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끼리를 삼키고 있다

조홍섭 2012. 0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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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밀리컨 TRAFFIC 코끼리 밀렵감시 전문가 심층 인터뷰, 지난해 2500마리 분량 압수

현지 주민과 중국인, 조직범죄 단체, 중국·타이의 소비시장 잇는 유통망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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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상아의 국제거래가 금지된 1989년 이래 상아의 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였다. 압수된 상아는 무려 23t, 아프리카코끼리 2500마리를 죽여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물바람숲은 미국 예일대 산림 및 환경학 대학이 발행하는 웹진 ‘예일 환경 360’의 허락을 얻어 이 웹진이 최근 톰 밀리컨과 한 심층 인터뷰 내용 전문을 번역해 싣는다.
밀리컨은 트래픽(TRAFFIC)의 코끼리 전문가인데, 이 단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사이테스)에 따라 야생동물의 국제 거래를 감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에 거주하며 상아 밀거래의 추적과 분석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의 상아 밀수 급증사태의 배경으로 중국 등 아시아에서 상아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범죄단체가 교묘하게 개입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상아 밀거래에 대한 법 집행이 느슨하다며 “상아가 압수됐는데도 아무도 체포돼 징역형을 받지 않아, 풀려난 이들이 벌금을 벌충하기 위해 더 많은 상어를 모으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Yale Environment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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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아국의 한 국립공원에서 야생동물 관리인이 밀렵된 뒤 상아를 잘라낸 코끼리의 주검을 보고 있다. 사진=TRAFFIC, 마틴 하비, WWF-Canon.

 

예일=지난해는 아마도 상아 거래가 1989년 금지된 이래 가장 많은 상아가 압수된 최악의 해였지요. 23t 이상이 압수됐으니까요. 이런 위기를 감지하셨습니까?
 

밀리컨=예, 그렇다고 할 수 있죠. 불법거래를 감시하는 시스템인 사이테스의 코끼리 거래 정보 시스템(ETIS)이란 데이터베이스를 제가 운영해 왔으니까요. 2004년 이후 이뤄진 어떤 분석에서도 상아의 불법거래는 줄곧 상승세였습니다. 2009년에는 대대적인 평가를 했었는데, 이전에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도 상승폭이 컸습니다. 그 후 지난 2년 동안 뭔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전혀 찾을 수 없었지요.
 
2011년의 대규모 상아 압수를 돌아보면, 그래프를 뚫고 나갈 정도입니다. 압수 건수는 13건에 지나지 않았는데 압수물은 23t이 넘었습니다. 현재 800~900건의 압수사건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커다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요. 정말로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
 

예일=압수가 많다는 게 바로 밀렵의 증가를 가리키나요?
 

밀리컨=아니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아는 상하는 물건이 아니라서 아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지요. 실제로 압수된 물품이 최근에 죽인 코끼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과거 밀렵해 보관해 두었던 것일 때도 있습니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벌어지는 부패가 분명히 이 거래의 한 요인입니다. 정부가 보관중이던 상아가 갑자기 사라져 시장에 나오기도 하거든요. 타이는 지난 이태 동안 상아를 몇 톤이나 압수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정부 관계자로부터 듣기로 관세당국이 보관하던 상아 가운데 적어도 100개가 사라져버렸다는 거예요. 그것들은 아마도 시장에 흘러들어가 거래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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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남쪽의 사바나 코끼리. 사진=TRAFFIC, 마틴 하비, WWF-Canon.


예일=현재 암시장에서 상아는 얼마에 거래됩니까?
 

밀리컨=음, 제가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네요. 연구자들은 그런 얘길 듣는 모양이던데, 우리는 그걸 실제로 검증할 길이 없어요. 아무도 구입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중국이 다른 나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상아를 사들이기 때문에 상아의 가치와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일=세관 직원은 어떻게 상아를 압수하게 되나요? 어떻게 비밀 정보를 알지요?
 

밀리컨=어떤 때는 첩보가 있고 또 때론 불만을 품은 내부자가 익명으로 전화를 걸어오기도 하지요. 중국에서는 특정 항공편이나 컨테이너에 실려 들어오는 특정한 형태의 화물을 특별 단속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아 압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케냐에서는 나이로비 국제공항에서 감시견을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트래픽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 각국의 인력이 상아 밀수를 잘 잡아내도록 여러 언어로 훈련하는 수백 번의 행사를 벌였습니다. 그 효과가 좀 있는데요. 예를 들면 말레이시아에서는 2004년께부터 상아 압수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우리가 지난해에 훈련을 하고 나서 몇 달 되지 않아 압수가 이뤄졌고 그 가운데 네댓 건은 상당한 규모였습니다.
 

