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코끼리? 소화불량 막는 별식

조홍섭 2018. 0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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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밀림 산불현장서 ‘연기’ 뿜어내는 야생코끼리 발견
재 불어내고 숯 섭취 행동 추정…원숭이도 숯을 해독제로

_100579947_thesmokingelephant.png » 산불이 난 숲 바닥의 재를 코로 집어든 뒤 잎에 넣기 전에 바람을 불어내는 야생 인도코끼리의 모습. 야생동물보전협회(WCS) 인도 지부 제공.

야생동물보전협회(WCS) 인도 지부 직원들은 인도 남서부 나가라홀 국립공원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한 뒤 호랑이와 그 먹이동물을 장기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점검하러 가던 도중 이들은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야생 아시아코끼리가 담배를 피우는 것이었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비나이 쿠마르 부지부장은 “산불을 막기 위해 일부러 소규모 불을 질러 반쯤 탄 축축한 활엽수림을 지나는데 길가에 출현한 암컷 코끼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23일 지부 누리집에 올린 글에 적었다. “코끼리는 코로 재를 한가득 집어 들어 입 가까이 가져간 뒤 훅 분 뒤 나머지를 입에 가져갔다”며 “꼭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본 이 지부의 코끼리 전문가 바룬 고스와미 박사는 “코끼리가 숯을 먹으려는 것 같다”고 누리집에서 밝혔다. 그는 “숯은 영양분이 없지만 독성물질을 흡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데다 배변을 쉽게 하는 완하제 기능을 해 야생동물이 종종 이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성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숯을 섭취하는 콜로부스원숭이의 행동은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에는 인도에서 들여온 인도아몬드와 망고나무가 있는데, 그곳에 사는 붉은콜로부스원숭이는 단백질이 풍부한 이 나무의 잎을 즐겨 먹는다. 문제는 이 잎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페놀이라는 독성물질도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나무가 초식동물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이차 대사산물을 만든 것이다.

Olivier Lejade_1280px-Red_Colobus_7-1.jpg »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의 붉은콜로부스원숭이. 즐겨먹는 나뭇잎의 독성을 없애기 위해 숯을 먹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올리비에 르제이드,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원숭이의 해결책은 바로 숯을 먹는 것이다. 산불이 나거나,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만든 숯가마를 찾아가 숯을 앞다퉈 가져와 먹는다. 숯은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페놀만 흡수해, 이 지역 원숭이는 다른 지역 집단보다 출생률이 높다.

숯을 독성물질 중화에 활용하는 예는 사람에서도 발견된다. 그러나 이번 관찰로 야생 인도코끼리가 숯을 ‘야생 치료’로 이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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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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