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샌더스거미’, ‘디카프리오거미’가 진짜 있다고?
미 버몬트대 학생들, 카리브해서 신종 거미 15종 발견
인권·환경 중시하는 유명인사 이름 따 거미 이름 등록

신종을 발견해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은 생물학자의 영예이자 꿈이다. 그 생물종의 학명에 자기 또는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관행은 힘든 발견과정에 대한 보상인 셈이다.
미국 버몬트대 학부생 4명은 연구과제를 위해 지도교수와 함께 카리브 해에서 거미를 조사했다. 이제까지 한 종으로 알려진 스핀타루스(Spintharus) 속 거미의 유전자를 분석해 봤더니 놀랍게도 섬마다 다른 종이 살았다. 한 종이 무려 15종이 됐다.
지도교수 잉기 아그나르손과 학생들은 27일 치 과학저널 ‘린네 학회 동물학 저널’에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당연히 각종마다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했다. 배의 무늬가 미소 짓는 얼굴을 떠올리는 이 작은 거미에 무슨 이름을 붙일까.

사랑하는 가족 이름을 붙인 사람도 있었지만, 모두가 합의한 이름은 지난 대선 민주당 후보이자 현 버몬트 주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였다. 학생으로 연구에 참여한 릴리 사전트는 “우리는 모두 버니를 엄청 존경해요. 희망을 주니까요.”라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그는 “거미의 이름을 버니로 지음으로써 요즘처럼 나라가 힘들고 중요할 때 그의 정치철학을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 클로에 반 패튼은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거미 이름에 넣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지녔던 그에 대한 집착은 이제 버렸지만, 그가 환경문제를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다시 사랑하게 됐다.”며 “그가 우리 연구를 보고 나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학생들이 지은 이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 그리고 영국 ‘비비시’의 전설적인 자연 다큐멘터리 진행자인 데이비드 아텐보로가 들어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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