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외로운 개구리 ‘로미오’, 10년 만에 짝 찾아

조홍섭 2019. 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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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앞둔 볼리비아 운무림 개구리, 발렌타인데이 기부로 ‘줄리엣’ 만나

f1.jpg »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개구리’ 로미오의 짝이 될 세웬카스 개구리 종 암컷인 줄리엣. 로빈 무어, GWC 제공.

지난해 발렌타인데이 때 세계 최대 데이팅 사이트인 ‘매치’에는 이색적인 짝찾기 후보가 올랐다. 이름은 로미오, 세웬카스 개구리 종의 마지막 개체로 동족인 짝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세계에서 볼리비아 운무림의 고지대 개울에만 사는 이 개구리는 10년 전 수컷 한 마리가 포획돼 수족관에서 홀로 멸종을 앞두고 생명을 이어갔다.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개구리’가 짝을 찾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세계 32개 국에서 기부가 이어졌고, 매치도 2만5000달러를 기부해 로미오의 짝 줄리엣을 찾는 탐사가 시작됐다. 탐사에 나선 국제 자연보전단체인 지구 야생생물 보전(GWC)은 16일  “탐사 결과 로미오의 사랑을 찾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f2.jpg » 10년째 볼리비아 자연사박물관 수족관에서 외롭게 지내던 세웬카스 개구리 수컷 로미오. 마티아스 카리아가, 코차밤바 자연사박물관 제공.

탐사대는 볼리비아의 운무림 개울에서 세웬카스 종 개구리 5마리를 채집했는데, 2마리의 암컷 가운데 한 마리는 어린 개체이지만 다른 하나는 줄리엣이 될 만한 성체였다. 탐사대 대장인 테레사 카마초 반다니 코차밤바 자연사박물관 양서류학자는 “진정한 사랑을 믿는 모든 사람들 덕분에 로미오의 짝을 찾는 데 성공했고, 한 쌍 이상을 대상으로 보전을 위한 증식사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최종 목적은 증식한 세웬카스 개구리를 원래의 서식지에 방류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f3.jpg » 세웬카스 개구리의 서식지인 볼리비아 고지대의 운무림. 로빈 무어스, GWC 제공.

과학자들은 채집한 개구리를 원래 서식지와 비슷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는 한편 항아리곰팡이 등 치명적인 병원체에 대한 처치를 했다.

반다니는 “줄리엣이 로미오 만큼이나 벌레를 좋아한다”며 “로미오가 좀 수줍어 하는 성격인 반면 줄리엣은 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f4.jpg » 탐사대장인 반다니가 줄리엣을 들어 보이고 있다. 로빈 무어스, GWC 제공.

세웬카스 개구리는 볼리비아 고지대의 열대 운무림에 있는 작은 개울이나 웅덩이 바닥에 산다.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수질오염, 항아리 곰팡이 확산, 외래종인 송어 유입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을 앞두고 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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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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