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오리도 히말라야 넘는다, 6800m 고공비행 밝혀져
쇠재두루미, 줄기러기 이어 오리계 고산 비행 챔피언
산소 절반 이하, 양력 저하 어떻게 극복했나 수수께끼

고산 등반에 최대 장애는 희박한 공기다. 보통 사람이 고산증을 느끼는 해발 4000m에 이르면 공기 속 산소 농도는 해수면의 절반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양력이 줄어들어 새들이라면 날개를 더 자주 펄럭여야 한다.
쇠재두루미와 줄기러기는 히말라야를 거뜬히 넘나든다. 가혹한 고공비행을 하는 새 목록에 황오리가 추가됐다. 비행능력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오리가 어떻게 이런 비행을 하는 걸까.

영국 엑서터대 등 국제 연구진은 티베트고원에서 번식하고 미얀마, 인도 등의 저지대에서 월동하는 황오리가 히말라야를 거쳐 이동할 것으로 추정하고 15마리에 위성추적장치를 붙여 조사했다.
예상대로 황오리는 최고 6800m 고도로 히말라야를 넘어 이동했다. 춥고 힘든 고공비행을 즐기는 건 아니었다. 보통은 높은 봉우리를 피해 5000m 고도로 날았다.

미얀마와 인도의 황오리는 24일에 걸쳐 1418㎞ 떨어진 중국 남부로 이동했는데, 저지대에서는 흩어져 날다 고산을 넘을 때는 좁은 통로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속도는 시속 49㎞였다. 저산소 상태에 새들이 어떻게 생리적으로 적응했는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Parr N. et al, High altitude flights by ruddy shelduck (Tadorna ferruginea) during Trans-Himalayan migrations, Journal of Avian Biology, DOI: 10.1111/jav.01443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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