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사냥의 달인, '불새' 호반새

윤순영 2017. 08. 18
조회수 14423 추천수 0

메뚜기부터 물고기, 개구리, 쥐, 뱀까지 닥치는 대로 사냥

마지막 여름 철새, "쿄로로로~" 독특한 울음…보기는 힘들어


크기변환_DSC_9759.jpg » 호반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려고 작은 물고기를 잡아와 둥지 주변을 살피고 있다. 물고기는 항상 머리부터 먹인다.


시골에서는 호반새를 흔히 불새라 부른다. 몸 전체가 주황색으로 불타는 모습이어서 그렇게 불렀나 보다


머리가 크고 목이 짧으며 특히 형광색 느낌의 진한 주황색의 부리는 굵고 길어 바위라도 부술 만큼 튼튼해 보인다. 눈동자는 검게 보이지만 눈동자 테는 갈색이다


다리는 매우 짧고 붉은색이다. 전체적으로 진한 주황색 깃털로 덮여 있는데, 몸 윗보다 아래쪽의 색이 연하다. 허리에 폭이 좁은 푸른색 세로 줄무늬가 있지만 잘 보이지는 않는다.


크기변환_DSC_9376.jpg » 작은 곤충을 물고 둥지로 향하는 호반새.


크기변환_DSC_9347.jpg » 둥지와 가까운 횃대에 앉는다.


크기변환_DSC_9348.jpg » 호반새는 직선으로 날고 정해둔 횃대를 이용하는 습성이 있다..


크기변환_DSC_9372.jpg » 둥지 앞 횃대는 먹이를 주기 전 주변의 안전을 살피는 곳이다.


크기변환_DSC_9362.jpg » 먼 거리의 횃대를 이용해 둥지 주변을 살피고 둥지 앞 마지막 횃대에서 안전을 최종 점검한다. 먹이를 줄 때는 무방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호반새는 아침과  저녁,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 아름다운 소리로 "쿄로로로로" "쿄로로로로" 하며 길게 운다. 앉아있을 때 꼬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특징도 있다. 몸 길이는 약 27.5~ 28㎝로 암수 구별이 어렵다.


크기변환_DSC_9403.jpg » 냇가에서 사냥감을 기다리는 호반새.


호반새라는 이름은 호수나 물가 계곡 주변에서 살아가는 새이기 때문에 붙여졌을 것이다. 영명(Ruddy Kingfisher)은 붉은 깃털을 지닌 최고의 어부를 뜻한다. 물고기 사냥의 달인이라고 보면 된다. 호반새는 호수, 냇가 같은 물가에서는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지만 산림이나 계곡, 울창한 숲에서 생활할 때는 환경에 따라 먹이가 다양하게 바뀐다.


크기변환__DSC_8515.jpg » 도마뱀을 부리에 물고 있는 호반새.


잠자리, 귀뚜라미, 풍뎅이, 가재,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 등 움직이는 작은 동물이라면 무조건 사냥감이 된다. 나뭇가지나 바위에 앉아서 먹이를 탐색하고 발견 후에는 빠른 속도로 급강하하여 먹이를 잡는다. 정지비행으로 먹이를 찾기도 하며 직선으로 빠르게 난다.


크기변환_DSC_8023.jpg » 둥지 주변의 안전을 확인하고 쏜살같이 둥지로 직진하는 호반새.


잡은 먹이는 바위나 나무에 내리쳐 기절시킨 뒤 머리 쪽부터 먹는다. 새끼에게 먹이를 교대로 잡아다 주며 먹이를 준 뒤 둥지 주변을 지킨다


호반새가 소리를 내어 먹이를 가져왔다는 소리를 내면 둥지를 지키던 호반새는 교대로 사냥에 나선다. 그 과정은 새끼를 키우는 동안 지속된다. 새끼는 이소 직전까지 나무 구멍에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이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기변환_DSC_8601.jpg » 나무구멍 둥지를 향해 날아드는 호반새. 허리에 좀처럼 보기 힘든 푸른 줄무늬가 드러났다.


크기변환_DSC_8602.jpg » 주변을 경계하는 눈빛이다.


크기변환_DSC_8553.jpg » 호반새가 민감하게 주변을 살피는 까닭은 새끼에게 먹이를 줄 때 주변을 경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물총새 과의 새는 호반새, 청호반새, 뿔호반새, 물총새 등 4종인데, 그중 물고기를 잘 잡는 최고의 사냥꾼으로는 물총새가 꼽힌다. 호반새의 둥지는 보통 산간 계곡 주변 무성한 숲속의 오래된 나무에 생긴 구멍 또는 까막딱따구리의 옛 둥지를 사용하며 오래된 밤나무 구멍을 선호한다. 해마다 둥지를 틀었던 곳을 수리해서 쓰는 습성이 있다.


크기변환_DSC_8564.jpg » 재빠르게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돌아 나오는 호반새.


크기변환_DSC_8450.jpg » 서둘러 먹이를 주는 것도 보호 본능이다.


크기변환_DSC_9508.jpg » 둥지를 오가는 이동 동선은 정해져 있다.


호반새는 청설모, 담비 등 천적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큰 방해요인이 발생하면 번식을 포기한다. 다음해에는 그 둥지에서 번식을 하지 않고 다시 사용한다면 한 해를 거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4~5개의 알을 낳아 19~20일간 포란한다. 5월 초순에 도래하여 9월 하순까지 서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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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DSC_9780.jpg » 호반새는 횃대로 다시 회귀하는 습성이 있다.


여름철새 중 가장 늦게 번식을 하기 때문에 호반새 번식이 끝나면 우리나라를 찾아온 여름 철새들의 번식이 모두 끝난 것으로 보면 된다. 한국, 일본, 타이완, 만주,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고 필리핀인도네시아 셀레베스 섬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워낙 소리가 특이해 산간계곡에서 호반새의 울음소리는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경계심이 강해 직접 모습을 관찰하기는 힘들다. 호반새는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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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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