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는 중국발 미세먼지 피해, 3만 죽고 4만 죽이고

이동수 2017. 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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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경제에서 일방적 가해·피해 없어, 값싼 소비 누리는 동안 생산국 약자 피해

해마다 수천∼수만명 서로 죽여, 미세먼지의 해결 위해 국제적인 공동노력 불가피


05749965_P_0.JPG » 지난 4월 서울 남산에 오른 한 시민이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심각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중국에 책임을 지라고 해서 해결된 문제도 아니다.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제 미세먼지는 모두가 체감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새 정부에서도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그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문제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미세먼지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한데, 그를 위해서는 주요 배출원별 배출량을 파악하는 것이 1차적인 과제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그간 국내의 주요 배출원별 배출량과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12년 초미세먼지(PM2.5)는 제조업의 연소와 공정에서 60%, 도로와 비도로 수송에서 33% 정도 발생했다.1) 그러나 이는 국내 배출원만 고려했을 때의 수치이며 아직 빠뜨린 배출원도 있다고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우리나라 대기 중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오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이 높을 때는 7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2)


물론 중국의 기여도는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하겠지만, 그 값이 매우 크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세먼지가 국경을 넘어서 장거리 이동한다는 것은 이론이나 실측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됐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를 지구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그에 대해 좀 더 폭넓은 이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당면한 미세먼지 문제의 올바른 해결 방향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 1. 주요성분별 초미세먼지(PM2.5)2004~2008년 평균농도분포 추정.

(참고문헌 3Figure 3에서 일부 발췌 

f1.jpg

그림 1은 현장실측과 위성관측, 대기모델의 예측을 결합하여 추정한 초미세먼지의 2004~2008년 성분별 평균농도를 전 세계에 대해 보여준다.3) 붉은색이 짙을수록 심한 오염을 나타내는데, 주로 인위적 배출원에서 나오는 성분(SIA (황산, 질산, 암모늄 이온의 합)와 BC (black carbon))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중국 동부의 산업지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높으며 토양의 침식에서 주로 유래한 광물성 먼지(mineral dust)성분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북아프리카 사막 지역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서해를 사이에 두고 세계에서 인위적으로 배출된 미세먼지 오염이 가장 심한 중국의 동부 산업지대와 마주하고 있으며, 바람이 그쪽에서 불어오는 한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이 그림은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겪는 미세먼지 피해를 궁극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중국의 배출이 함께 줄어야 한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체의 배출량을 줄이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남의 나라의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한 연구는 4) 한 국가의 미세먼지 배출이 그 나라만의 책임이라고 간단히 단정 짓기 어렵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 미세먼지 문제에는 세계화의 어두운 단면이 내포되어 있어서 미세먼지의 배출과 국가 간 이동에 대한 책임과 그 해결에 대한 논의가 간단하지 않을 것을 예고한다. 


05445591_P_0.JPG » 미세먼지로 뒤덮인 중국 하얼비의 거리를 걷는 시민. 중국 내 미세먼지의 상당부분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소비할 제품을 만드느라 발생한 것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연구의 핵심적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주요 국가들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2.5)가 장거리 이동하여 주변국에 끼치는 건강영향(조기 사망자 수)이다. 그동안 우리의 관심은 주로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받은 우리의 피해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이 결과로부터 어느 정도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거꾸로 우리의 배출이 주변국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첫 번째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이 연구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미세먼지(PM2.5)에 의한 조기 사망자 수는 2007년에 약 345만 명에 이르고 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다른 여러 연구의 추정값과 비슷하다. 이 가운데 다른 나라에서 장거리 이동해 온 미세먼지에 의해 사망한 사람의 수는 전체 사망자 수의 약 12%인 41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러한 피해를 일으키는 주체는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로, 이들의 기여도가 큰 편이다. 


중국의 영향은 특히 커서 멀리는 유럽과 미국까지 조기 사망을 초래하여 그 수가 각각 2800명과 1700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가까이서 중국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는 동아시아 지역(남한, 북한, 몽골, 일본 등)에서는 중국의 배출로 인해 2007년에 총 3만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역으로, 동아시아 지역에서 배출된 미세먼지가 중국으로 이동하여 초래된 중국의 사망자 수도 1만여명이나 된다), 이 지역 국가들의 인구수만 고려해서 사망자 수를 배분하면 우리나라의 사망자 수는 대략 7400명에 이른다. 사실 가장 가까이 있고 서풍의 영향을 정면으로 직접 받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추정 사망자 수는 그보다 많아야 할 것이다.


05554249_P_0.JPG » 세계화한 경제에서 미세먼지는 제품 생산국만의 책임이 아니다. 연합뉴스

  

둘째는, 한 나라의 미세먼지 배출 중 일정 부분은 외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만족하게 하기 위한 국제적 무역(제품의 생산과 수송) 때문에 일어나며 그로 인해 그 생산국의 국민이 입는 초과 건강피해를 추정한 결과이다. 예컨대, 우리의 소비를 위해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면 그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로 인해 중국인들의 건강피해가 가중되기 때문에 우리도 그 피해의 책임에서 벗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를 보면, 국외 수요를 위한 생산과정에서 배출된 미세먼지로 인해 각 국가 내에서 추가 사망한 사람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총 76만여명에 이른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소비를 위한 중국 내 생산으로 인해 15만여명의 중국인이 미세먼지로 추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중국이 배출한 미세먼지의 장거리 이동이 초래한 미국과 유럽의 사망자 수(4500여명)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큰 수이다. 또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소비를 위한 중국 내 미세먼지의 배출로 인해 사망하는 중국인 수는 총 3만9000여명인데, 이는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동아시아 국가의 사망자 수 3만1000명을 능가한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고려했을 때, 중국인 사망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기여도가 단연 클 것이다. 

 

05471313_P_0.JPG » 짙은 미세먼지로 한낮 여의도 상공이 어두침침하다. 미세먼지는 국제협력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 두 결과가 말해주는 중요한 시사점을 정리해 보자. 우선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백만 명에 이를 뿐만 아니라 이 가운데 적지 않은 비율이 타국의 영향으로 사망한다는 점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지구 위의 국가들이 해마다 다른 나라 국민을 크게는 수천에서 수만 명씩 서로 죽인다고도 할 수 있는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이는 앞으로 미세먼지의 해결을 위해 국제적인 공동노력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우리와 중국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틀이라는 점에서도 이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한-중 양자 간 협상으로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도록 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또 하나의 중요한 시사점은 단순히 일방적인 가해자나 피해자는 없다는 것이다. 즉 타국에서의 배출로 인한 우리의 피해도 있지만 세계화된 경제체제 아래에서 우리가 값싸게 소비를 누리는 과정이 타국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그로 인한 대가를 그 나라의 경제적 약자가 지불하게 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 오염이 결국 우리에게도 날아오므로 중국발 미세먼지 피해조차도 부분적으로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측면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에 걸맞게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국가 간 문제의 해결에 필수적일 것이다. 


이 글에서 인용한 <네이처> 논문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아우르는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불확실성이 끼어들 여지가 많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결과수치의 불확실성도 논문에서 같이 제시되고 있지만 정량화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고려한 총체적인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정확히 알기는 사실 어렵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의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최선의 지식과 방법이 사용된 것으로 신뢰할 수 있다면 불확실성보다는 연구 결과가 던지는 의의에 주목을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또한 이 논문의 저자들 가운데 중국인이 많다는 이유로 연구결과가 중국의 책임회피용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특히 국내에) 있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연구결과를 무시해도 좋은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가능성이 클수록 그 연구결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그 함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동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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