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라기 여치가 부른 바리톤 세레나데 복원
내몽골서 발견한 완벽한 곤충 화석 바탕으로 '최초의 노래' 되살려
암컷 유인 위한 노래, 천적 동물의 청각 발달 촉발했을 것
▲쥐라기 때의 내몽골 상상도. 침엽수와 거대 양치류의 숲이 펼쳐졌다. 사진=PNAS.
중국 수도사범대학의 고생물학자인 구준지는 내몽골에서 놀랍게 잘 보존된 곤충화석을 발견했다. 날개와 미세한 발성구조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화석의 주인은 1억 6500만년 전에 살았던 여칫과의 철써기였다.
연구진은 이 놀라운 화석에 생명을 불어넣어 쥐라기 곤충의 소리를 되살리자고 마음먹었다. 세계적인 곤충의 발성 및 청각 생체역학자인 영국 브리스톨 대학 페르난도 몬테알레그레-자파타 박사와 곤충진화학자인 마이클 엥겔 미국 캔자스 대 박사가 합류했다.
▲쥐라기 철써기의 화석. 미세한 발성기관까지 잘 보존돼 있다. 사진=PNAS.
주로 열대 숲에 많이 사는 철써기는 한 쪽 날개 끝을 다른 날개와 비벼 소리를 내며, 날개 끝에 난 홈의 모양에 따라 종마다 우는 소리가 다르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59종의 철써기 표본을 모두 들여다 보며 쥐라기 철써기와 발성기관이 유사한 것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날개 끝 홈의 종류와 크기를 모두 고려해 복원한 소리는 단순한 스타카토 톤이었다. 소리는 0.016초마다 되풀이되는 6.4킬로헤르츠의 저음이었다.
■ 쥐라기 철써기의 노랫소리
몬테알레그레-자파타는 보도자료에서 “이 철써기의 저음 노래는 쥐라기 숲의 약간 성긴 환경에서 먼 거리까지 전달하는데 잘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철써기가 모두 밤에 노래하는데 비춰 이 철써기도 밤에 짝을 찾기 위해 노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쥐라기 내몽골에는 침엽수림과 거대한 양치류 숲이 펼쳐졌고 파충류, 양서류, 그리고 포유류가 살아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따라서 당시의 숲은 개구리와 철써기의 울음으로 제법 시끄러웠을 것이다.
▲현존하는 철써기의 모습. 사진=고든 로버트슨, 위키미디어 커먼스.
몬테알레그레-자파타는 “쥐라기 철써기의 노래는 곤충을 잡아먹던 다른 동물들도 청각 능력을 발달시켰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아마도 그 결과 나중에 철써기가 짝짓기에 초음파를 발달시켰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6일치 온라인판에 실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Wing stridulation in a Jurassic katydid (Insecta, Orthoptera) produced low-pitched musical calls to attract females
Jun-Jie Gua,Fernando Montealegre-Zb, Daniel Robertb, Michael S. Engela, Ge-Xia Qiaod, and Dong Ren
"http://www.pnas.org/cgi/doi/10.1073/pnas.1118372109">www.pnas.org/cgi/doi/10.1073/pnas.111837210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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