질적으로 어떻게 다르고, 건강영향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더욱 적다. 이런 여러 궁금증의 해소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짚어 보고자 한다.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건 역시, 미세먼지의 건강영향이다. 미세먼지 하면 우리는 보통 상식적으로 호흡기 질환을 떠올리지만 그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우선 미세먼지는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1) 1급 발암물질이란 사람에게 암을 유발시킨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미세먼지는 다양한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과 사망을 초래하는 것이 확실하며, 미세먼지에 일주일 이상 노출 될 경우 추가적으로 생식이나 발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돌연변이나 유전독성을 보일 수도 있다.2)
      
미세먼지 중에서도 초미세먼지(공기역학적 지름이 2.5 μm 이하인 입자, PM2.5)의 영향이 더 강하고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대기질 기준도 미세먼지(PM10)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를 따로 둔다. 미세먼지가 몸에 해로운 까닭의 하나는 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우리 몸의 방어체계를 피해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크기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크기에 따라 정의하고 규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러나 크기가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같은 크기라 하더라도 먼지를 이루는 화학적 성분에 따라 유해성이 달라진다. 모래에서 유래한 미세먼지와 디젤차량의 배기가스에서 나온 미세먼지의 독성은 매우 다르다. 따라서 미세먼지의 성분에 따른 건강영향의 차이를 평가하는 연구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강영향의 주요 원인이 되는 성분과 그 배출원을 알면 좀 더 표적을 좁혀 분명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05763685_P_0.JPG »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미세먼지가 미처 잦아들기도 전에 또다른 대기오염물질인 오존이 덮쳐 오고 있다. 2일 오후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하늘이 미세먼지 등으로 뿌옇게 흐려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미세먼지 성분에 대한 그 동안의 주요 조사결과를 요약하자면 전 세계에 걸쳐 공통적으로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염, 유기탄소, 원소탄소, 규소, 나트륨이온 등 7~8종의 성분이 거의 70~90%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조성은 규소, 알루미늄, 칼슘 등이 주성분인 흙먼지와는 달리 대부분 산업과 소비활동에서 배출되는 것으로서 미세먼지의 주 배출원이 인위적인 것임을 보여 준다. 
      
물론 이들 각 성분의 미세먼지 내 함량은 장소마다 다르고 같은 장소에서도 시기에 따라 변한다.3) 이들 소수의 주성분 이외에도 50여종 이상의 미량성분이 보고되어 있다. 모든 성분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중금속과 같이 함량이 작다고 건강영향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성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존의 여러 연구는 미세먼지 중 특정 성분의 함량이 응급실 방문자 수, 입원환자의 수, 호흡기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암 발생, 질환의 생체지표, 기대수명 등 대단히 다양한 질병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4) 건강상 악영향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종종 나타난 주요 미세먼지 성분은 황산염, 암모늄염, 나트륨이온, 유기탄소, 원소탄소 등이며, 미량 성분으로는 니켈, 바나듐, 아연, 구리, 철 등 주로 중금속이 조사됐다. 예를 들어 초미세먼지(PM2.5)의 가장 흔한 성분인 황산염은 위에서 언급한 여러 증상들 이외에 뇌졸중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으며5), 미량 중금속인 바나듐과 니켈은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질환으로 인한 입원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6)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커지자 우리는 일상에서 자주 예보서비스에 기대게 된다(에어코리아나 모바일 앱 ’우리동네 대기질’ 등). 보통 미세먼지 예보의 내용은 크게 4등급(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요약된다. 이 등급이 가지는 건강상의 의미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기준과 국제보건기구의 기준을 비교하면 좀 더 잘 알 수 있다. 
  
표 1에 정리한 바와 같이 국제보건기구는 미세먼지(PM10)과 초미세먼지(PM2.5) 두 가지에 대해 기준을 두고 있으며, 각각은 또 24시간 기준치와 연평균 기준치가 있어서 총 4 가지의 기준치가 있는 셈이다. 이 중 매일 매일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아무래도 초미세먼지(PM2.5)의 24시간 기준치이다. 
      
