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깃털 닮은 ‘무지개 공룡’ 중국서 발굴

조홍섭 2018. 01. 17
조회수 10237 추천수 1
벌새와 깃털 색소체 구조 유사
1억6천만년 전 오리 크기 공룡

Zhao Chuang-3.jpg » 중생대 쥐라기 때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던 ‘무지개 공룡’의 상상도. 벌새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보이는 깃털을 지녔다. 자오 촹 제공.

새들이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비결은 깃털에 있다. 깃털의 색소체 구조 덕분에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빛깔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작의 꼬리나 벌새의 머리, 비둘기의 목에서 무지개 빛깔로 반짝이는 깃털을 볼 수 있다. 이런 형광 깃털은 언제부터 진화했을까.

연구자들은 중생대 쥐라기의 수각류 공룡에서 그런 증거를 찾았다. 1억6100만년 전 깃털로 덮인 공룡은 이미 번쩍이는 깃털로 암컷을 유혹했다.

41467_2017_2515_Fig1_HTML-1.jpg » ‘무지개 공룡’ 화석 모습. a와 b는 화석 앞과 뒷면, d는 두개골, d와 d는 화석 그림. 후동규 외(2018),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오리만 한 크기의 이 화석은 중국 동북부 허베이 성의 한 농부가 발견해 2014년 랴오닝 고생물 박물관에 소장됐다. 연구자들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이 공룡의 깃털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연구자의 하나인 차드 엘리아슨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박사과정생(현 필드 박물관 박사)은 “화석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돼 있었고, 깃털의 세부 구조까지 볼 수 있어 흥분됐다”라고 이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멜라닌 색소는 유기물이어서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러나 멜라닌 색소를 생산하는 멜라닌소체는 형태와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멜라닌 색소는 검은색이지만 멜라닌소체의 형태에 따라 외부에서 볼 때 다양한 색깔로 보이게 된다.

이 공룡의 머리, 날개, 꼬리에서 멜라닌소체가 확인됐다. 현생 조류 깃털의 미세구조와 비교한 결과 벌새와 구조가 가장 비슷했다. 연구자들은 이 깃털 공룡이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고, 깃털이 체온 유지와 짝짓기 과시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머리 위에 큰 볏이 난 이 공룡에 ‘큰 볏이 있는 무지개 공룡’이라는 뜻의 카이홍 주지(Caihong juji)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5일 치에 실렸다.

41467_2017_2515_Fig5_HTML-1.jpg »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은 ‘무지개 공룡’ 깃털의 멜라닌 색소체 구조의 모습(a∼d)과 이에 견줄 현생 조류 멜라닌 색소체 모습(e∼h). 후동규 외(2018),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ongyu Hu et al, A bony-crested Jurassic dinosaur with evidence of iridescent plumage highlights complexity in early paravian evolution, 
Nature Communications 9, Article number: 217(2018), doi:10.1038/s41467-017-02515-y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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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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