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깃털 닮은 ‘무지개 공룡’ 중국서 발굴

조홍섭 2018. 01. 17
조회수 5320 추천수 1
벌새와 깃털 색소체 구조 유사
1억6천만년 전 오리 크기 공룡

Zhao Chuang-3.jpg » 중생대 쥐라기 때 중국 동북부에 서식하던 ‘무지개 공룡’의 상상도. 벌새처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보이는 깃털을 지녔다. 자오 촹 제공.

새들이 척추동물 가운데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비결은 깃털에 있다. 깃털의 색소체 구조 덕분에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빛깔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작의 꼬리나 벌새의 머리, 비둘기의 목에서 무지개 빛깔로 반짝이는 깃털을 볼 수 있다. 이런 형광 깃털은 언제부터 진화했을까.

연구자들은 중생대 쥐라기의 수각류 공룡에서 그런 증거를 찾았다. 1억6100만년 전 깃털로 덮인 공룡은 이미 번쩍이는 깃털로 암컷을 유혹했다.

41467_2017_2515_Fig1_HTML-1.jpg » ‘무지개 공룡’ 화석 모습. a와 b는 화석 앞과 뒷면, d는 두개골, d와 d는 화석 그림. 후동규 외(2018),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오리만 한 크기의 이 화석은 중국 동북부 허베이 성의 한 농부가 발견해 2014년 랴오닝 고생물 박물관에 소장됐다. 연구자들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이 공룡의 깃털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연구자의 하나인 차드 엘리아슨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 박사과정생(현 필드 박물관 박사)은 “화석은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돼 있었고, 깃털의 세부 구조까지 볼 수 있어 흥분됐다”라고 이 박물관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멜라닌 색소는 유기물이어서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러나 멜라닌 색소를 생산하는 멜라닌소체는 형태와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멜라닌 색소는 검은색이지만 멜라닌소체의 형태에 따라 외부에서 볼 때 다양한 색깔로 보이게 된다.

이 공룡의 머리, 날개, 꼬리에서 멜라닌소체가 확인됐다. 현생 조류 깃털의 미세구조와 비교한 결과 벌새와 구조가 가장 비슷했다. 연구자들은 이 깃털 공룡이 날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고, 깃털이 체온 유지와 짝짓기 과시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자들은 머리 위에 큰 볏이 난 이 공룡에 ‘큰 볏이 있는 무지개 공룡’이라는 뜻의 카이홍 주지(Caihong juji)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5일 치에 실렸다.

41467_2017_2515_Fig5_HTML-1.jpg »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찍은 ‘무지개 공룡’ 깃털의 멜라닌 색소체 구조의 모습(a∼d)과 이에 견줄 현생 조류 멜라닌 색소체 모습(e∼h). 후동규 외(2018),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제공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ongyu Hu et al, A bony-crested Jurassic dinosaur with evidence of iridescent plumage highlights complexity in early paravian evolution, 
Nature Communications 9, Article number: 217(2018), doi:10.1038/s41467-017-02515-y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지난 16년간 보르네오서 오랑우탄 10만마리 사라져지난 16년간 보르네오서 오랑우탄 10만마리 사라져

    조홍섭 | 2018. 02. 17

    열대림 벌채와 팜유 농장, 사냥 때문 개체수 절반 줄어남은 집단 절반이 100마리 이하, 35년 뒤 또 5만 줄 것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의 하나인 오랑우탄이 1999∼2015년 서식지인 보르네오에서 10만마리 이상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세계 최고 희귀 나비 살린 비버와 사격장 화재세계 최고 희귀 나비 살린 비버와 사격장 화재

    조홍섭 | 2018. 02. 13

    숲 확산 막아 서식지인 여린 습지 조성희귀 나비 돌아오려면 교란까지 복원해야1983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신종 나비가 발견됐다. 1㏊ 면적의 서식지에 100마리가 지구 개체수의 전부였다. 네발나비과의 이 나비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나비의...

  • 잡아먹자니 가루받이 안 되고, 파리지옥의 딜레마잡아먹자니 가루받이 안 되고, 파리지옥의 딜레마

    조홍섭 | 2018. 02. 12

    파리지옥, ‘꽃과 덫 딜레마’ 공간격리로 풀어높은 가지 꽃엔 날아서, 낮은 덫엔 걸어 접근식충식물은 척박한 토양에서 부족한 영양분을 동물을 잡아먹어 보충하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식충식물도 번식하려면 꽃가루받이를 해 줄 동물이 필요하다. 문...

  • 두꺼비 뱃속에서 폭발 일으켜 탈출하는 방귀벌레두꺼비 뱃속에서 폭발 일으켜 탈출하는 방귀벌레

    조홍섭 | 2018. 02. 07

    삼킨 2시간 뒤 토해 살아나기도꽁무니서 화학 결합 자극성 폭발폭탄먼지벌레는 1924년 일본인 곤충학자 오카모토가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길이 1∼2㎝의 작은 곤충이다. 그러나 작다고 얕보다간 큰코다친다. 이 벌레는 세계 최고의 ...

  • 하루 1만2천번 '박치기' 딱따구리도 뇌손상 입는다?하루 1만2천번 '박치기' 딱따구리도 뇌손상 입는다?

    조홍섭 | 2018. 02. 05

    뇌진탕보다 최고 14배 충격 딱따구리의 ‘두드리기’뇌 손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새로운 이론 나와딱따구리는 단단한 나무를 부리로 쪼아 구멍이나 소리를 낸다. 먹이를 잡고 둥지를 지으며 자신의 영역을 널리 알리는 데 꼭 필요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