“어느 날 어느 장소”의 초미세먼지(PM2.5)가 0~15 μg/m3 이하의 수준이라면 우리나라 예보 기준에서는 ”좋음”이다. 초미세먼지(PM2.5)의 24시간 국제보건기구 기준치는 25 μg/m3 이므로 “어느 날 어느 장소”의 “좋음“은 국제보건기구 기준치도 만족시키므로 ”좋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초미세먼지(PM2.5)가 ”보통“의 경우(16~50 μg/m3)에는 국내 24시간 기준치(50 μg/m3)는 만족시키나 국제보건기구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미세먼지(PM10)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즉, 우리나라 기준에서만 ”좋음“이지 국제보건기구의 기준으로는 ”좋지 않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국제보건기구의 기준이 미세먼지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되지 않는 수준을 의미하므로 이에 따르면 우리는 ”좋음“의 경우를 뺀 나머지 예보에는 조심을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1. 미세먼지 기준 비교


WHO권고a

 

PM2.5b

(μg/m3)

PM10

(μg/m3)

설정 근거

잠정목표-1

24시간 평균c

75

150

WHO 대기질 권고치 보다 단기간 사망률 5% 증가 위험

연평균

35

70

WHO 대기질 권고치보다 장기간 사망위험이 15% 더 높은 수준.

잠정목표-2

24시간평균c

50

100

WHO 대기질 권고치 보다 단기간 사망률 2.5% 증가 위험

연평균

25

50

잠정목표-1보다 조기사망률을 약 6% (2~11%) 감소시키는 수준.

잠정목표-3

24시간평균c

37.5

75

WHO 대기질 권고치 보다 단기간 사망률 1.25% 증가 위험

연평균

15

30

잠정목표-2보다 조기사망률을 약 6% (2~11%)감소시키는 수준.

현재 권고기준

24시간평균c

25

50

 

연평균

10

20

장기간 노출로 인해 심혈관계, 호흡기, 폐암 등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최소수준(95% 신뢰도)

 

 

 

 

 

한국기준

24시간평균c

50

100

 

연평균

25

50

 

a WHO, WHO Air quality guidelines for particulate matter, ozone, nitrogen dioxide and sulfur dioxide Global update 2005, Summary of risk assessment, 2006.

b PM10 기준 보다 PM2.5 기준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함.

c 24시간 평균치들의 99분위수(99 percentile)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안 됨.

      
우리가 겪는 미세먼지 가운데 외국(특히 중국)에서 날아오는 양과 그로 인한 피해의 기여도는 얼마나 될까?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고 미세먼지로 인한 책임소재를 따지는 데는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대기 중 미세먼지의 30~50% 정도는 중국발이라는 추정도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양에 대해서도 믿을만한 자료가 축적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추정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미세먼지로 인한 국내의 연간 조기사망자 수에 대한 연구에서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로 인한 사망자가 2014년 기준 대략 1600여명에 이른다고 계산했으며,7) 국내 대학의 한 연구결과는 서울과 수도권의 30세 이상 성인들만도 연간 1만5000여명으로 추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다.8) 이밖에도 건강피해에 대한 이런 저런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전국의 모든 배출원과 국민을 고려한 현재의 피해 규모에 대해 믿을 만한 결과는 매우 부족하다. 피해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짐작되어서 걱정스럽고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도 걱정이다. 
 
05746294_P_0.JPG » 네이버 카페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회원과 가족들이 4월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건강영향을 알기 위해서라도 우리나라의 정확한 배출실태 파악이 중요하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편 올해 발표된 <네이처> 논문9)에 근거하여 추정하면 중국에서 날아온 초미세먼지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조기사망자 수는 2007년 기준으로 7000명이 넘는다. 이 규모는 위 국내 대학의 연구결과와 비교했을 때 중국의 사망피해 기여도가 수%에서 수십% 범위 중 어디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만 가능하게 한다. 즉 중국에 의한 배출량 기여도뿐만 아니라 건강영향 피해 기여도도 지금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외국 탓에 앞서 국가적으로 우리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세먼지는 무서운 것이며 우리는 일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장은 개인적으로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우리나라의 기준치는 국제보건기구 권고기준보다 미세먼지의 경우 2배, 건강영향이 더 큰 초미세먼지는 2.5배로 매우 느슨한 상태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정부는 주요 배출원의 파악과 더불어 조속히 더 엄격한 기준을 채택하고 그를 달성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하며, 그렇게 됐을 때 모두가 비로소 “보통”을 걱정 없이 “보통”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이동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참고자료
 

1. IARC, Outdoor Air Pollution, Monograph 109, WHO, 2016.

2. US EPA, Integrated Science Assessment for Particulate Matter, EPA/600/R-08/139F, 2009.

3. M.L. Bell et al., Environ. Health Perspect. 115:989995, 2007.

4. O.M. Morakinyo et al.,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13, 592-613, 2016.

5. G.A. Wellenius et al., Arch. Intern. Med., 172, 229234, 2012.

6. F. Dominici et al., Environ. Health. Perspect. 115:17011703, 2007.

7. http://www.greenpeace.org/korea/news/press-release/climate-energy/2015/silent-killer-coal-press/

8.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87604.html.

9. Q. Zhang et al., Transboundary health impacts of transported global air pollution and international trade, Nature, 543, 705-7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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