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다른 데 떨어졌다면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

조홍섭 2017.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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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지점 화석연료와 유기물이 치명타, 13% 확률에 해당
대양이나 대륙 중앙 떨어졌다면 육상공룡은 아직 어슬렁

GettyImages-643698694-1.jpg » 소행성 대충돌로 인한 거대한 화재를 피해 날아오르는 익룡을 묘사한 상상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지구 생태계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는 육상동물의 주역이 아닌 공룡이 잠든 밤중에만 나타나는 작고 하찮은 존재였을 것이다(물론, 공룡은 새로 살아남아 1만종이 번성하고 있어 완전히 멸종한 것은 아니다).
 
6600만년 전 지름 10㎞의 소행성이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슐루브에 떨어졌다. 지름 180㎞의 거대한 분화구를 남긴 폭발과 함께 먼지와 황 에어로졸이 태양을 가렸고, 성층권까지 올라간 검댕과 에어로졸은 2년 동안 지구를 덮었다. 지구표면 온도는 평균 8~10도 떨어졌고 육상과 해양동물의 75% 이상이 멸종했다. 그런데 수많은 소행성 충돌 가운데 이때의 충돌이 유독 큰 재앙을 일으킨 이유는 뭘까.

USGS_Chicxulub-Anomaly.jpg » 칙술루브 분화구의 중력이상 지도. 유카탄 반도의 해안선(흰 선)을 중심으로 동심원 구조가 보인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가이호 구니오 일본 도호쿠대 지구화학자 등은 소행성이 어디 떨어지느냐에 따라 재앙의 규모가 달라진다는 가설을 내놨다. 당시 소행성이 칙슐루브가 아닌 지구 표면의 87%에 해당하는 다른 곳에 떨어졌다면 대멸종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지구 표면 대부분을 태운 대형 산불로 생겨난 검댕이 햇빛을 가린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연구자들은 성층권까지 올라가려면 그 정도의 에너지로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탄화수소와 황이 풍부한, 곧 다량의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매장된 지역이거나 유기물이 두텁게 퇴적된 해안에 소행성이 떨어져 연소할 때 검댕이 성층권에 미친다는 것이다. 3억5000만t의 검댕이 성층권에 올라 햇빛을 가리면 대재앙을 부른다.

map-1.jpg » 소행성 충돌 당시 세계 지도와 칙술루브 분화구 위치(별). 칙술루브 소행성이 충돌했을 때 성층권에 도달할 검댕의 양을 색깔별로 보여준다. 흰색 지역에 소행성이 떨어졌다면 대멸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가이호 외 (2017).

연구자들은 충돌 당시의 퇴적암과 유기물 분포를 바탕으로 모델링을 해 계산한 결과 칙슐루브는 기후 격변을 부를 지구 표면 13%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만일 소행성이 대양 한가운데나 화석연료가 적은 대륙 중앙에 떨어졌다면 육상 공룡이 아직도 어슬렁거리고 있을 것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unio Kaiho & Naga Oshima, Site of asteroid impact changed the history of life on Earth: the low probability of mass extinction, Scientific Reports, 7: 14855, DOI: 10.1038/s41598-017-14199-x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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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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