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거부당한 초파리, 알코올 탐닉

조홍섭 2012. 03. 16
조회수 61608 추천수 0

짝짓기 마친 집단은 알코올 무시, 거부 집단은 체중 2배 '벌컥'

뇌 속 화학물질 뉴로펩타이드 감소 보상행동…<사이언스>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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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의 짝짓기. 사진=T. 채프만, <플로스원 바이올로지>.

 

반복적으로 짝짓기를 거부당한 초파리는 알코올을 탐닉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뇌 속의 특정 화학물질이 줄어드는 데 따른 보상행동으로, 이번에 드러난 사회적 경험과 약물 섭취 사이의 메커니즘은 사람의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갤릿 쇼햇-오피르 미국 제닐리아 팜 연구 캠퍼스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연구원 등은 15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이런 연구결과를 밝혔다.
 

연구진은 초파리 수컷을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짝짓기를 마친 암컷을 넣어 한 시간 동안 성적으로 거부당하는 경험을 하루 3번 4일 동안 반복했다. 다른 한 집단은 처녀 파리들과 하루 6시간씩 4일간 짝짓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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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햇-오피르 연구진의 실험 개요. 짝짓기를 거부당한 집단과 거부당하지 않은 집단의 알코올 선호도를 측정했다. 그림=<사이언스>.

 

이후 두 집단에 보통 음식과 알코올이 15% 들어있는 음식을 주고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성적으로 거부당한 수컷의 알코올 선호가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그 이유가 초파리의 뇌 속에 들어있는 뉴로펩타이드 에프(NPF)란 화학물질의 양과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짝짓기를 거부당한 초파리의 뇌에는 이 물질이 낮아지는데, 이를 높여주는 알코올을 섭취해 보상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초파리는 발효한 과일 등에서 알코올을 쉽사리 섭취할 수 있다.
 

성적으로 거부당한 수컷 초파리는 자신의 몸무게의 2배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섭취한 반면, 짝짓기를 마친 파리들은 알코올이 든 음식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한 번도 짝짓기를 해 본 적이 없는 총각파리는 이 양쪽 극단의 중간에 해당하는 행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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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에 몰려든 멕시코 초파리. 발효된 과일에서 알코올을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사진=잭 디킹가, USDA, 위키미디어 커먼스. 

 

뉴로펩타이드란 뉴런이 소통하는 데 쓰는 단백질 비슷한 작은 분자로 보상, 음식 섭취, 기억 등 뇌의 특정 활동을 이끄는 신호를 전달한다. 사람에게는 초파리의 NPF에 해당하는 뉴로펩타이드 와이(NPY)가 있다.
 

뇌는 종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행동, 섹스, 먹이 섭취,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는 보상체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초파리의 NPF가 포유류의 NPY와 기능과 조절방식에서 유사할 뿐 아니라 NPF가 사회적 경험과 약물 보상을 잇는 핵심 전달자임이 밝혀졌다”고 적었다.

  

■ 기사가 인용한 원문 정보
G. Shohat-Ophir, K. R. Kaun, R. Azanchi, U. Heberlein
Science 16 March 2012:
Vol. 335 no. 6074 pp. 1351-1355
DOI: 10.1126/science.1215932
Report: Sexual Deprivation Increases Ethanol Intake in Drosophila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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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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