예일=하지만 이들 대규모 압수 사건 대부분에서 범인은 잡지 못했지요.
 

밀리컨=그건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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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상아 제품을 조사하고 있는 트래픽의 코끼리 전문가 톰 밀리컨. 사진=TRAFFIC.
 

예일=이런 범죄와 관련된 사법체계와 단속의 강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밀리컨=제 생각엔 이런 대규모 상아 압수는 조직범죄와 관련돼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작업을 벌이려면 엄청난 액수의 자금과 밀렵과 시장을 이어주는 조직적 기획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말하자면 범인이 잡히지 않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라는 거죠. 컨테이너 운송 과정에는 첩첩이 사람들이 개입돼 있지요.
 

이들 범죄단체는 화물이 압수되면서 확실히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체포되지 않았고, 징역을 사는 사람이 없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적발된 사람은 다시 숲으로 돌아가서 단속당하면서 잃은 것을 벌충하기 위해 더 많은 상아를 더 빨리 모아들이지요.
 

예일=밀렵이 주로 일어나는 곳은 어디입니까?
 

밀리컨=중앙아프리카입니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콩고민주공화국을 통틀어 코끼리가 500마리 이상 있는 곳은 이제 다섯 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건 충격적인 얘긴데, 15~20년 전만 해도 이곳엔 10만 마리의 코끼리가 있다고 했거든요. 내전의 혼란이 10여 년 동안 계속되면서 많은 국립공원이 끊임없이 유린당했고 많은 곳에서 코끼리를 솎아냈지요.
 

예일=중국에선 왜 상아를 그렇게 갖고 싶어합니까?
 

밀리컨=역사적으로 상아는 중국의 장인이 격조 높은 조각품을 만드는 재료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왕조에 걸쳐 상아 제품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들은 황실과 귀족, 그리고 아마도 아주 부유한 상인들뿐이었지요. 그런데 요즘 중국의 경제성장이 굉장한데, 그 바람에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돈을 펑펑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중산층 사람들도 요즘엔 상아 제품을 가질 수 있게 된 거죠. 상아는 지위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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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압수한 상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TRAFFIC.

 

예일=상아 거래에서 누가 가장 혜택을 봅니까?
 

밀리컨=제 생각엔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이어주는 중간 단계의 사람들, 그러니까 대규모 탁송을 하는 범죄 단체가 가장 큰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 물건이 최종 소비처에 도착하면 늘 살 사람이 대기하고 있지요. 그러니까 물건을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이 재빨리 이윤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이 거래에서 가장 돈을 적게 버는 사람은 아마도 밀렵꾼일 텐데, 이들은 아프리카의 보호구역 안에서 종종 목숨을 걸고 위험을 무릅씁니다.
 

예일=요즘 밀렵꾼이 어떤 사람인지 묘사할 수 있나요? 짐바브웨에서 코뿔소를 보호하는 일을 하는 라울 두 토아 얘기론 밀렵꾼들이 아주 세련돼서 적외선 탐지기, 자동소총, 헬리콥터까지 동원한다고 하던데….
 

밀리컨=그렇습니다. 정확한 얘깁니다. 특히 남아프리카의 ‘흰둥이’ 밀렵꾼은 최첨단 장치를 보유하고 있지요. 스펙트럼의 반대쪽 끄트머리에 중앙아프리카의 토착 피그미족이 있는데, 누군가 그들에게 총을 쥐여주며 이렇게 말한다지요. “상아를 가지고 돌아오게. 자네 가족이 먹을 옥수수 가루 한 자루와 또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입힐 옷 몇 벌을 주겠네.” 그러면 이 원주민은 길을 떠나 코끼리를 사냥한 다음 총과 상아를 건네주고 기본 식품을 받는 겁니다. 이렇게 밀렵은 아주 다른 규모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일=코끼리 밀렵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코끼리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한 가족이 한꺼번에 밀렵 되는가요?
 

밀리컨=제가 입수한 가장 최근의 자료를 보면, 현재 코끼리의 무리 전체를 죽이고 상아를 채취해 간 사례들이 있습니다. 1980년대 사이테스를 설립할 즈음 목격했던 일을 떠올리게 합니다.
 

