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홍학 출현, 카자흐스탄서 5천㎞ 날아왔나?

조홍섭 2017. 08. 28
조회수 22935 추천수 0
원래 아열대 서식…서울동물원 등서 “도망 개체 없다”
중국 베이징 등서도 종종 출현, 어린 개체 길 잃었을 가능성

f2.jpg » 25일 새만금 간척지에서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이 촬영한 홍학. 날개를 펼치자 덮깃이 붉게 보이고 아랫 날개 덮깃이 유난히 붉은 색이어서 눈길을 끈다.

열대나 아열대 지방의 염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홍학이 서해안 새만금 간척지에 나타났다. 사육지에서 탈출한 개체가 아니라면, 홍학이 우리나라에서 야생 상태로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홍학 서식지가 5000여㎞ 떨어진 카자흐스탄이어서 이 홍학이 어떻게, 왜 우리나라에 오게 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f1.jpg » 홍학은 붉은부리갈매기가 휴식을 취하는 곳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앉아 있을 때 윗몸 깃털이 희게 보이고 세번째 날개 깃이 밖으로 삐죽져나와 붉게 보인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25일 새만금 간척지의 물이 고인 곳에서 홍학 한 마리가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목격하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28일 밝혔다. 윤 씨는 “흰뺨검둥오리와 갈매기 휴식지에서 홍학 한 마리가 특유의 구부러지고 두툼한 부리를 좌우로 흔들며 물속에서 먹이를 걸러내고 있었다”며 “1시간 정도 먹이를 먹고 20여분 간 휴식을 취하며 깃털을 다듬는 정상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3.jpg » 홍학이 구부러진 두툼한 부리를 좌우로 흔들며 물속의 플랑크톤, 갑각류,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있다.
 
윤씨는 또 “이 홍학이 인기척에 아주 민감하고 잘 날아다녀 사람에 적응한 개체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부터 홍학이 나타난다는 제보를 접하고 추적해 오던 참이었다.

f5.jpg » 새만금 간척지 상공을 날아가는 홍학. 동물원 등에서 사육하는 개체는 대개 날개 깃을 잘라 멀리 날지 못한다.

송세연 서울동물원 홍학 사육사도 “지난해부터 홍학 한 마리가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점검해 보았지만, 서울동물원과 다른 동물원 상당수에서도 도피 개체는 없었다”며 “지난해에는 어린 개체였는데 올해는 다 자란 개체라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육하는 홍학은 대개 날개 깃을 잘라 멀리 날지 못한다며 발견된 홍학이 도피 개체일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c87a9743_e589afe69cac.jpg » 2015년 12월 30일 중국 베이징 인근 사헤 저수지에서 발견된 홍학. 아직 붉은 깃이 나지 않은 어린 개체이다.자오 치

중국에서도 최근 홍학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베이징탐조협회는 1990년대 이후 홍학 관찰횟수가 34회에 이르며 가장 최근에는 2015년 12월 베이징 웨뉴강에 나타났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주로 어린 새가 겨울 동안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f8.jpg » 홍학의 분포 지역. 세계에 6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4종은 아메리카 대륙에 분포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큰홍학의 번식지는 카스피해와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으로 번식지와 월동지 사이를 무리 지어 이동한다. 
 
f6.jpg » 공사가 진행중인 새만금 갯벌에서 흰뺨검둥오리와 함께 먹이를 찾는 홍학.

유정칠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처음 겨울을 맞은 어린 새는 월동지로 이동하다 탈진하거나 쉬다가 무리에서 이탈해 미조가 되곤 한다”며 “기후변화가 이런 서식지 변동을 일으키는지는 앞으로 계속 관찰하면서 연구해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crane5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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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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