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진드기 1억년 전에도 깃털공룡 피 빨았다

조홍섭 2017. 12. 13
조회수 5661 추천수 0
호박 화석속 깃털과 함께 발견
진드기 공룡 기생 첫 직접 증거

ti1.jpg » 1억년 전 공룡의 깃털에 들러붙은 채로 발견된 참진드기. 진드기가 공룡을 기생한 첫 직접 증거다. 페냘베르 외(2017),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중생대 백악기에 깃털이 달린 공룡의 피부에 참진드기가 들러붙어 피를 빨고 있었다. 나뭇가지에 앉은 공룡이 가려운 피부를 긁으면서 깃털이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떨어진 깃털 위에 나뭇진이 떨어져 굳었다. 나뭇진은 광물인 호박이 됐고 1억년 뒤 미얀마에서 사람에게 발견됐다.

미국 자연사박물관과 카네기 자연사박물관에 소장 중이던 버마 호박 속에서 연구자들은 흥미로운 현장을 발견했다. 진드기가 깃털공룡의 피를 빤 직·간접 증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엔리케 페냘베르 스페인 지질조사국 지질학자 등 연구자들은 13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논문에서 진드기가 공룡에 기생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ti3_Oscar Sanisidro.jpg » 화석을 바탕으로 복원한 깃털공룡과 진드기. 오른쪽 진드기는 흡혈로 몸이 팽창한 상태를 나타낸다. 그림 오스카 사니시드로 제공
 
연구자들은 9900만년 전의 것으로 측정된 호박 속에서 진드기 3마리를 발견했는데, 한 마리는 참진드기였다. 이 진드기는 깃털공룡의 것으로 밝혀진 깃털에 발이 얽혀 있어 기생의 직접 증거가 됐다. 나머지 두 마리는 깃털과 직접 접촉해 있지는 않지만, 근처에서 잔해가 발견된 딱정벌레와 함께 깃털공룡의 둥지에 서식하면서 공룡의 피를 빨았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지금은 멸종한 새로운 과의 진드기로 분류됐는데 ‘드라큘라 진드기’란 이름을 얻었다. 한 마리는 흡혈로 몸이 정상 때보다 8배 크기로 부푼 상태였다.

ti4.jpg » 나뭇진이 광물로 굳은 버마 호박 속의 진드기와 현생 참진드기(가운데). 페냘베르 외(2017),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이번 발견은 호박 속 모기가 빤 공룡의 피로 공룡을 복원한다는 영화 ‘쥐라기 공원’의 스토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호박 속 기생동물로부터 디엔에이를 추출하려는 시도는 모두 불발로 끝났다. 

페냘베르는 영국 옥스퍼드 대 보도자료에서 “진드기는 악명 높은 흡혈 기생동물로서 사람은 물론 가축, 반려동물, 야생동물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지만 아직 과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았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Enrique Peñalver et al (2017), parasitised feathered dinosaurs as revealed by Cretaceous amber assemblages,Nature Communications 8: 1924 DOI: 10.1038/s41467-017-01550-z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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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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