짐바브웨와 이 지역 다른 곳에서 코끼리 집단을 죽이기 위해 독약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테믹이란 살충제를 오렌지 속에 넣은 다음 코끼리들이 온다고 알려진 곳에 놓는 겁니다. 물구덩이에 독약을 풀어놓는 일도 있습니다. 독이든 총이든 간에 일단 코끼리를 죽인 뒤 밀렵꾼들은 큰 칼로 잘라낸 상아를 가지고 신속하게  범행 현장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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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대통령이 압수한 상아를 불태우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예일=아프리카의 분쟁과 전쟁이 코끼리 생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밀리컨=두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종종 코끼리는 숲 속의 병사들에게 기본 식량이 됩니다. 우간다는 이디 아민의 뒤를 이어 들어선 밀튼 오보테 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탄자니아 군대가 들어오면서 코끼리가 거의 모두 사라졌습니다. 탄자니아 군대는 자기 나라로 돌아갈 때 우간다의 국립공원들을 거쳐 갔는데, 그곳에 있던 코끼리 무리의 상당수가 죽었고 병사들은 상아를 갖고 집으로 돌아갔지요. 공원의 모든 기반시설이 상실됐습니다. 법을 지킬 능력과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됐지요. 게다가 연구자와 코끼리 보전 관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죽지 않으려면 도망쳐야 했지요.
 

한편, 분쟁 지역에는 “무인 지대”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분쟁의 양쪽 어느 당사자도 가길 꺼리는 곳이지요. 그렇게 되면 이 넓은 지역은 오랫동안 귀찮게 구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이 되는 것입니다. 갑자기 평화가 찾아왔을 때 사람들이 이곳에 다시 들어가면 눈앞에 펼쳐진 야생동물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지요.
 

예일=코끼리 수가 극적으로 줄어든 나라가 차드인데요. 제가 수치를 제대로 읽었다면, 20년 전 4만 마리가 있었는데 현재는 고작 2000마리밖에 안 남았더군요.
 

밀리컨=예, 차드 상황은 몹시 어렵습니다. 다르푸르 분쟁이 한 원인이지요. 전통적으로 민병대원들은 계절적으로 이 1000㎞의 장거리 여행을 떠나 중앙 아프리카를 거치면서 코끼리도 죽이고 코뿔소도 죽인 다음 고기를 말려 낙타에 실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모든 마을들이 유목민과 똑같이 이동하면서 코끼리를 잡고 사람들을 털지요. 게다가 이들의 화력은 코끼리를 지키려는 이들을 압도하기 때문에, 원하면 들어와 그 지역을 말하자면 잠시 소유해 버리는 거지요. 이게 차드의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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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드에서의 코끼리 밀렵 현장. 사진=SOS Chad, 스테파니 베리노.

 

예일=아프리카에서 코끼리를 보호하고 보전하는 일에 가장 열심인 정부는 어디입니까?
 

밀리컨=동부와 남부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역 국가들인데, 야생동물 관광이 벌어지는 곳이지요.
 

예일=케냐, 탄자니아….
 

밀리컨=맞습니다. 거기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그리고 잠비아 같은 나라도 포함되지요. 이들은 야생동물을 보유하고 그걸 보러 오는 관광객이 있다는 데서 무언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들은 코끼리를 보호하는 일을 일반적으로 더 잘하고 또 관심도 많습니다.
 

예일=아시아 코끼리와 그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은 종종 간과되는 것 아닙니까?
 

밀리컨=아시아의 문제는 아프리카와는 다릅니다. 아시아 코끼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컷만이 상아가 있다는 겁니다. 암컷은 아주 작은 상아가 있을 뿐이라서 거의 상업적인 가치가 없습니다.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이지요. 상아 산출이 아주 다르다는 거죠.
 

또한 지난 수천 년 동안 상아 거래를 위해 큰 상아를 가진 개체를 대상으로 밀렵이 집중된 결과 아시아 코끼리 수컷 가운데는 상아가 없는 비율이 아주 높습니다. 분명히 생존을 위한 적응인 셈이죠. 결과적으로 아시아 코끼리로부터 상아를 얻는 양은 아주 적습니다.
 

두 번째 큰 차이는 아시아의 인구밀도가 아프리카의 어디와 비교하더라도 너무 높다는 사실입니다. 인도와 중국 그리고 현재 인구가 8700 만에 이르는 베트남 같은 나라에 코끼리가 15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코끼리는 작은 고립된 지역에 있는데, 이들 코끼리 섬들은 점차 인구와 개발에 둘러싸이고 잘라져 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코끼리가 죽는 이유는 상아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과의 갈등 때문입니다. 코끼리가 당신 밭에 들어오거나 학교에 가는 당신 아이들을 위협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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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코끼리. 코끼리는 귀중한 생태관광 자원이기도 하다. 사진=TRAFFIC, 마틴 하비, WWF-Canon.
 

