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로 북적이는 5월, 휴일엔 하루쯤 직접 보호를

이준석 2017. 0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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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과 휴일엔 출동 직원 없어 발만 동동, 시민 협조 절실

까치 등 ‘유해 조수’도 구조 대상, 야생동물이면 차별 안 해


a2-1.jpg » 서산에서 시민이 직접 데려온 어린 참새. 참새 또한 까치나 비둘기처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인지 구조 대상인지를 묻는 분이 있습니다. 저희는 유해조수 여부를 묻지 않고 가축 아닌 모든 동물을 구조합니다.


주말과 공휴일엔 신고전화가 많이 옵니다. 안타깝지만 대부분 출동할 수가 없습니다.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직원이 많지 않은 주말과 공휴일엔 현재 계류 중인 동물들을 돌보기에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늘 이런 부탁을 드리게 됩니다. 저희가 출동할 때까지 하루, 길게는 이틀 정도 보호해 주실 순 없을까요? 가능하다면 구조센터까지 동물을 데려와 주실 순 없을까요? 저희가 생각하기에도 쉽지 않은 부탁이지만 많은 분들이 흔쾌히 보호하거나 감사하게도 직접 데려와 주기도 한답니다.


a1.jpg » 구조 당시의 어린 까치(왼쪽)와 현재 모습. 시민이 천안에서 직접 데려온 새입니다.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종종 신고할 때 '까치나 비둘기도 구조하나요?'라고 질문하는데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선 가축을 제외하곤 그 어떤 동물도 차별 없이 구조하고 치료한답니다.


a3.jpg » 신고자의 보호 덕에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간 소쩍새. 건물에 충돌했을 때 안전한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 금세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날아가기도 합니다.


어린 생명이 태어나는 계절은 슬프게도 가장 많은 동물이 구조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많은 동물이 구조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손을 조금 더 빌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해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구조센터만이 아닌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다친 동물을 돕고자 신고해 주시는 분들의 바람을 항상 들어드리진 못해 죄송하면서도 동물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과 적극적인 협조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a4.jpg » 구조된 어린 올빼미, 멧비둘기.


a5.jpg » 왼쪽 위부터 구조된 어린 솔부엉이, 까치, 황로, 다람쥐.


a6-1.jpg » 적극적인 협조와 빠른 신고 덕에 어릴 때 구조돼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간 삵.


a6-2.jpg » 구조된 흰뺨검둥오리의 어린 새끼와 자연으로 돌아간 모습.


구조된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던 우리 주변의 야생동물이 어찌할 수 없는 이유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 동물을 향한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 덕에 매년 많은 동물이 야생으로 돌아갑니다. 여름이 다가오고 구조센터는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겠지만 항상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걸 기억하겠습니다. 가녀린 생명을 위한 여러분의 작지만 큰 행동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준석/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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