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침식 막으려면 신곡수중보 당장 철거해야

윤순영 2018. 0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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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보 전면 개방이 안전사고와 둔치 침식 불러

수중보 상류엔 녹조, 하류엔 물골 사라져 '장판'화


크기변환_DSC_1435.jpg » 고양시 신평동에서 김포시 신곡리 백마도에 이어진 신곡수중보의 모습. 뒤로 보이는 붉은 구조물은 백마도와 신곡리 사이에 이어진 가동보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 자리 잡은 신곡수중보는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가 신곡수중보 가동보의 전면 개방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 12일 소방대원 2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보트가 신곡수중보(고정보)에 걸려 표류 중이라는 신곡수중보 근무자의 신고를 받고 소방대원의 구조보트가 경인 아라뱃길 갑문을 통과해 뱃머리를 고양시 쪽으로 돌려 운항하다 신곡수중보의 빠른 물살에 휩쓰려 전복되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크기변환_DSC_6412.jpg » 소방대원이 희생된 사고 보트를 인양하는 모습.


크기변환_2018081301000871300039591[1].jpg » 구조보트가 인양된 모습. 경기소방본부 제공


김포소방서에 따르면 2012년 한강갑문 개항과 2014년 아라뱃길 김포항 요트계류장 개설 이후 한강갑문을 통해 한강으로 나갔다가 좌초되는 선박사고가 2013년 2건, 2014년 4건, 2015년 6건, 2016년 13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한강 선박 좌초사고는 썰물 때 바닥을 드러낸 모래톱에 선박이 걸리면서 발생한다.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 관계자는 "사고 대부분이 신곡수중보에 막혀 상류에서 내려 온 퇴적물이 높게 쌓여 있는 구간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년간 한강의 유사량(물의 흐름에 의하여 운반된 토사의 부유 물질 및 고형물의 총량) 현황을 조사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현행 하천법 제17조는 국토교통부가 한강유역의 물 순환 구조 파악을 위하여 유사량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찰·측정 및 조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국토교통부가 소관 법률인 하천법을 위반한 셈이다.


크기변환_DSC_6413.jpg » 위풍당당한 구조물의 신곡수중보 가동보는 물의 흐름이 한 부분에 집중되어 경계면이 깎이고 하상과 강턱이 깎이는 침식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신곡수중보가 왜 한강을 가로막고 있는지 자체가 의심스럽다. 생명을 빼앗고 생태를 위협하는 신곡수중보는 누구를 위한 보인가? 신곡수중보가 건설된 36년 전으로 되돌아가 본다. '88올림픽’을 앞둔 1982년 9월 대공사를 벌였다. 총사업비 9560억 원을 들인 한강종합개발사업의 하나였다. 서울시가 내세운 신곡수종보 건설의 목적은 취수장의 수심 확보, 유람선 띄우기, 염수 역류 피해 방지, 하천 주변의 지하수위 저하 방지, 바닷물을 막아 농업용수 확보 등이다. 한강의 바닥을 긁어내 저수량을 늘렸고, 퍼낸 모래와 자갈은 강변도로에 얹어 올림픽 도로를 닦았다.


크기변환_DSC_1536.jpg » 백마도와 신곡리 사이의 가동보. 매일 썰물에 맞춰 2회 개방하여 방류한다.


새로 묻힌 하수관은 빗물과 하수를 걸러냈고, 신축 하수처리장은 오폐수를 정화했다. 거무튀튀한 빛으로 죽어가던 한강에 푸른빛이 돌았다. 강 위에 유람선이 뜨고, 보트와 윈드서핑이 물살을 갈랐다. 그러나 한강하류는 물이 마른 임진강 물과 서해 바닷물로 찰랑거렸다. 신곡수중보는 1986년에 준공되었으며 1007m 길이로 고촌읍 신곡리와 고양시 신평동을 잇는다.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 백마섬을 사이에 두고 고양시 쪽으로는 길이 883m, 높이 2.4m의 고정보를, 김포방향 124m에는 폭 20m, 높이 5m의 수문 다섯 개 가동보를 만들었다. 이로써 한강에는 서울 잠실수중보와 함께 한강의 수위를 최소 2.6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담수호가 생겼다.


크기변환_DSC_7477.jpg » 가동보의 빠른 물살 때문에 김포 쪽 제방을 보강했으나 보강석축이 버티지 못하고 유실되고 있다.