예일=아프리카 사람들을 뭉뚱그려 말하면 어떤가요? 코끼리 밀렵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떻지요?
 

밀리컨=솔직하게 말한다면 평균적인 아프리카인은 (코끼리보다는) 보건, 교육, 복지 같은 기본적인 생존의 필요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대륙에 살고 있지요. 하지만 아프리카인은 아주 포용력이 커서 다른 어떤 대륙에서도 더는 볼 수 없는 만큼 높은 밀도의 야생동물과 공존해 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프리카인의 성격 속에는 주변 자연의 가치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가 개발되고 사람들이 더 많은 도로와 발전,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려 하기 때문에 당연히 코끼리와의 갈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프리카인 그리고 명백히 정치 지도자들은 코끼리를 사자와 마찬가지로 이 대륙의 일종의 깃대종으로 여기고 있다고 봅니다. 코끼리는 누구나 아프리카를 떠올리는 상징적 생물이니까요. 많은 아프리카인에게 코끼리는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가계와 종족을 지키는 토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야생동물의 연계는 손에 잡힐 듯 아주 분명하지요.
 

예일=20년 전에 상아 거래 금지가 발효됐을 때 당신은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이렇게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까?
 

밀리컨=저는 금세기 들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최악의 코끼리 대량학살이 끝나갈 무렵 아프리카에 왔습니다. 19세기 후반까지는 모든 대형 동물에 대한 사냥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제2차세계대전 뒤 다시 시작됐지요. 그리고 실제로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내내 상아 무역의 전성기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아시아인과 아프리카 경관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겁니다. 제가 1991년 아프리카에 왔을 때 아프리카의 수도에는 중국 식당이 하나쯤 있었습니다. 하나도 없는 곳도 적지 않았죠. 지금은 수도에 아마도 중국 식당이 25개는 있을 겁니다. 나는 그것이 얼마나 많은 중국인, 아시아인이 아프리카에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결과 최종 수요가 있는 시장과 공급지를 신속하게 연결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게 되었고, 이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아 거래의 상승효과를 낳은 주요 이유인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조직범죄는 아시아인이 운영하고 아프리카에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아프리카 역사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현상입니다. 아프리카의 역사상 다른 시기에 유럽인들과 중동 상인들이 상아 무역을 했던 것을 알 것입니다. 하지만 사상 처음으로 도매 방식을 통해, 잘 조직된 아시아 무역업자들이 코끼리가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상아를 적극적으로 조달해 아시아의 최종 소비처로 선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일=이 종을 살릴 적당한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밀리컨=아프리카에서 도살되는 거의 모든 코끼리의 상아는 중국과 타이로 최종적으로 향합니다. 중국은 이 일에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아를 압수하고 여러 가지 바람직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더 해야 하죠. 무엇보다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국인들이 벌이고 있는 일에 적극 개입해서 상아 무역과 다른 멸종위기 동물 거래에 대해 가차없는 불관용의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중국인을 단속할 인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프리카에서 중국 국적을 지닌 사람이 상아와 관련해 체포되면 심문을 하고 휴대전화의 내용과 컴퓨터 문서를 조사하는 일을 중국어를 하는 사법 당국자가 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방금 압수한 것들을 이해할 능력이 없어서 사장되는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중국은 또 재원 마련에도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은 이제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입니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막대한 개발 원조를 하고 있지만 야생동물 보호와 야생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타이 정부는 꾸물거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 정부도 상아를 가지고 들어오면 압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상아를 타이로 가지고 들어가도 정부는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장에 가보면 상아가 무더기로 쌓여있지요. 우리가 조사한 적이 있는데 한 번에 무려 2만 5000개의 상아 제품을 찾아낸 적도 있습니다. 타이는 세계 최대의 규제받지 않은 불순한 상아 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사이테스 당사국과 미국 정부가 타이 정부에게 명백하게 “봐라, 사이테스는 상아의 국내 거래를 허용하려면 갖춰야 할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타이는 이런 기준에 전혀 합당하지 않다.”
 

솔직히 이런 일은 몇 년째 계속돼 왔고, 죽은 코끼리의 수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들러붙어 이 문제와 싸워야 할 때입니다.
 

인터뷰=크리스티나 루소, 번역=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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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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