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에 ‘표범 나라’ 생겼다

조홍섭 2012. 04. 12
조회수 63314 추천수 1

러시아, 연해주 남부에 최초 표범 국립공원 지정

북한산 33배 넓이에 아무르호랑이 10마리도 서식…한국표범의 마지막 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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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아무르표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하나다. 사진=세계자연보호기금(WWF) 러시아 지부.

 

한국표범의 마지막 서식지인 러시아 연해주 남부에 표범을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국립공원이 설립됐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러시아 지부는 지난 10일 러시아 상페테르스부르그에서 열린 러시아 지리학회 총회에서 이런 사실이 발표됐다고 자체 누리집에서 밝혔다.
 

러시아 정부가 ‘표범 나라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곳은 프리모르스키 주 남서부로, 연해주에서 중국·북한과의 국경지대를 포함하며 면적은 북한산국립공원의 33배인 26만 20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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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범 나라 국립공원의 위치. 중국, 북한과의 국경지대를 포함하고 있다. 자료=세계자연보호기금(WWF) 러시아 지부.

 

이 공원은 표범 50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면적이며 표범의 번식지를 포함하고 있다. 또 아무르호랑이(한국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 10마리도 이곳을 서식지로 삼을 것이며 연해주 생태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잣나무 원시림을 포함하고 있다고 세계자연보호기금은 밝혔다.
 

이고르 체스틴 세계자연보호기금 러시아 지부장은 “지난 20년 동안 아무르표범의 서식지는 절반으로 줄었고 개체수도 30마리만 남을 정도로 희귀해졌다”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이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통일된 보호구역을 설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국립공원은 특수한 허가를 얻어야만 출입할 수 있는 보리소프스코 고원을 포함한 3만㏊의 핵심보호구역(위 지도의 붉은 색)과 중-러 국경인 12만㏊의 특별관리구역(연두색), 그리고 농장과 군사시설 등이 자리 잡은 3만 8000여㏊의 경제개발구역, 생태관광과 휴양 등이 이뤄지는 7만 2000㏊의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국립공원에 연간 130만 달러의 예산과 시설투자비 166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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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고향이었던 아무르표범. 사진=세계자연보호기금(WWF) 러시아 지부.

 

아무르표범은 표범의 극동아시아 아종으로 한반도가 분포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현명 와일드라이프 컨설팅 대표는 한국범보존기금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글에서 “일제 강점기에 한반도에서 1092마리의 표범이 잡혔다”며 한반도는 ‘표범 왕국’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연해주에서 잡힌 표범의 수가 1911~1914년 사이 매년 1~2마리, 1920년대엔 매년 2~3마리에 그치는 데서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해주에 표범이 살아남은 것은 스탈린 시대의 인구 소개 정책과 소련과 중국의 분쟁 때문에 국경이 폐쇄되는 등 이 지역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냉전의 산물이라고 최씨는 설명했다.
 

남한에서는 1970년 경남 함안군 여항산에서 표범이 잡힌 것이 표범 포획에 관한 마지막 기록이다.
 

조홍섭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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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를 역임했으며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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