현재 신곡수중보는 한강의 물길을 막아섰고, 서해 바다가 밀고 썰며 토사를 실어 나른 강물이 경기도 고양시 신평동에서 송포동 이산포까지 길이 7.6㎞, 폭 600m의 장항습지를 만들어냈다. 습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버드나무 군락지로 변해 육지화하고 있다. 버드나무 군락은 훼손된 한강하류의 상징으로 오래전부터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하루 2번 한강물이 빠지면 육지처럼 보이는 이곳에 4.7㎢ 넓이의 갯벌이 쭉 이어져 마치 강 건너 김포까지 걸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 신곡수중보 개설이후 한강하류의 변화


포맷변환_크기변환_noname.jpg » 고양시에서 바라본 그림1.

포맷변환_크기변환_noname01.jpg » 고양시에서 바라본 그림2.

포맷변환_크기변환_크기변환_.jpg » 김포시에서 바라본 그림3. 김포대교와 일산대교 사이에 형성된 버드나무 군락이 신곡수중보로 인해 육지화하는 한강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정보도 문제지만 김포시 쪽의 가동보 영향도 매우 크다. 고양시는 상대적으로 지형이 높고 그보다 낮은 김포시 쪽은 옛날부터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깊어 뱃길과 포구가 있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둔치 침식이 일어난다. 강물로 인해 절벽처럼 깎인 둔치에 물의 흐름이 한 부분에 집중되어 경계면이 깎이고 하상과 한강턱이 깎이는 침식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크기변환_DSC_1395.jpg » 습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버드나무 군락지로 변해 육지가 되고 있는 장항습지의 모습. 버드나무군락은 훼손된 한강하류의 오래전부터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더구나 한쪽으로 치우친 가동보로 인해 침식이 가속하고 있다. 파주 인터체인지 인근에도 하상과 강턱이 깎이는 침식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국토해양부 산하 서울지방 국토관리청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430억원을 들여 고촌읍 풍곡리에서 하성면 석탄리까지 16.3㎞의 김포 쪽 제방을 보강했으나 빠른 유속에 보강석축이 버티지 못하고 유실되고 있다. 개보수공사는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방치하면 둔치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한강제방까지 터져 홍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기변환_DSC_1395_01.jpg » 김포방향으로 하상을 높여오는 고양시의 갯벌.


한강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신곡수중보 아래 한강하류는 갯벌 하상이 빠르게 높아져 물골이 사라지고 장판을 연상케 한다. 신곡수중보를 경계로 단절된 서울 쪽 한강은 반복적으로 녹조에 뒤덮인다. 담수호라는 증거다. 특히 한강이 염하강, 예성강과 만나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어귀엔 하상이 높아져 물길을 방해하고 생태는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녹조제거 개선 방안으로 실증용역을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이는 그동안의 신곡수중보에 대한 문제점을 아예 모르고 있거나 실태를 외면하고 서울시의 입장만을 고려하는 무책임한 계획이라고 본다. 가동보가 전면 개방될 경우 한강하류에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크기변환_DSC_1358.jpg » 물골이 없어지고 하상은 장판처럼 퇴적층이 쌓인 한강하류(김포시 운양동)의 모습.


신곡수중보 철거는 박원순 시장의 민선 5.6기 공약이었지만 추진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보를 상시 개방하고 보 철거 문제는 전문가 위원회와 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뒤 없애겠다고 대선 후보 공약으로 밝혔다. 그러나 4대강 보와는 달리 신곡수중보의 문제점은 이미 드러나 있는 상태이다. 철거가 선행되어야 한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포맷변환_L1064617.jpg » 김포대교 아래로 흰 물거품이 일고 있는 곳이 신곡수중보다.


신곡수중보 철거로 인해 현재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관로가 있는 행주대교 인근이 염수로 변할 것을 김포시, 고양시, 부천시 등 일부 농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잠실수중보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분단처럼 한강의 물길도 단절의 아픔을 안고 있다. 이제는 신곡수중보를 철거해 정상적인 물줄기를 한강으로 돌려줘야 할 때다.


크기변환_크기변환_크기변환_DSC_3348.jpg » 녹조는 서울시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끈적한 녹조에 갇혀 몸부림치는 황로.


정부와 서울시는 대재앙의 징조를 외면하지 말고 신곡수중보의 철거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신곡수중보의 완전 철거만이 안전사고를 막고 생태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나아가 분단과 아픔의 강인 한강이 평화와 생태의 강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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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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