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가 알을 낳는다, 침입종의 미친 생존력

조홍섭 2017. 08. 04
조회수 11661 추천수 0
세계 100대 침입종 첫째 꼽히는 노랑미친개미 신천지 개척 비밀 병기 드러나
아시아서 대서양 침입한 육식어 쏠배감펭은 스텔스 기능으로 토착어종 초토화

512-s.jpg » 노랑미친개미의 일개미 일부는 번식능력과 영양란 산란 능력을 지녀 새로운 서식지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존 탠, 위키미디어 코먼스

노랑미친개미, 애벌레 먹이려 알 낳아
 
우리나라에 아직 안 들어왔지만 환경부가 2013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유입을 잔뜩 경계하는 개미가 있다. 이름도 섬뜩한 ‘노랑미친개미’로 생태계를 무차별로 파괴해 악명이 높다. 

인도양 크리스마스섬에선 1년 반 만에 이 섬 생태계 핵심종인 붉은참게 300만마리를 죽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크기는 2~4㎜로 작지만 미친 듯이 이리저리로 방향을 바꾸며 돌아다니다 먹이를 만나면 개미산을 쏘아 꼼짝 못 하게 만든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작성한 세계 100대 침입종 목록의 첫째에 올라 있는 이 개미의 새로운 비밀이 드러났다. 대만 국립장화사범대 등 국제 연구진은 이 종의 일개미 일부가 생식란과 영양란 등 두 가지 알을 낳는데, 생식란에서 정상적 생식능력이 있는 수컷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영양란은 먹이가 부족한 계절에 애벌레의 단백질원으로 쓴다. 여왕개미가 죽거나 먹이가 없는 낯선 서식지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기다.

rin WalsEh-ㄴ.jpg » 대서양의 토착어종은 쏠배감펭이 다가와도 포식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Ehrin Wals
 
대서양 침입 쏠배감펭, 냄새로 위장술 펴
 
쏠배감펭은 우리나라 남해안을 비롯해 태평양과 인도양에 사는 육식성 어종인데, 대서양에 도입돼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카리브해에서 이어 지중해로 퍼지고 있는 이 물고기는 산호 주변의 작은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지만 가시에 독이 있는 등의 이유로 천적이 전혀 없어 작살로 잡아내고 있는 형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제임스쿡대 연구자들은 자리돔을 이용한 실험에서 쏠배감펭이 포식자의 단서를 숨기는 수수께끼의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작은 물고기는 포식 어종의 냄새나 시각 단서를 알아채 공격 거리를 주지 않고 달아난다. 

그러나 쏠배감펭을 본 자리돔은 동료 소형어종인 나비고기가 왔을 때와 비슷하게 행동했다. 연구자들은 쏠배감펭이 자기 냄새를 가리는 화학물질을 방출하거나 포식자가 아닌 물고기 냄새로 위장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hing-Chen Lee et al, Worker reproduction of the invasive yellow crazy ant Anoplolepis gracilipes, Frontiers in Zoology (2017) 14:24
DOI 10.1186/s12983-017-0210-4

McCormick MI, Allan BJM (2016) Lionfish misidentification circumvents an optimized escape response by prey. Conserv Physiol 4(1):
cow064; doi:10.1093/conphys/cow06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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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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