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끼어도 못 막는 오존 오염 심각하다
미세먼지만 걱정하다 슬그머니 다가온 복병, 오존
전국 환경기준 달성률 0%, 오존 오염 급속 악화
좋은 오존, 나쁜 오존
주말인 26일 서울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 오존 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주말 외출 나온 사람들은 오존 주의보 발령과 함께 외출을 자제하라는 안내에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형태, 즉 O3의 분자식을 갖는 가스상 물질이다. 오존은 지구 위 두 군데에서 다른 형태로 생성되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성층권에서는 강한 태양광선에 의해 대기 중 산소분자가 산소원자로 분해되고, 이 산소 원자는 다른 산소분자와 결합하여 오존이 된다. 그 결과 높은 오존농도를 보이는 권역에 오존층을 형성한다. 오존층은 유해광선을 차단하여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을 줄여준다. 그러나 대류권 지표면 근처에서는 광화학스모그가 형성되는 광화학 반응과정에서 오존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미국 환경청에서는 오존의 역할과 위해성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은 재치 있는 구호로 설명하였다. “오존 : 높은 곳에 있는 좋은 오존, 우리 옆에 있는 나쁜 오존( Ozone : Good up-high, Bad near-by).” 그런데 높은 곳에 있는 좋은 오존은 줄어들어서 문제이고, 우리 옆에 있는 나쁜 오존은 많아져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높은 성층권의 오존은 구멍이 뚫려서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 옆의 오존은 오존 주의보 상태로 우리를 위협한다.
이제 “오존 주의보가 내렸잖아요. 오존층에 구멍이 뚫려서 정말 걱정이에요”라는 표현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오존 주의보는 오존층 구멍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도시 광화학스모그 위험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대기오염에 대한 걱정이 미세먼지에 집중된 사이 우리 곁의 오존농도 변화는 상당히 우려할 상황을 보인다.
꾸준히 증가하는 오존 오염도
우리 옆의 오존은 광화학스모그 상태에서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오존 생성의 재료가 되는 전구물질은 질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인데 최근 우리의 질산화물은 잘 줄어들지 않으며,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아직 정확한 배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기온이 높아지고 자외선이 세지고 공기 정체가 늘면 전구물질 배출량에 변동이 없어도 광화학스모그가 더 자주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여러 변수로 인하여 대도시 지역에서 오존 오염도 해석과 관리대책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최근 전국 대기오염도의 변화 추세를 살펴보면,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는 많이 감소했고, 미세먼지(PM-10)는 그림1과 같이 2012년까지는 전반적으로 감소하다 2013년 이후 증가와 정체 추세를 보인다. 반면에 오존의 연평균오염도는 그림 2와 같이 28년 동안(1989∼2016년)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그림1> PM-10의 연평균 농도 변화 (1995∼2016)

<그림 2> O3의 연평균 농도 변화 (1989∼2016)
그동안 도시 대기측정소의 잦은 신설·이전 등으로 인하여 측정소의 자료를 모두 이용할 경우와 장기간 유지된 측정소 자료만을 이용하였을 경우의 대기오염물질 변화추이가 달라 대기정책 효과 판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환경부에서는 전국 도시대기측정소 중 52개소를 ‘추이 측정소’로 지정하여 위치변경을 제한하고 장기추세와 정책효과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여 가스상 오염물질의 2000년 이후 변화 추세를 그림3과 같이 좀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 연보 2016, 2017). 이를 보면, 일산화탄소(CO) 농도는 점진적으로 감소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산화질소(NO2)와 이산화황(SO2)은 2000년 이후에는 농도의 증감이 뚜렷하지 않았으나 2014년 이후 조금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오존(O3) 농도는 2001년 이후 최근까지 16년간 연간 0.5 ppb씩 꾸준히 증가했고, 2014년과 2016년에는 0.028 ppm으로 최고농도를 기록했다.

<그림 3> 가스상 물질의 추이 측정소 연도별 변화 (2000∼2016)
오존의 시간당 평균농도가 120ppb를 초과하면 발령하는 전국의 오존 주의보 발령횟수도 2012년 66회로 2011년의 55회보다 증가하였고, 2013년에는 160회로 2012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2014과 2015년에는 129회, 133회 발령되었으나 2016년에는 오존 주의보 발령횟수가 241회로 많이 증가하였다. 특히 2016년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에서의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는 111회로 전국 발령횟수 241회의 46%를 차지하였다.
전국의 오존 주의보 발령 일수도 최근 10여 년간 20∼30일 사이에서 증감을 보이다가 2016년에는 55일(수도권 33일)로 많이 증가했다. 수도권 지역의 최근 20년간 오존 주의보 발령 횟수와 발령 일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그림4와 같이 단기적인 고농도 상황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016년 전국 대기측정소의 대기 환경기준 달성 상황을 보면 오존의 경우 8시간 기준 0.06ppm의 달성률은 0%이다. 즉 전국의 모든 측정소에서 오존 대기 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오존의 고농도 상황도 놀랍지만 이에 대한 무관심은 더욱 놀랍다.

<그림 4> 수도권 지역의 오존 주의보 발령횟수와 일수 변화 (1995-2016)
오존 주의보는 광화학스모그 주의보이다
오존(O3)은 질소산화물(NOX)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며, 이 과정에서 PAN, 폼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아크롤레인 등 유해성이 높은 광화학 옥시던트들이 함께 생성된다. 오존 주의보는 단순히 오존만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다. 오존 주의보는 광화학스모그 상태가 높아졌다는 경고이다.
오존에 반복 노출되면 가슴의 통증, 기침, 메스꺼움, 목 자극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기관지염, 심장질환, 폐기종 및 천식을 악화시키고, 폐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기관지 천식환자나 호흡기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므로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작물과 식물에 직접 영향을 줘 수확량이 감소하는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미세먼지 고농도 상태에서 주의보가 발령되면 시민들이 뿌연 하늘을 보며 위험성을 공감하며 노출을 줄이기 위하여 많은 이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러나 오존의 고농도 상태는 가시거리 감소로 나타나지 않아서 시민들이 미세먼지보다 체감하기 어렵다. 또한 고농도 오존 상태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여도 가스상 물질은 저감 효과가 없으므로 노출 피해가 우려된다.
꾸준히 계속되는 오존농도 증가에도 관심과 원인 규명이 부족하여 겨울철 미세먼지에 더하여 이제는 여름철 광화학스모그 증가가 예상된다. 더구나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기간은 길어지고 여름철 고농도 오존 발생 기간은 일러지고 있어 초여름에는 고농도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동시에 겪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환경과 공해 연구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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