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먹고 죽은 고래…뱃속에 쓰레기 29㎏ 있었다

조홍섭 2018. 04. 13
조회수 28616 추천수 1
스페인서 2월 발견 부검 결과 “플라스틱이 사인”
비닐봉지, 로프, 그물이 장관 막아 복막염 유발

plastic whale.jpg » 그린피스 필리핀이 세계 고래의 날을 맞아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설치한 고래 조형물. 경고는 실제가 되고 있다. 그린피스 필리핀 제공

“죽은 고래의 경고를 들으세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무슨 일을 일으키는지 가까이 와서 보세요.”

필리핀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필리핀은 세계 고래의 날인 2월18일 마닐라만 해변에 플라스틱 폐기물로 만든 길이 15m의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단지 경고가 아니라 실제로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폐기물은 고래를 죽인다. 2월27일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서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길이 10m, 무게 6t의 젊은 수컷인 이 고래의 사인을 엘 바예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무르시아 지역당국이 4일 밝혔다.

1.jpg » 스페인 남부 해변에서 2월 발견된 향고래 주검. EspaciosNaturalesMur 트위터 갈무리

이 고래는 주로 오징어를 잡아먹는데, 부검 결과 뱃속에서는 29㎏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왔다. 비닐봉지를 비롯해 로프, 그물 조각 등이 위장과 창자를 가득 막고 있었다. 당국은 고래가 배출하지 못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위장과 창자 내부를 막아 장관 안쪽 벽에 세균과 곰팡이 감염을 불렀고, 결국 복막염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았다.

2.jpg » 젊은 수컷 향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29㎏ 무게의 플라스틱 쓰레기. EspaciosNaturalesMur 트위터 갈무리

지역 자연보호기관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향고래는 놀랍게 말랐고 뱃속에서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보는 것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득 들어있었다.

p1 (1).jpg » 타이의 관광지 피피섬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플라스틱 사용과 폐기가 늘면서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급속히 늘어나, 북태평양에는 조류를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인 거대한 쓰레기 지대가 펼쳐져 있다(▶관련 기사: 태평양 한가운데 거대한 ‘플라스틱 수프’ 있다).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최근의 연구를 보면, 이곳에는 남한 면적의 16배인 160만㎢에 걸쳐 1조8000만 조각으로 이뤄진 플라스틱 쓰레기 8만t 이상이 떠다닌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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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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